국내에서 생산되는 녹차가 친환경 유기농 재배로 질이 한층 높아지면서 잇따라 수출길에 오르고 있다. 미국과 일본, 중국은 물론이고 동남아시아로까지 수출 영역을 빠르게 넓히면서 새로운 '녹차 한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8일 경남 하동군에 따르면 최근 지리산 자락의 친환경 야생차밭에서 자란 녹차를 가공한 '하동녹차 티백'이 말레이시아 수출길에 올랐다.
하동군과 하동녹차연구소(소장 이종국)가 말레이시아 대형 유통도매상 KMT와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2일 1차로 720박스(박스당 40티백 12팩), 1만 5,000달러어치를 선적했다.
이날 선적된 하동녹차 티백 제품은 순수 하동녹차와 하동현미 녹차ㆍ하동뽕잎 녹차 등 세 종류로, 말레이시아 내 대형마트인 '이세탄(ISTEN)'과 '주스코(JUSCO)'에 공동 입점돼 현지 소비자들에게 판매된다.
지난 2월에는 하동녹차연구소가 호주와 말레이시아에 대작(大作) 추출물로 만든 500㎖들이 '녹차음료' 각 3만병씩 총 6만병(3만달러어치)를 수출하는 등 친환경 고품질로 무장한 하동의 녹차 수출이 최근들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 수출되는 하동녹차는 국내 최초로 국제유기농과 함께 '할랄(HALAL:성분ㆍ안전ㆍ위생기준 면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친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의 총칭)' 인증을 받아 향후 무슬림 시장에서 '녹차 한류'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농산물 지리적 표시등록 제1호인 보성녹차도 올해로 6년 연속 국제유기인증 정기 심사를 통과하는 등 수출 국가를 넓혀나가고 있다.
전남 보성군은 1,000여 농가에서 녹차를 재배하고 있으며 가공업체 수도 95개 업체에 달한다. 보성차는 345필지 185㏊의 차밭에 대해 매년 6월부터 5개월간 현장심사와 성분에 대한 안전성 분석 결과 전량 미국(USDA), 유럽(EU), 일본(JAS) 등으로 부터 적합 판정을 받고 있다.
보성군 관계자는 "국제유기인증 이후 수출 조건이 좋아지면서 수입의향이 있는 나라에 샘플을 보냈고 그 만큼 바이어 상담이 크게 늘고 있다"며 "현재 유럽과 미국, 일본, 중국 등으로 수출을 하고 있는데 주문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제주녹차도 유럽을 비롯한 미주지역으로 수출을 하면서 큰 호평을 얻고 있다.
제주녹차는 친환경적이고 우수한 청정 제주의 의미를 담아 중국의 황산, 일본의 후지산과 더불어 세계 3대 녹차 생산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제주녹차는 맛과 향 안전성 등에서 소비자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친환경 인증에도 불구하고 수확 전 농약잔류검사, 근적외선 분광분석기를 통해 품질평가를 거친다. 이후에는 가공 공정을 거쳐 다시 우수한 품질만 엄선한 후 향을 첨가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또 찬물로도 잎녹차를 우려 온수로 마시는 것과 같은 맛을 낼 수 있는 '맑은 샘차'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제주산 고급 잎녹차를 이용한 것으로 시원한 생수 2ℓ에 1포를 희석해 2~3회 흔들어 주면 색은 물론 맛과 향이 어우러져 일반 녹차와 비슷하게 재현한 것이 특징으로 세계인들로 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송인관 제주도 농업기술원 연구사는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제주녹차는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비교적 적은 중량으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새로운 수출 상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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