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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회의장에 野 한궈위…5월 취임 라이칭더 '험로' 불가피
국제국제일반 2024.02.02 06:00:00대만 새 입법원장(국회의장)으로 야당이자 제1당인 국민당 한궈위 입법위원(67·3선)이 당선됐다. 지난달 총통 선거(대선)와 함께 열린 입법위원 선거(총선)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국민당에 밀려 원내 제2당이 된 상황에서, 입법부 수장 자리까지 국민당 손에 넘어가게 된 것이다. 오는 5월 취임을 앞둔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의 국정 운영에 '험로'가 예상된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보도에 따르면 한궈위는 1일 타이베이 입법원에서 치러진 입법원장 선거에서 2차 투표까지 간 결과 재적 105표 중 54표를 얻어 새 입법원장에 선출됐다. 타이베이 출신인 한궈위는 2018∼2020년 대만 제2도시 가오슝시장을 지냈고, 2020년 대선에서 차이잉원 현 총통에 패했던 국민당의 중진이다. 대만 입법원은 모두 113명의 입법위원으로 구성된다. 지난달 총선에서는 국민당이 52석을 얻어 제1당이 됐고, 대선에서 이긴 민진당은 총선에선 61석이던 의석이 51석으로 줄어 제2당으로 밀려났다. 이번 입법원장 선거를 앞두고 일각에선 국민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민진당을 견제하기 위해 민중당을 끌어들여 입법원의 '여소야대' 구도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투표일인 이날엔 국민·민진·민중당이 모두 입법원장 후보를 내며 대선에 이어 또 한 번 '3파전'이 벌어졌다. 국민당에선 한 위원을, 민진당은 현 입법원장인 유시쿤을 후보로 지명했고, 민중당은 커원저 전 총통 후보 캠프 총간사를 지낸 황산산을 내세웠다. 1·2위 후보끼리 경합해 다득표자를 선출하는 2차 투표에서도 한궈위와 유시쿤은 1차 때와 똑같은 54표·51표를 얻었고, 결국 1위 한궈위가 입법원장이 됐다. 이날 투표 결과는 국민당과 민진당 양당이 소속 입법위원을 모두 결집한 가운데 무소속 2명이 국민당의 손을 들어준 셈인데, 2차 투표에서까지 단 3표 차이만 났다는 점에서 8석의 민중당 '캐스팅보트'의 가치가 다시금 명확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라이 당선인은 총통 선거에서도 앞서 두 번 선거에서 모두 50% 이상 득표율을 기록했던 차이잉원 현 총통과 달리 득표율이 40.05%에 그친 바 있다. 반대로 국민당은 총통 선거에서는 패했지만, 의회 다수당에 의회 수장 자리까지 차지하면서 집권 민진당과 '세력 균형'을 이루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
'퇴직연금 적립금 40조' 신한은행, 중·장기수익률도 1등
경제·금융금융정책 2024.02.02 05:42:36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 퇴직연금 적립액 40조 원 돌파에 이어 중·장기수익률 1위를 휩쓸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원리금 비보장 부문 △확정급여(DB)형 5년 수익률(3.65%), 7년 수익률(3.44%), 10년 수익률(2.98%) △개인형퇴직연금(IRP) 3년 수익률(1.03%), 10년 수익률(2.77%) △확정기여(DC)형 7년 수익률(3.50%)에서 각각 1위를 달성했다. 신한은행은 원리금 비보장 수익률 부문 12개 중 6개 부문에서 1위를 달성하고 4개 부문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장기로 운용되는 퇴직연금에서 장기 수익률은 안정적인 자산운용에 대한 척도로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신한은행은 3년 전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오픈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큰 호응을 받았다. 올해는 대상을 확대해 33만여 명 고객의 수익률을 관리할 예정이다. 또한 고객관리센터의 운영 노하우를 전파해 고객과의 접점에서 보다 세밀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연결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비대면 포트폴리오 제안, 수익률 관리 서비스인 연금케어 출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120종 확대 등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
국산 과일 金값이라는데…귤 빈자리 채운 '이 과일'
산업생활 2024.02.02 05:30:00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국산 감귤과 딸기 등의 시세가 급등하자 수입 과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가 오렌지를 비롯한 수입 과일에 관세를 인하한 데다 대형 마트가 할인 행사에 나서자 저렴해진 해당 품목으로 수요가 몰리는 모양새다. 대형마트 오렌지 최대 20배 팔려 할당관세로 저렴해진 수입산 각광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에서 지난달 25~26일을 기점으로 수입산 과일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이 시기 정부가 오렌지·바나나 등 6개 품목에 할당관세를 적용한데 이어 대형마트도 할인 행사를 통해 수입 과일 판매가를 20%가량 낮췄다. 이마트에서 지난 달 26일부터 5일 간 오렌지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배 증가했다. 자몽과 바나나도 각각 55.8%, 11.7% 늘었다. 특히 오렌지의 경우 국산 감귤 가격이 2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대체재로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에서도 전체 수입 과일 매출이 전년 대비 30% 올랐다. 홈플러스는 행사 개시 이후 오렌지가 전년 동기 대비 7배 이상 많이 팔렸다. 정부가 가계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달 19일부터 오렌지·바나나·파인애플·망고·자몽·아보카도 등 6개 품목에 할당관세를 적용하면서 가격 인하 여지가 생겼다. 수입 오렌지 관세율은 50%에서 10%로, 나머지 5개 품목은 0%로 낮아졌다. 9월까지 폭염·폭우 계속된 탓에 감귤 등 국산 과일값 크게 올라 지난해 9월까지 지속된 폭염과 폭우의 영향으로 작황이 전반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국내산 과일 가격은 치솟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전날 겨울 과일인 감귤의 10개당 소매가격은 전년 대비 58% 상승한 3439원 선에서 형성됐다. 또 다른 제철 과일인 딸기 값도 10개당 2370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35% 올랐다. 탄저병이 창궐한 단감의 시세도 작년보다 67% 높은 1만 9890원(10개 기준)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사과·단감·딸기 등의 시세가 먼저 큰 폭으로 상승하자 대체 품목인 감귤에도 수요가 몰리면서 저렴한 노지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다”면서 “지금은 가격이 비싼 하우스산이 시중에 풀려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통상 설 연휴 전까지 과일 수요가 몰리는 점을 고려하면 국산 과일 시세는 당분간 높은 선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업계는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할당관세가 적용된 수입 과일을 충분히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
