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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는 팹리스가 핵심…메모리에만 안주해선 안돼"[서울포럼 2024]
산업 기업 2024.05.29 19:29:09“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은 이제 시작이라고 봐야 합니다. 지금은 글로벌에서 엔비디아가 선도하고 있지만 조만간 가격과 성능, 전력 소모 정도 등 다양한 기준에 맞춰 시장이 세분화될 것입니다. 이때 우리가 우수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설계 기술을 내재화해야 합니다.” 김신철 홍콩과기대 연구개발(R&D)센터 최고경영자(협리부교장)는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과 한국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열린 ‘서울포럼 2024’ 세션 1 행사에서 “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필두로 메모리칩 제조에서 최강국인 한국이 기술 패권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에서 주인공이 되려면 지금부터 ‘엔비디아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승자가 되려면 갖춰야 할 덕목으로 그가 먼저 강조한 것은 다재다능함이다.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특정 분야에서만 실력을 키울 게 아니라 설계부터 시작해 전체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역량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교장은 “TSMC로 대표되는 대만은 이제 단순히 파운드리 제조만 잘하는 나라가 아니다”라며 “우리도 대만을 벤치마킹해 우수한 제조 역량을 레버리지로 반도체 기술 전반을 내재화해야 하는데 핵심은 팹리스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 혁신을 위해서는 대학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김 부교장의 진단이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서 새로 나타난 22개의 유니콘 기업들을 살펴봤는데 핀테크·e커머스 외에 순수한 기술 기반 회사는 1~2개에 불과했다”며 “대학이 기술 개발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가 한국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기술이 성공한 기업으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세션에 패널리스트로 참석한 이정동 서울대 교수는 정부와 국회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지금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정부가 나서서 산업 정책을 노골적으로 추진하는 시대”라며 “해외에서는 정부와 의회, 산업계가 힘을 합쳐 뛰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이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이공계 인력 수급이 정부가 신경 써야 할 문제다. 이 교수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화두인 의대 증원은 국내 산업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엔지니어로 성장해야 할 학생들이 의대로 다 빠지면 기술 경쟁에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국민적 차원에서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첨단기술의 시장 활용 측면에서는 정부가 외교적인 역할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중으로 양분되고 있는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구분과 제약 없이 활약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치우치지 않는 외교로 판을 깔아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장웅성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단장은 “미중 갈등에서 한국의 스탠스를 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최근에 일론 머스크와 빌 게이츠 등 미국 산업계 인사들이 보이는 친중 행보에서 교훈을 삼아야 한다”며 “시장을 이길 수 있는 기술이 없다는 말을 유념해 ‘디커플링’에 갇혀서 우리 기업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과 중국은 두 개의 세계를 만든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탈동조화가 심화되는 상황이다. 수출에 특화된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양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대응해야 하는 것이 큰 숙제로 남았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아메리칸 스탠더드와 차이니즈 스탠더드가 동시에 출현하고 있다”며 “두 세계의 가치사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기업은 물론 정부와 학계가 합을 맞춰 산업 정책 측면에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기술 강국과의 협업 측면에서는 패권주의를 넘어 ‘협력적 기술 주권’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선두를 공고히 해야 하겠지만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다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상목 SK텔레콤 AI엔터프라이즈 사업담당 부사장은 “기술 주권이라는 이름으로 고립을 자초하면 이류 기술들만 보유한 후진국으로 남을 우려가 크다”며 “기술 생태계 관점에서는 더 많은 숫자의 협력국을 만드는 게 중요한 만큼 미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과 유럽·인도 등 어디와도 협업할 곳이 있다면 손을 잡는 유연한 태도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라운드테이블 참석한 전문가들 [서울포럼 2024]
산업 IT 2024.05.29 17:52:27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 라운드테이블에서 김상배(왼쪽) 메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과 교수와 백승민(가운데) LG전자 로본선행연구소장(상무), 이재석 두산로보틱스 상무가 최근 로보틱스 기술 동향과 세계적 기술 패권 경쟁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 라운드테이블에서 김상배(왼쪽 두 번째) 메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과 교수와 국내 인공지능(AI)·로보틱스 분야 전문가들이 최근 로보틱스 기술 동향과 세계적 기술 패권 경쟁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
