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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파운드리·기술·인재 갖춰…AI 반도체 톱기업 나올 것"[테크언커버드]
산업 IT 2025.08.20 17:35:46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인공지능(AI) 분야 투자 열풍이 거세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AI 분야 투자 금액은 약 1조 원으로 전년 대비 75% 이상 증가했다. 벤처캐피털(VC)들의 투자 확대에 나서는 것은 AI가 차세대 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산업 구조 전반을 재편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에서다. 특히 AI 반도체 등 인프라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 열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또 의료·제조 등 전통 산업에 AI 기술을 접목한 버티컬 AI 서비스 역시 차세대 유망 투자처로 부상하며 VC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9일 서울시 강남구 스틱벤처스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이현석 스틱벤처스 상무는 "AI는 그동안 거쳐온 PC, 인터넷, 모바일 혁명보다 더욱 큰 파급력을 가져올 기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나라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돕는다는 사명감을 갖고 잠재력 있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이현석 상무를 포함해 AI 분야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조진환 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 이사, 김희진 한국투자파트너스 수석팀장, 최동언 베이스벤처스 수석팀장이 함께했다. 이들은 공학도 출신으로 삼성전자 무선 및 반도체사업부, 쿠팡 투자개발실 등 대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VC 업계에 발을 들였다. “삼성·SK·세미파이브 보유국"…NPU는 글로벌 최고 수준 먼저 심사역들은 국내 AI 분야에서 가장 유망한 산업으로 AI 반도체 등 관련 인프라를 꼽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운영과 거대언어모델(LLM) 추론을 돕는 신경망처리장치(NPU) 분야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분야 국내 대표 기업으로는 퓨리오사AI, 리벨리온, 하이퍼엑셀 등이 있다. 김희진 수석은 "우리나라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에서 손꼽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과 해당 반도체 설계를 돕는 세미파이브 같은 기업들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의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면서 "실제로 리벨리온, 퓨리오사AI 같은 기업들이 세미파이브, 삼성전자 등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양질의 AI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사역들은 국내 반도체 분야의 풍부한 인력 자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조진환 이사는 “현재도 우리나라 NPU 기업들의 기술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며 "이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이 발전해 있는 덕분에 젊고 똑똑한 인재들이 해당 분야에서 일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NPU뿐 아니라 메모리 분야 AI 반도체에서도 강점이 있다고 봤다. 국내 대표적인 메모리 분야 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는 '엑시나'가 있다. 이 상무는 "앞으로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이동에 대한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체적으로 직접 데이터를 처리해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소해 주는 기술이 주목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기술력 외에 이를 지원해줄 소프트웨어(SW) 역량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동언 수석은 "AI 반도체의 품질과 더불어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SW 역량이 중요하다"면서 "하드웨어적 차별성만으로는 이미 형성된 SW 생태계를 넘어서 고객에게 선택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메타나 구글 같은 빅테크들은 적극적으로 AI 반도체 역량 내재화를 시도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빅테크보다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데이터센터나 AI 기업들에 제품을 공급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는 SW적인 지원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 AI 잠재력 높아…차별화된 데이터 확보가 관건 심사역들은 AI 서비스 영역의 경우 의료 분야가 가장 큰 혁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심사역들은 의료 분야에서 이러한 AI 혁신을 지속하는 곳으로 '메디컬AI'와 '루닛(328130)' 등을 소개했다. 최 수석은 "우리나라가 의료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양질의 인프라와 더불어 해외와 비교해 낮은 임상 시험 비용을 들 수 있다"면서 "특히 메디컬AI와 같이 기존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특정 데이터에 AI를 적용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스타트업들이 각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들어 의료 데이터의 가치가 계속해서 올라가면서, 스타트업들이 데이터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며 “차별화된 의료 데이터를 다수 확보하고 있고, AI를 통한 혁신을 시도하는 스타트업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바로 투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 이사 역시 의료 분야의 AI 혁신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대형 병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면서 "그만큼 양질의 연구진과 의료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여기에 AI 기술이 더해진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손에 꼽는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외 경쟁자 없어…"삶을 바꾸는 AI에 투자할 것" 심사역들은 국내 AI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와 해외 시장 진출 전략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바라보는 시장에 맞는 사업 전략을 설정하고 고객과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인지 국내에서 먼저 승부를 볼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전략 설정이 있어야 투자자 설득이 가능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만한 제품과 서비스가 있다면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유의미한 매출을 내면서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국내 AI 스타트업이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회사가 가진 기술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시장 밸류체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시했다. 그는 "회사가 가진 제품 경쟁력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매월, 분기마다 점검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결국은 고객과 시장에서 해답을 찾아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이사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우리나라가 넘어서지 못할 국가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AI 투자 만큼은 수익성보다는 잠재력에 방점을 두고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두뇌·눈·손·발…국내 로봇 강자들 'K휴머노이드' 퍼즐 맞춘다[테크언커버드]