"새해 쾌조의 스타트"…1월 수출 18% 급증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02.02 05:30:00새해 첫달 수출이 반도체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2022년 5월 이후 20개월 만에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던 대(對) 중국 수출도 20개월 만에 플러스(전년 동기 대비 성장)로 전환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 늘어난 546억 9000만 달러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한 543억 9000만 달러였으며 무역수지는 3억 달러 흑자였다. 무역수지 흑자 기조는 8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우리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2017년 12월(64.9%) 이후 73개월 만에 최대 폭인 56.2% 급증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자동차도 지난해 1월보다 24.8% 늘면서 역대 1월 중 최고의 실적을 냈다. 국가별로는 대중 수출이 16.1% 증가하면서 20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대미 수출은 26.9% 늘어 역대 1월 중 가장 좋았다. 대중과 대미 수출액은 각각 6개월, 5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달 조업일수는 24일로 전년과 비교해 2.5일 많았는데 이를 고려해도 일평균 수출은 5.7% 증가했다. 기저 효과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대중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수출 플러스, 무역수지 흑자, 반도체 수출 플러스 등 수출 회복의 네 가지 퍼즐이 완벽히 맞춰졌다”며 “완연한 회복세가 올해 (7000억 달러의) 역대 최대 수출실적이라는 도전적인 목표 달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는 범부처 정책역량을 결집해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출 증가폭 73개월來 최대…4대 퍼즐 풀었다 -대중 수출 회복·수출 플러스 -무역수지 흑자·반도체 약진 효과 -車수출도 24.8% 증가···19개월째↑ -美반도체협회의 대중수출 압박 -중동 정세불안 등은 악재 꼽혀 1월 수출이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것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출과 대(對) 중국 수출이 양호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은 2017년 12월 이후 73개월 만에 최대 폭인 56.2% 증가했다. 대중 수출은 2022년 5월 이후 20개월 만에 플러스(전년 동기 대비 성장)로 돌아섰다. 반도체와 중국에 힘입어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이 되살아나는 모습이지만 설과 중국 춘절을 앞둔 2월에도 이 같은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지 전문가들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반도체 업계가 동맹국인 한국이 자국 수준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에 나서야 한다면서 견제구를 날리는 데다 홍해 등 해상물류 불안도 좀체 가라앉고 있질 않아 지나친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5대 주력 품목 중 13개에서 수출 증가가 확인됐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주요 메모리기업의 감산에 따른 수급 개선, 글로벌 IT 생산기지국(중국·홍콩 등)에 대한 수출 회복으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게 눈에 띈다. 특히 지난해 1월 60억 100만 달러에 그쳤던 반도체 수출은 1년 만에 56.2%나 늘면서 93억 7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분기 말 효과가 컸던 지난해 12월(110억 2900만 달러)과 견줘 다소 뒷걸음쳤지만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산업부의 분석이다. 세부 품목별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가 90.5%, 비메모리 반도체가 26.9% 증가했다. 조익노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PC 교체, 갤럭시S24 시리즈 등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 IT 전방산업이 반도체 수출을 이끌어가고 있다”면서 “미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의 경우 챗GPT (출시) 이후에 인공지능(AI) 서버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함께 수출을 쌍끌이하고 있는 품목은 자동차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24.8% 늘면서 19개월 연속 증가했다. 미국에서 상업용 친환경차 판매가 확대됐으며 유럽(EU)에서는 친환경차와 더불어 한국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비히클(SUV) 선호가 높아지면서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 상승세와 글로벌 PC 시장 수요증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컴퓨터 수출은 18개월의 마이너스 고리를 끊어내고 플러스(37.2%)로 전환했다. 이 밖에 일반기계(14.5%), 가전(14.2%), 바이오헬스(3.6%)는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주요 9대 시장 중 독립국가연합(CIS)를 제외한 8개 시장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대중 수출이 16.1% 늘어난 107억 달러로 20개월 만에 양전했다는 점이다. 그간 부진했던 대중 수출의 빈자리를 채워온 대미 수출은 1월에도 26.9% 늘어난 102억 달러를 나타냈다. 대중 수출과 대미 수출은 각각 6개월, 5개월 연속 10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달성했다. 역대 1월 중 최대 수출액인 15억 달러를 기록한 인도(5.6%)를 포함, 아세안(5.8%), 일본(10.6%)으로의 수출은 4개월 연속 증가했다. 