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기기의 확산으로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매일같이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을 통해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초고속으로 생성되고 있다. 때문에 많은 데이터들 가운데 필요한 정보와 불필요한 정보를 분류해 이용할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해졌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이며 코비리더십센터의 공동설립자인 로저 메릴 역시 지식 정보화 시대에는 지혜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정보·지식·지혜를 구별하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최근 '관찰'이라는 단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관찰이란 어떠한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주의해 살피고 이를 통해 새로운 발견 또는 이해를 하게 되는 하나의 프로세스로서 혜안을 길러주는 근원이기도 하다. 관찰 프로세스를 통해 여러 사건과 정보를 보다 빠르고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며 나아가 더 나은 해결책이나 개선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창조성 발현'이라는 혁신의 영역까지 넘볼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창조의 사전적 의미 때문인지 혁신이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변을 관찰하고 작은 개선점을 찾아 편리하게 바꾸는 발견 역시 혁신의 한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음료를 먹기 편리하게 해준 주름이 있는 구부러지는 빨대, 작은 상처를 빠르고 손쉽게 치료하기 위해 테이프에 거즈를 붙여 만든 밴드,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신을 포함한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만들어준 셀카봉 등은 관찰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한 혁신이 일어난 대표적 사례들이다.
관찰 프로세스는 이제 혁신을 통해 재도약하려는 국내 기업들에도 적용돼야 할 것이다. 관찰을 기업 지속성장을 위한 경영방식의 한 수단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성숙기에 도달한 기존 사업의 개선부터 신규사업 기회의 포착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기업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을 제시해줄 것이다. 실제로 오랫동안 지속적인 혁신을 거듭해온 기업들을 살펴보면 관찰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른 회사의 제품을 관찰해 자사 제품의 개선 아이디어를 찾아내거나 자사의 사업방식을 유심히 관찰해 저비용·고효율의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혁신활동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관찰이다. 때문에 기업을 경영하는 최고경영자(CEO)부터 조직원 개개인까지 혁신을 이루기 위한 관찰은 무엇보다 필요한 경영 항목이다.
혁신이라는 최고의 아이디어가 '기존 사고'라는 거대한 철문으로 굳게 닫힌 방에 갇혀 있다고 가정해보자. 많은 사람들이 철문을 부수거나 벽을 허물고 문에 구멍을 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방에 갇혀 있는 혁신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갇혀 있는 혁신을 구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그 무엇도 아닌 철문에 꼭 맞는 열쇠로 문을 여는 것 아닐까. 혁신을 창조하는 관찰이라는 열쇠로 말이다. 관찰이야말로 기존 사고라는 굳게 닫힌 철문을 열어 혁신을 구해내는 최고의 열쇠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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