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기금운용본부는 정부와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의 독립성이 미흡하고 운용인력도 적어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더욱이 공공기관(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이어서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물론 기재부·감사원·국회의 감독과 감사를 받는다. 두 달에 한 번꼴로 감사를 받다 보니 새로운 투자처 발굴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기금운용본부장(CIO)에게는 특히 인사·예산권도 없다. 연봉 등에 대한 규제를 많이 받는 공공기관이어서 우수 운용인력을 채용하기 어렵다. 해외·대체투자 전문가는 더욱 그렇다.
그 결과 15년 새 기금 규모가 17배(30조원→500조원)가량 커졌지만 운용인력은 8배(22명→170명)가량 느는 데 그쳐 1인당 운용자산이 2조원을 넘는다. 해외 연기금보다 2~3배가량 많다. 정부와 국민연금공단은 뒤늦게 올해에만 60여명을 충원하고 뉴욕·런던에 이어 싱가포르에도 지점을 열 계획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최근 2년간 저금리 기조와 국내 증시 부진의 영향으로 기금운용 수익률이 4~5%대로 하락했다. 14~18%대로 선전한 스웨덴·캐나다·미국의 주요 공적연금에 비해 크게 부진해 해외·대체투자 확대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안대로 기금운용본부가 공사로 독립하면 인사·조직상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유리해진다. 하지만 기재부가 공공기관 규제의 끈을 놓지 않으면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수익률을 높이는 데 치중하다 보면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점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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