문제는 이 같은 지표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는 17일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미국의 반도체장비 수출통제가 동맹국보다 복잡하고 포괄적이라 미국 기업들이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미국 정부가 일본·한국·대만·이스라엘 등 동맹국들에 보다 강도 높은 대중 반도체장비 수출통제를 주문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중 반도체장비 수출통제 강화 가능성 우려에 대해 “아예 악영향이 없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레거시(범용) 위주의 우리나라 반도체장비 수출 특성상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홍해발(發) 물류 차질도 돌발 악재다. 이에 대해 조 정책관은 “수출 바우처를 통한 물류비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여러 비상 시나리오 대응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장 명절 연휴 등으로 다음 달 조업일수가 줄어드는 점도 고민거리다. 올 1월은 공장을 가동하는 조업일이 지난해보다 2.5일 많았던 반면에 2월과 3월은 각각 1.5일씩 적기 때문이다. “중견기업 지원 확 늘려야”…이인호의 마지막 당부 -최장수 수출지원 기관장 기록 지난 5년간 한국무역보험공사를 이끌어온 이인호(사진) 전 사장이 중견기업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올해 수출 7000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 전 사장은 지난달 29일 퇴임식을 갖고 무보를 떠났다. 그는 2019년 1월 취임해 3년 임기를 채운 뒤 1년 연임에 성공했다. 공식 임기가 끝난 뒤에도 후임자 인선이 지연되면서 1년 넘게 사장직을 유지했다. 이 전 사장은 최장수 수출지원기관장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이 전 사장은 지난해 말 단행한 마지막 정기 조직 개편에서 중견기업지원전략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지원총괄반장에 신동금 부장을 발탁했다. 내수 중견기업의 수출기업화를 돕기 위한 전담팀을 꾸린 것이다. 중견기업이 중요하다는 이 전 사장의 철학이 담긴 인사다. 무보는 중견기업 지원 실적 목표를 지난해 33조 원에서 올해 35조 원으로 약 6%(2조 원) 상향하기도 했다. 무역보험 한도 최대 1.5배 우대 및 보증료 최대 30% 할인 등을 통해서다. 무보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사장의 마지막 일성은 우리 경제의 허리인 중견기업의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중견기업 지원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적극적으로 도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
경제학자 66% “중대법 유예”…“감세는 지출 조정도 함께해야”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4.02.02 05:30:00경제 전문가 세 명중 두 명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적용을 유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세 기업들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될 경우 부작용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감세정책에 대해 ‘적절하다’고 평가한 전문가들은 전체의 28.6%에 그쳤다. 1일 서울경제가 ‘2024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참석자 등 경제 전문가 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6%(23명)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법 적용을 유예해야 한다고 답했다. 원안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전문가는 11명으로 전체의 31.4%였다. 1명은 답변을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산업 안전 강화의 중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영세 중소기업의 현실을 고려해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기업과 달리 50인 미만 중소 업체들은 정책 대응 역량이 떨어지므로 안전관리체계를 마련할 때까지 시간을 더 줘야 한다는 내용이다. 최인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5인 정도 규모의 자영업자들에게도 적용하는 것은 무리 ”라고 말했다. 김흥기 한남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기업들이 감당할 역량이 안되는 상황에서 시행될 경우 더 큰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대응 미숙과 정치권의 무능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2년 전에 시행이 예견된 상황 아니었느냐”며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 뻔한데 정부의 대처가 미숙했다”고 말했다. 김흥기 한남대 교수도 “정치권이 미리 접점을 찾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중대재해법은 지난달 27일 법에 명시된 유예기간이 종료되면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도 적용되고 있다. 뒤늦게 적용 유예를 위한 논의가 시작됐지만 여야 대치에 결론은 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날 중대재해법 적용을 유예하는 대신 산업안전보건지원청을 설치하는 절충안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이 거부하면서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윤석열 정부의 감세정책에는 설문에 응한 전문가의 28.6%(매우 적절 8.6%, 적절 20.0%)만 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통이다’고 평가한 비율은 28.6%, 부적절하다는 비율은 42.8%였다. 전문가들은 ‘재정건전성 달성’이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감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지출 구조조정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민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은 “감세 자체보다 구조적 적자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감세정책에 맞춰 지출도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감세 정책만 해서는 재정건전성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재정의 또 다른 측면인 지출 영역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혜택 확대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기준 완화 등의 감세정책을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의 57.1%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2.0%에서 2.2% 사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3%보다 높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17.1%였다. 