산업 IT 2025.07.02 17:32:19로봇 산업을 둘러싼 국가 및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협력과 경쟁을 거듭하며 완성형 K휴머노이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개발하는 기업이 하드웨어 개발 기업과 손잡는가 하면, 로봇 센서와 핸드(그리퍼) 개발 기업들은 품질과 단가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탄탄한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고 해당 산업을 선도할 ‘챔피언’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로봇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휴머노이드 산업은 기존 자동차 산업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현대차(005380)가 부품 조립과 최적화 작업을 통해 완성차를 만든다면, 그 아래 자동차 시트와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 각종 센서, 타이어, 배터리 등을 제조하는 다수의 협력사가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먼저 휴머노이드 산업 성장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RFM 개발이 꼽힌다. 휴머노이드가 스스로 생각하고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RFM의 개발 여부가 향후 관련 산업에서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RFM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도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개발된 사례가 드문 영역이다. 산·학·연 전문가들이 모여 설립한 리얼월드가 대표적인 국내 RFM 개발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7월 설립된 리얼월드는 제조업에 특화된 RFM을 개발하고 있다. 리얼월드는 산업 현장에서 사람의 손재주를 따라 할 수 있는 RFM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말 데모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과 일본, 미국 등 주요 산업 현장에서 시범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류중희 리얼월드 대표는 "휴머노이드 생태계에서 RFM이 가진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향후 관련 산업 피라미드 정점에는 로봇 AI를 뜻하는 RFM 기술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류 대표는 "경쟁력 있는 RFM이 탄생하기 위해선 대규모 자본과 인프라와 더불어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수집한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하다"면서 "거대한 자본시장이 갖춰져 있고, 치열한 기술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머노이드의 손에 해당하는 로봇 핸드 분야에서도 여러 국내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이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특히 원익로보틱스, 테솔로 등 국내 기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로봇 핸드와 촉각 센서를 결합한 고정밀 로봇 손을 개발하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원익로보틱스는 자체 개발한 '알레그로 핸드'를 출시하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 제품은 물체와의 접촉 시 발생하는 미세한 압력까지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다. 테솔로도 휴머노이드 시장을 대상으로 다섯 개 손가락 구조의 'DG-5F'를 내놨다. DG-5F는 손가락 당 4개 관절로 구성된 총 20가지 모션을 구현한 만큼 사람의 손을 대체하는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드웨어 기술뿐 아니라 여러 물체의 특성을 고려해 움켜쥘 수 있도록 하는 파지 솔루션도 보유하고 있어 더욱 정밀한 작업에 로봇 핸드가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영진 테솔로 대표는 "로봇 핸드 분야 글로벌 선도 기업의 제품과 비교해도 자유도와 내구성 측면에서 뒤지지 않으면서도 훨씬 저렴한 가격에 양산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에이딘로보틱스와 로보터스 등은 휴머노이드에 여러 감각을 불어넣어 줄 센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휴머노이드가 물건을 잡을 때 손끝에서 촉각을 느낄 수 있도록 해 더욱 정밀한 물류 작업을 가능케 한다. 또 이를 손목이나 발목에 힘 센서를 부착해 사람과 같이 더욱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윤행 에이딘로보틱스 대표는 “그동안 나온 휴머노이드들은 촉각이나 힘 센서 없이 시각 정보에 의존해 이동하거나 단순 반복 작업을 해왔다”면서 “향후 촉각이나 힘 센서가 탑재된다면 실제 사람의 움직임과 유사한 휴머노이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로봇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자율주행 기술 기업들도 휴머노이드 시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뉴빌리티, 베어로보틱스, 로보이츠 등 국내 자율주행 기술 기업들은 기존 물류·서비스 로봇에서 쌓은 자율주행 노하우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다리와 발에 적용 가능한 이동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스타트업들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이러한 휴머노이드 시장에 속속 뛰어들며 기술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기(009150)와 LG이노텍(011070)은 로봇 눈에 해당하는 고해상도 카메라 모듈을,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은 로봇 배터리 분야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454910), 한화로보틱스 등은 기존 협동로봇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러한 요소 기술들을 조합해 완성형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는 기업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가 있으며, 스타트업 중에서는 에이로봇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휴머노이드는 매우 다양한 요소 기술들이 필요한 만큼, 전문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모여 표준화를 진행하고 기술력 측면에서는 시너지를 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면서 "머지않아 지금의 자동차 산업과 마찬가지로 국가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산업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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