"연출서 유통까지 AI 접목땐 블록버스터급 제작 수월해질 것"[서울포럼 2024]
문화·스포츠 헬스 2024.05.29 17:51:23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K콘텐츠에 인공지능(AI)기술을 접목하면 한국의 콘텐츠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백현정 CJ ENM AI 사업추진팀장은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 K콘텐츠 특별세션에서 “시나리오 영상화, 시공간 제약 없는 배경 연출, 해외 성우가 아닌 작품에 출연한 배우 목소리로 더빙 등 제작 전 단계부터 유통 단계까지 활용 방안이 무궁무진하다”며 “AI를 접목한 ‘문화 기술’ 분야도 한국이 이끌어갈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특별세션에는 백 팀장을 비롯해 윤양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 최상규 리얼드로우 대표, 권한슬 스튜디오프리윌루전 대표, 김광집 스튜디오메타케이 최고경영자(CEO) 등 각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해 국내에서는 한계가 있었던 ‘블록버스터급’ 작품 제작이 수월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 대표는 “한국이 강점을 지닌 웹툰은 짧은 연재 주기로 작화가 복잡한 작품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AI를 활용해 제작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면 웹툰을 비롯한 ‘블록버스터급’ 작품을 안정적으로 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CEO도 “할리우드 등에서 사용되는 ‘3차원 디지털 더블’ 기술이 품질 면에서는 가장 우수하지만 분당 제작 비용이 억 단위로 드는 문제가 있다”며 “전면일 때는 딥페이크, 움직이는 장면에서는 게임 엔진, 촬영이 어려울 때는 생성형 AI를 섞어 사용해 단기간에 만족할 만한 수준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인 창작자들은 AI 기술 도입에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조언도 제시됐다. 권 대표는 “영화 ‘원 모어 펌킨’이 두바이 국제 AI영화제에서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작가의 영역인 내러티브였다”며 “자본과 인프라 없는 신인 창작자들일수록 AI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도 AI 기술 도입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윤 국장은 “1조 원이 넘는 콘텐츠 정책금융과 전문 인력 양성, AI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해 문화 4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
"데스밸리 단축 R&D 생태계 조성…산업 패러다임 바꿔야"[서울포럼 2024]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05.29 17:49:34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삼성전자(005930) 상임고문)이 “이미 반도체와 조선 등 주요 산업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술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산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 기술 개발 과정에서 ‘데스밸리(기술개발 이후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기간)’를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연구개발(R&D)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김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 특별 강연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대체 불가한 산업 기술이기 때문에 이를 확보하기 위한 국가적인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회장은 삼성전자에 몸담았을 당시 현장에서 직접 지휘한 기술 개발 과정을 ‘대체 불가한 산업 기술’의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김 회장은 40년 가까이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며 한국 메모리반도체 산업을 세계 1위에 올려놓은 경험이 있다. 2002년 삼성전자는 3차원 D램 트랜지스터 기술(RCAT)을 개발해 당시 난제로 지적됐던 100㎚(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D램 양산의 길을 뚫었다. 2013년에는 낸드 설계가 옆으로 확장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3차원으로 낸드를 쌓아 올리는 ‘3D V낸드’를 최초로 개발했다. 김 회장은 “RCAT 기술은 지금까지도 모든 D램 회사가 쓰고 있다”며 “V낸드의 경우 2000년대 초부터 준비해 2006년 양산을 실패한 경험이 있지만 15년 가까이 준비해 실패를 성공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조선 산업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성과를 낸 경험이 있다. 과거 유럽과 일본 등이 주도권을 잡고 있었지만 2000년대부터 한국 기업들이 △플로팅도크 △메가블록 △육상 건조 등의 신공법을 내놓으며 지형도가 바뀌었다. 제작 공법 혁신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위치가 추격자에서 선두자로 바뀐 셈이다. 김 회장은 “각 산업에서 필요한 핵심 기술은 현장에서 개발하되 거기에 인공지능(AI)을 전폭적으로 이식해 생산성을 높인다면 국가가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양질의 인력을 효율적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산업 기술을 개발할 때는 프로토타이핑(시제품)이나 파일럿(시험 생산) 과정에서 대부분 실패하고 연속성이 사라진다”며 “우리는 기초연구와 응용 연구 과정에서 산업체가 필요한 핵심 요소 기술을 정해서 개발하고 이 과정에서 산학연이 얼라인(동조)해 데스밸리 기간을 줄이고 빠르게 사업화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충분히 우리에게도 승산이 있다”고 했다. 