경제 성장률이 2.0%를 밑돌 것이라고 예측한 전문가는 전체의 25.7%였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2024년 경제 성장률을 2.1%로 전망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지난달 31일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하며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2.2%에서 2.3%로 상향조정했다. -
클릭 몇 번에 이자 아끼고 현금지원까지…'대출 갈아타기' 경쟁 활활
경제·금융금융정책 2024.02.02 05:30:00신용 대출과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전세 대출까지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이 가능해지면서 고객 유치를 위한 은행들의 금리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일부 은행은 갈아타기를 한 고객에게 수십 만 원에 이르는 현금까지 준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의 이러한 ‘대환대출 고객 모시기’ 경쟁이 신규 대출 금리까지 끌어내리면서 가뜩이나 증가세에 있는 가계 대출 규모를 더욱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18개 은행과 3개 보험사 등 총 21개의 금융회사에서 받은 기존 전세대출을 14개 은행의 신규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핀다 등 대출 비교 플랫폼과 14개 은행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환이 가능하다. 은행들은 ‘고객 모시기'에 한창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연 최저금리는 각각 3.39%, 3.433%로, 최저 수준 금리를 무기로 삼아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두 은행은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고 있으며 카카오뱅크의 경우 갈아타기 고객에게 최대 0.2%포인트 금리우대 혜택까지 제공한다. 주요 은행들의 ‘금리 인하' 움직임도 시작됐다. 국민은행은 기존 연 4.23~5.72%였던 신잔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변동금리형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갈아타기 첫날에 연 3.82~5.22%로 0.5%포인트나 내렸다. 갈아타기용 전세대출(주택금융공사 보증) 금리를 별도로 책정한 신한은행 역시 당초 연 4.09%였던 연 3.84%로 인하했다. 나머지 은행들도 최저 연 3% 후반대의 금리를 제공 중이다. 특히 주요 은행은 각종 이벤트와 혜택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KB로 전세대출 갈아타시면 새해 복(福)비 드립니다’ 이벤트를 내건 국민은행은 이달 29일까지 KB스타뱅킹 대출이동서비스에서 전세대출 한도·금리를 조회하고 4월 3일까지 전세대출 갈아타기를 완료한 고객 전원에게 최대 30만원을 지급한다. 신한은행 역시 오는 3월 29일까지 다른 금융기관 전세대출을 신한은행 전세대출로 대환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500명에게 10만 마이신한포인트를 지원한다. 주담대·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불러온 ‘금리 인하’가 가계 대출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은행들이 대환을 위한 상품 뿐 아니라 신규 대출 금리까지 끌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 대출 잔액은 695조 3143억 원으로 9개월 연속 증가했다. 전달 대비로는 2조 9049억 원 늘었으며 지난해 12월(2조 238억 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가계 대출은 9개월 연속 증가 가계 대출 상승을 견인한 주담대는 전달(529조8922억원) 대비 무려 4조4329억원이 늘어난 534조3251억원을 기록했다. -
'주식 저가 매각' 혐의 허영인 회장, 오늘 1심 재판
사회사회일반 2024.02.02 05:30:00법원이 계열사 밀다원 주식을 저가에 양도한 혐의로 기소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1심 결과를 2일 선고한다. 최근 SPC그룹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행정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하면서 통행세 거래 및 밀다원 주식 양도 등의 부당 행위가 인정되지 않으면서 허 회장의 재판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4형사부는 이날 오전 10시 허 회장과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등 3명을 대상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와 관련해 1심 선고를 내린다. 이들은 회장 일가에게 부과될 증여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밀다원 주식을 저가에 양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2년 1월 법 개정에 따라 신설된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로 인해 매년 8억 원의 세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자 적정가 산정 없이 그대로 주가 매도를 한 것이다.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는 지배 주주가 특수 관계법인과의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을 경우 증여로 판단해 과세하는 제도다. 당시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한 밀다원 주식을 적정가액인 1595원을 크게 밑도는 255원에 삼립에 넘겼다. 해당 거래로 파리크라상과 샤니는 각각 121억 6000만 원, 58억 1000만 원의 손해를 입은 반면, 삼립은 179억 7000만 원의 이득을 봤다. 검찰은 주식 저가 매도 과정에서 채권자나 주주 등 다수 이해관계자가 피해를 봤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올해 1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 심리로 열린 허 회장의 결심공판에서 허 회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조상호 전 SPC 총괄사장, 황재복 대표이사에게는 각각 3년을 구형했다. 최근 SPC그룹이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하면서 허 회장의 배임 관련 선고 역시 귀추가 주목된다. 재판부가 SPC그룹의 계열사 간 부당 거래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1월 31일 서울고등법원은 SPC삼립(005610) 등 총 5개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647억 원의 과징금 및 파리크라상·샤니에 내렸던 밀다원 주식 매각 금지 명령 등을 취소했다. -
“소득세 누진성 높아질수록 R&D·생산성 증가율 준다”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02.02 05:30:00소득세 누진도가 높아질수록 연구개발(R&D) 투자와 생산성 증가율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득세 누진도가 높아지면 가계의 자산 축적과 자본량이 줄고, 이는 중간재 기업의 이윤 감소로 이어져 R&D 기업이 연구개발 노력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누진도 상승 추세를 고려할 때 추가적인 누진도 상승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1일 한국재정학회에 따르면 전영준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2024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분과회의 발표에서 이 같은 내용의 소득세 적정 누진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소득세 누진도는 소득 구간별로 소득세율을 결정하는 비율로, 소득이 높을수록 세율도 높아진다. 돈을 잘 버는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내고, 돈을 적게 버는 취약계층은 세금을 적게 내는 만큼 일각에서는 누진도가 높을수록 소득 재분배 효과가 높아진다고 주장하지만, 전 교수는 누진도가 적정선을 넘어가면 사회의 성장을 지체하고 미래세대의 후생 비용을 늘리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R&D를 통해 개발된 기술의 판매 가격은 중간재 기업이 얻을 이윤의 현재 가치와 동일한데, 누진도 상승으로 인해 자본집약도가 떨어지면 중간재 기업의 이윤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R&D 투자 및 생산성 증가율이 낮아진단 것이다. 이는 곧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직결된다. 자본집약도는 노동자 1명에게 갖춰진 자본량으로, 누진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면 자산 축적 축소 폭보다 노동 공급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자본집약도가 떨어진다. 정 교수는 “누진도 상승에 따른 성장의 지체가 미래 세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누진도를 상향 조정해 현 세대의 후생을 소폭 증진하기 위해선 먼 미래에 출생할 세대의 대규모 후생 비용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누진도의 상승 추세를 고려하면 추가적인 누진도 상승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지난 10여 년간의 누진도 상승 추세가 굳어질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
금투세 놓고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다 보니 어느새 700억 증발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4.02.02 05:30:00정부가 지난 3년 동안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를 놓고 도입과 폐지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7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허공에 흩뿌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결과와 정쟁 이슈로 뒤덮여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에 불필요한 세금과 민간 비용만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서울경제신문이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10개 증권사가 2020년 말 금투세 도입이 담긴 소득세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후 지난 3년 간 투입한 외부 컨설팅비와 전산구축비, 인건비 등 총 계약비용이 45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도 새로운 세금 체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230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스템 개발과 유지보수 비용이다. 도입되기도 전에 없어질 제도 때문에 세금과 민간 비용 680억 원이 사라졌다. 금투세란 주식이나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 투자로 인한 수익이 5000만 원을 넘으면 소득세를 내는 제도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기조에 따라 지난 정부에서 추진해 2023년부터 시행 예정이었다. 금투세 도입 논의는 이전부터도 계속돼왔지만, 2019년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여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금융투자협회를 방문한 후 급물살을 탔다. 당시부터 증권사들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전산시스템 등을 구축했다. 금투세는 금융회사가 반기별로 원천징수하거나 투자자가 예정신고를 하고 다음 연도 5월에 확정신고를 해야 한다. 만약 투자자가 특정 금융사에 기본공제 신청을 하면 해당 금융사가 다른 금융사 정보를 취합해 손익정산 및 원천진수를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세제 관련된 전산 구축이라 매우 정교한 작업이 필요해 비용을 많이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22년 현 정부 들어 금투세 도입시 ‘큰 손’들의 이탈로 증시 전반에 타격을 있을 것이란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에 2025년으로 한 차례 유예됐고 올해 1월 2일 아예 폐지 방침을 공식화했다. 올해 초 윤 대통령은 증시개장식에 참석해 “구태의연한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 국민과 투자자, 우리 증시의 장기적 상생을 위한 것”이라는 이유로 금투세 폐지를 제안했다. 지난달 31일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소득세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은 의원입법안으로 발의돼 내달 임시국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금투세 폐지 정책에 증권 업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무엇보다 수년간 TF에 투입된 인력 허탈함이 크다. 정부 정책이 손바닥 뒤집히듯 오락가락하다 보니 현재 진행 중인 전산 구축 작업도 얼마나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입해야 할 지 고민이다. 한 증권사 고위 임원은 “금투세 추진과 폐지 모두 선거 득실만 계산해 나온 정쟁의 결과일 뿐”이라며 “최근 공매도 일시 금지 후 관련 전산 시스템을 포함 다양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개발 중인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발하지 않기도, 인적 자원을 모두 몰아 주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