이공계 인재들이 빠져나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과학기술 인력을 소홀히 대접한 결과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데 인재들이 이공계를 외면하고 있다”며 “잘 키워 놓은 AI 인재들이 미국이나 다른 나라로 유출되는 현상도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스밸리를 극복하려면 경험이 많은 인력이 필요한 만큼 정년 연장에 대한 진지한 검토도 필요하고 해외 우수 인재 유치 논의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계의 뜨거운 화두인 AI 반도체에 대해서는 1차 주도권은 미국 엔비디아와 대만 TSMC가 잡았다고 분석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AI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에서 창출한 가치는 25%에 해당하는 26조 달러(약 3경 5477조 원)에 달한다”며 “기존 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인텔 두 곳이 1·2등을 다퉜지만 챗GPT가 등장한 후 AI 반도체 시장의 승자는 엔비디아와 TSMC”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반적인 산업 지형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봤다. 김 회장은 “엔비디아가 최근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컴퓨팅 요구량이 2년에 275배씩 증가한다고 발표했다”며 “2년마다 반도체 성능이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치인데 앞으로 저런 트렌드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나 메타·구글은 엔비디아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기는 하지만 독자 칩을 준비하고 있고 실제로 쓰고 있다”며 “향후 엔비디아의 다른 경쟁자들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
“K배터리, 새로운 생태계 확보해야…공급망 수직계열화 구축도 필요” [서울포럼 2024]
부동산 분양 2024.05.29 17:49:23"인력과 투자, 정부 지원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우리가 중국을 이길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시장이 정체된 지금이 기술 개발에 나설 기회입니다. 친환경(전기) 선박이나 도심항공교통(UAM) 등 아직 작지만 이율이 높은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해 수요를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송준호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차세대 전지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차세대 2차전지 포럼’에서 “결국 배터리 산업은 ‘진영’을 가져와야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30년 뒤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고성능과 친환경, 지능형 배터리 세 가지 축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연간 40~50%의 고성장을 거듭하던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33% 성장에 그치는 등 침체기에 들어선 상태다. 송 연구원은 올해도 30%가량으로 예측되는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2035년 이후에는 연 12~13%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지금은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둔화)이라기보다는 고성장에서 중성장을 넘어 안정적 성장으로 가는 시점”이라며 “시장 속도에 맞게 기존 투자나 기술 개발 로드맵을 조정하고 공급망 구축과 새로운 생태계 확보 등 질적인 경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정책지원실장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국제적인 배터리 동맹을 확보하는 등 새로운 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전망했다. 특히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이 장기적으로 셀 제조 등 다운스트림 분야뿐 아니라 핵심 광물 소재 등 업스트림 분야까지 수직 계열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중국은 환경·노동 규제가 낮아 광물 가공에 월등한 우위를 점한 것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됐다”며 “우리나라도 전 주기에 걸친 수직 계열화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다른 나라들과 국제적 동맹을 구축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배터리 회사 CATL처럼 수직 계열화를 당장 이루기는 어려운 만큼 우리나라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간 협정이나 기업들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LG 컨소시엄이 들어간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호주·아르헨티나 등에도 한국 기업들이 활발히 투자하고 있는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핵심 광물 요건에 따라 미국이나 자유무역협정(FTA) 국가에 수출해야만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미국과의 협상을 진행해 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투자 세액 공제와 직접 환급 제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를 최소 3년 이상 연장해달라고 요청 중”이라며 “아울러 영업적자인 경우 투자세액공제가 불가해 많은 기업들이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데 미래에 받을 세제를 지금 현금으로 주는 제도가 생긴다면 기업들이 투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근창 LG에너지솔루션 미래기술센터장(부사장)은 향후 배터리 전략과 관련 "사용자가 안심하고 적은 비용으로 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며 "소재부터 셀 제조와 활용까지 시장 부가가치 늘리는 등 미래 경쟁력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3인의 전문가 발표가 끝난 뒤 성영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주재로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이정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이차전지PD 등이 참여한 가운데 차세대 이차전지 전략에 대한 패널들의 토의도 이어졌다. 