[해외 칼럼]트럼프의 ‘우왕좌왕 정치 지향’
오피니언사외칼럼 2024.02.02 05:30:00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중도 하차 결정을 내리기 며칠 전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배정된 4명의 대의원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단 한 명의 대의원이 아쉬울 만큼 뉴햄프셔 예비선거의 판세가 초접전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오와 코커스를 휩쓴 ‘트럼프 회오리’의 예상 경로에서 살짝 벗어난 곳이 뉴햄프셔주에서는 버진아일랜드 단 한 곳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공화당을 쥐고 흔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맞수가 될 만한 당내 도전자로 꼽혔다. 그러나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이유로 인해 그는 날갯짓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추락했다. 조 바이든, 트럼프,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와 빌 클린턴 등 5명의 전·현직 대통령은 얼굴을 맞대고 담소를 나누고 싶게 만드는 카리스마와 매력, 서민적인 친근함을 두루 갖췄다. 반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선뜻 다가서기 어려울 만큼 말과 행동거지가 딱딱하고 부자연스럽다. 실제로 그는 유권자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눠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종종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는 우리에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이념으로 충전된 트럼프 시대에도 변하지 않은 것들이 더러 있다. 대통령제에서는 인성이 중요하다는 점이 그중 하나다. 능력은 이론적으로는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다. 트럼프는 유능한 척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흥미롭고 거침이 없으며 별나게 재미있다. 하지만 그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역설적인 정치적 지향성이다. 지향성은 뚜렷한 방향을 일관되게 가리키는 성질을 뜻하지만 그에게는 그런 정치적 일관성이 전혀 없다. 수시로 방향을 바꾸니 도대체 어디로 가자는 것인지 갈피조차 잡기 어렵다. 그래서 역설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트럼피즘은 독단적이지 않으면서 극단적이다. 이리저리 부산하게 움직이는 트럼피즘의 이념적 민첩성은 때로는 중용으로 잘못 이해되기도 한다. 작가인 매슈 이글레시아스는 이를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기 위해 ‘불안정한 중용’이라는 기억할 만한 용어를 사용했다. 공화당 유권자들의 60%가 지금껏 주장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도둑질’ 이후 트럼프화한 공화당은 민주당과 협력해 역사적인 1조 2000억 달러 규모의 기반시설구축법과 국내 반도체 제조 및 연구 지원을 위한 28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지원법을 제정했다. 공화당이 여전히 불안정한 정당인 것은 확실하지만 제 기능을 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문화 전쟁 이슈만 해도 그렇다. 트럼프의 이념적 강도는 그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을 보인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전임 행정부 시절의 대표적 이슈로 자리매김한 ‘사회적 각성(wokeness)’에 공세를 강화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워크(woke)’라는 단어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조롱 섞인 반응을 보였다. “다들 이 말을 입에 걸고 다니는데 너무 자주 듣다 보니 싫증이 났다. 그건 그냥 그들이 주절대는 용어에 불과하다. 이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절반은 ‘워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정의를 내리지 못한다. 한마디로 뜻조차 모르면서 쓰는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고 나서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그는 다시 이 단어를 입에 올렸다. 물론 그 뜻을 정의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 이건 그의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다. 우리가 지지하는 정책보다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뜬구름 잡는 논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미국의 정치판에서 자신의 부정직성과 국가보다 자신을 앞세운다는 사실을 미안한 기색조차 없이 당당하게 드러내는 ‘트럼프의 트럼프다운 정직성’이 수천만 유권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이것은 그를 대단히 위험스럽게 만드는 독특한 특성이기도 하다. 그는 이념에 이끌리지 않기 때문에 이념의 제한도 받지 않는다. 그는 그 어떤 아이디어도 신봉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아이디어와 자신의 위대함만을 믿을 뿐이다. 이처럼 뒤틀린 진정성과 대의명분이나 비전에 대한 무관심은 일종의 슈퍼파워가 된다. 그리고 여기에 희망이 있다. 좋건 싫건 그는 일생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정치적 재능인이다. 적어도 예견 가능한 미래에 몇 가지 요인이 합쳐지면서 그에 견줄 만한 정치인을 만들어내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건 최소한 대단히 다행스러운 일이다. -
오늘은 '간암의 날' 의미 알고보니 “2가지 검사 매년 2번씩”[헬시타임]
사회사회일반 2024.02.02 05:30:00매년 2월 2일은 대한간암학회가 제정한 ‘간암의 날’이다. 간암 위험요인이 있다면 조기 예방을 위해 간 초음파와 혈청 알파태아단백 검사 2가지를 매년 2회씩 받자는 의미가 담겼다. 간은 바이러스, 술, 약물 등의 원인으로 전체의 70~80%가 손상돼도 별다른 위험신호를 보내지 않아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간암 발병자 수 대비 사망자 수가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서 2021년 27만 7523명이 새롭게 암 진단을 받았다. 그 중 간암 신규 환자는 1만 5131명(5.5%)으로 갑상선암·대장암·폐암 등에 이어 7번째로 많았다. 반면 간암의 최근 5년(2017~2021) 상대 생존율은 39.3%로, 전체 암 상대 생존율 72.1%에 크게 못 미쳤다. 암 사망률을 따져봐도 췌장암(15.9%)·담낭 및 기타 담도암(28.9%)·폐암(38.5%)에 이어 4번째로, 발병률에 비해 사망 위험이 높다. 부지원 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은 “간 자체에는 신경세포가 매우 적어 염증이나 간암 등이 발생해도 초기에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암세포가 커지면서 간을 둘러싼 피부와 점막을 침범한 후에야 비로소 증상을 느끼게 된다”며 “간암의 낮은 생존율은 위협적이지만 B·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간경변증 등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만큼 관리만 잘한다면 예방과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간암의 날’을 맞아 전문의의 도움말로 간암 고위험군과 예방 전략에 대해 살펴보자. ◇ 간암 고위험군은 누구? 간경변증 등 선행 질환 가진 이들에게 주로 발생 간은 신체의 대사과정에 관여하는 장기로 매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인체 각 조직에서는 필요한 영양소의 형태로 적절히 변화시켜 이용하고 남은 노폐물은 간으로 옮겨져 처리하는 대사기능이 주로 간에서 이뤄진다. 그런데 간에 악성종양이 생겨도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후 윗배에 통증이 있거나 덩어리가 만져지고 황달이나 심한 피로감, 배에 복수가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간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암은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예후가 좋지 못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암으로 발전하기 전 생기는 선행 질환이 비교적 명확하다는 점이다. 즉 선행질환 단계에서 치료만 잘하면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 대한 간암학회가 발간한 ‘2022년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간암의 주된 원인은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 순이었다. 이 외 지방간이나 자가면역성 간염도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만성 간염과 과도한 음주 등으로 정상적인 간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은 간암 발생에 큰 영향을 주는 대표적 선행 질환이다. 간암 환자의 약 80%에서 간경변증이 나타나고 이후 간암 발생률이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해당 질환을 앓고 있는 고위험군이라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간암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암은 간 수치 혈액 검사와 간암 종양 지표(AFP), 초음파 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등으로 진단한다. 간염이나 간경변증이 있는 고위험군이라면 간암 종양 지표 등의 수치가 정상으로 유지되는지, 새로운 병변은 없는지 등을 정기적으로 체크해야 할 이유다. 간은 기능이 절반이상 떨어질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만약 △충분한 시간 수면을 취하는 데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거나 △극심한 피로나 권태감이 느껴지는 경우 △오른쪽 윗배가 답답하거나 불쾌감이 있는 경우 △갑자기 술이 약해지고 깨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 간 건강을 체크해 봐야 한다. ◇B·C형 간염 예방 중요…과도한 음주 자제해야 간암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B·C형 간염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국내 간암 환자의 약 75% 정도는 B형 간염바이러스, 10% 가까이가 C형 간염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형 간염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단 접종 이후 체내에 항체가 형성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C형 간염은 백신이 없기 때문에 혈액이나 분비물을 통한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손톱깎이, 면도기, 칫솔, 주사기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거나 소독하지 않은 침이나 뜸, 문신 등으로도 감염이 될 수 있다. 알코올성 간경변증 예방을 위해 술을 절제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알코올성 간질환이 발생했다면 간경변증으로 이환될 확률이 높으므로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최근에는 과체중과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도 간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만큼, 적절한 신체활동과 식단 조절을 통해 대사증후군 예방에 힘쓰는 것이 좋다. 부 과장은 “만 40세 이상이면서 B형C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이거나 연령에 상관없이 간경변증을 진단 받았다면 6개월 단위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간암은 수술을 해도 2년 재발률이 40% 이상으로 높은 만큼 간암 치료 후에도 방심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CT나 MRI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영상]이번엔 의자 자랑한 정용진 부회장…기업 오너의 '소통'
산업생활 2024.02.02 05:20:00정용진(55)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올린 고가의 의자 인증글이 연일 화제입니다. 정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구입했다는 의자 사진 몇 장을 게재했습니다. 의자는 다양한 동물들이 한가득 장식돼 있는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끕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SNS에 “형 의자 샀다. 의외로 편해. 기자 친구들 얼마인지 맞혀봐”라며 글을 올렸습니다. 사진 속 의자는 전세계에 30개 한정으로만 제작된 것으로 가격은 1만4900유로(약 2143만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의자에 대해서는 “징그럽다” “인형 수집한 줄 알았네. 의자였군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신발 거꾸로 신으신 줄 알았어요” “신발에 눈이 가는 건 저만 그런걸까요?” “신발 너무 예뻐요”라며 그가 착용한 루이비통 스니커즈에 관심을 더욱 보이기도 했습니다. 정 부회장은 기존에도 SNS를 소통의 창구로 적극 활용해왔는데요. 자신의 일상을 드러내고 젊은 세대와 소통한다는 점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기업 오너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이는 정용진 부회장 뿐 아니라 요즘 그룹 총수들의 큰 특징입니다. 실제로 두산그룹 장남 박서원 전 부사장은 SNS에 자신을 ‘예술가’로 소개하며 ‘생각하는 미친놈’이라는 책을 펴냈고요. 대림산업 회장의 동생 이해창 캠텍 대표의 장녀 이주영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자신의 유학 생활과 패션 등을 공유하고 대중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기업 오너들의 sns 소통은 창업자나 아버지들과의 소통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 -
[오늘의 날씨] 곳곳에 눈…미세먼지는 '나쁨'
사회사회일반 2024.02.02 05:00:00금요일인 2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오후부터 가끔 구름이 많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3도∼영상 4도, 낮 최고기온은 3∼10도일 전망이다. 눈 소식도 예보됐다. 아침까지 강원 동해안·산지와 경북 북부 동해안·북동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 1일 밤부터 2일 아침 사이 수도권과 강원 내륙, 충북, 대구·경북 중남부 내륙, 경남 북서 내륙에는 0.1㎝ 눈발이 날린다. 2일까지 이틀간 예상 적설량은 강원 동해안·산지·경북 북부 동해안·북동 산지 3∼8㎝(많은 곳 10㎝ 이상), 경북 남부 동해안 1∼3㎝, 울산·경남 동부 내륙·경북 북부·남서 내륙 1㎝ 안팎, 제주도 산지 1∼5㎝다.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짧기 때문에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같은 기간 예상 강수량은 강원 동해안·산지·경북 북부 동해안·북동 산지 5∼10㎜, 경북 남부 동해안, 부산·울산·경남·전남 남해안 5㎜ 미만, 경북 북부·남서 내륙 1㎜ 안팎, 제주도 5∼40㎜다. 곳곳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다. 서울·인천·경기 남부·세종·충남·광주·전북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좋음'∼'보통' 수준으로 예상된다. 다만 경기 북부·대전·충북·전남·제주권은 오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3.5m, 서해 앞바다에서 0.5∼2.0m, 남해 앞바다에서 0.5∼3.0m로 인다. 안쪽 먼바다(해안선에서 약 200㎞ 내의 먼바다)의 파고는 동해 1.0∼4.0m, 서해 0.5∼4.0m, 남해 1.5∼4.0m로 예측된다. -
'음주 난동' 前 구청장 벌금 선고에 검찰 "엄중한 처벌 필요"
사회사회일반 2024.02.02 04:00:00술에 취해 택시에서 난동을 부리고 경찰관 2명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겸수 전 서울 강북구청장이 1심에서 벌금 700만 원을 선고 받자 검찰이 항소했다. 서울북부지검은 1일 박 전 구청장 사건에 대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오랜 기간 주요 공직에 있었던 신분을 드러내며 일반 국민과 공권력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발언을 하고 피해 경찰관들까지 폭행했다”며 “그럼에도 잘못을 온전히 반성하고 있지 않고, 공권력 경시 풍조를 근절하기 위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징역 1년을 구형했지만 선고 결과가 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26일 1심 재판부는 박 전 구청장의 업무방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인정했다. 피고인의 자백과 범행 당시 음주 때문에 판단력이 저하된 점 등을 고려해 그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구청장은 지난해 1월 12일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귀가한 뒤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느냐”, “내가 전 강북구청장이다”라며 요금을 내지 않고 20분 동안 소란을 피웠다. 이후 그는 인계된 파출소에서도 소장을 부르라고 요구하고, 경찰관 2명을 여러 번 손으로 밀쳐 폭행했다. -
노래방서 전자담배 '뻑뻑' 피워댄 여학생…CCTV 살펴본 뒤 드러난 '정체'
사회사회일반 2024.02.02 03:00:00몇 주 전 무인 노래방에서 담배를 피우고 소파에 문질러 구멍을 내 업주에게 피해를 입힌 여학생이 같은 노래방에서 또다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달 30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같은 날 경기 일산의 한 무인 노래방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방송에 공개된 영상에는 한 여학생이 노래방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면서 바닥에 침을 뱉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제보한 업주는 다른 손님에게서 '담배 냄새가 난다'는 말을 듣고 CCTV를 확인했는데, 담배를 피운 여학생이 앞서 지난달 7일 혼자 노래방에서 연초를 피우고 담배로 소파에 구멍을 냈던 여학생과 같은 사람인 걸 알게 됐다. 이번에는 여학생의 친구가 비용을 결제했는데 회원가입 정보가 있어 확인해 보니 계정에 등록돼 있는 나이는 ‘촉법소년’에 해당되는 12세였다. 업주는 경찰 신고를 하며 회원 정보를 넘겼으나, 경찰의 연락을 받은 사람은 '나 CCTV에 나온 그 사람 아니다. 코인노래방에 간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촉법소년에 대해서는 경찰도 손쓸 방법이 없어, 해당 계정주와 CCTV 속 여학생의 친구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요즘에는 촉법소년 제도를 아는 청소년들에게 전화를 하면 겁도 안 먹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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