뒤이어 열린 양자융합포럼에서는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양자기술에 대한 전망이 이어졌다. 양자통신·컴퓨팅 등 양자기술은 정부가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을 올해보다 2배 이상 늘리며 집중 투자에 나선 미래 핵심 분야다. 연사로 나선 주정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본부장은 “엔비디아처럼 양자 하드웨어 위에 올라갈 시스템 소프트웨어 플랫폼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결국 양자 산업 경쟁에서도 이길 것”이라며 “한국도 양자 기술은 물론 관련된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전문 인력 경쟁력도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재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기술연구소장은 “현재 개발되는 양자컴퓨터는 최초의 컴퓨터 애니악 수준이지만 10~20년 뒤에는 지금의 컴퓨터처럼 예상치 못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국방 분야에서는 양자레이더 개발 등에 활용될 핵무기급 파괴력을 가졌다”고 말했다. 두세달 걸리던 DNA 분석을 몇 초만에 해내고 미세한 크기의 종양을 진단하는 식으로 의료 분야에서도 유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종보 LG유플러스 팀장은 “미국은 양자기술 관련 국가주도로 표준알고리즘 발표 등 양자 기술을 빠르게 접목하고 있다”며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양자내성암호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앞으로 국가 암호 체계 전환계획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전문가 발표가 종료된 뒤 김은성 카이스트 양자대학원장 주재로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양자정보연구단장(한국양자정보학회장), 곽승환 지큐티코리아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양자기술 발전방향에 대한 토의도 진행됐다. -
"전기선박·UAM 등 선제 진입…수요 다변화 나서야" [서울포럼 2024]
부동산 분양 2024.05.29 17:46:55“친환경(전기) 선박이나 도심항공교통(UAM) 등 이율이 높은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해야 합니다.” 송준호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차세대 전지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이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차세대 2차전지포럼’에서 “결국 배터리 산업은 ‘진영’을 가져와야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고성능과 친환경, 지능형 배터리 세 가지 축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연간 40~50%의 고성장을 거듭하던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33% 성장에 그치는 등 침체기에 들어선 상태다. 그는 “현재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둔화)’이라기보다는 고성장에서 안정적 성장으로 가는 시점”이라며 “공급망 구축 등 질적인 경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근창 LG에너지솔루션 미래기술센터장(부사장)은 차세대 배터리 전략과 관련해 “사용자가 안심하고 적은 비용으로 배터리를 활용할 기회를 확대하려 한다”며 “소재부터 셀 제조와 활용까지 시장 부가가치를 늘리는 등 미래 경쟁력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정책지원실장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핵심 광물 소재 등을 수직 계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광물 가공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됐다”며 “우리나라도 전 주기에 걸친 수직 계열화로 경쟁력을 키우고 국제적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배터리 회사 CATL처럼 수직 계열화를 당장 이루기는 어려운 만큼 우리나라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3인의 전문가 발표가 끝난 뒤 성영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주재로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이정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이차전지 PD 등이 참여한 가운데 차세대 2차전지 전략에 대한 패널들의 토의도 이어졌다. 뒤이어 열린 양자융합포럼에서는 양자센싱·컴퓨팅 등 주요 분야가 가까운 시대에 기술 현실화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최재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기술연구소장은 “양자컴퓨팅은 국방 분야에서 핵무기급 파괴력을 가졌다”며 국방 기술에서의 적용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종보 LG유플러스 팀장은 “미국은 양자기술 관련 국가 주도로 표준 알고리즘 발표 등 양자기술을 빠르게 접목하고 있다”며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양자 내성 암호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앞으로도 국가 암호 체계 전환 계획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정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본부장은 “미국 엔비디아처럼 시스템 소프트웨어 플랫폼 경쟁력을 가져야 양자 산업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한국도 양자기술은 물론 관련된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전문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가 종료된 뒤 김은성 한국과학기술원(KAIST) 양자대학원장 주재로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양자정보연구단장(한국양자정보학회장), 곽승환 지큐티코리아 대표가 참여한 양자기술 발전 방향에 대한 토의도 진행됐다. 곽 대표는 “한국은 양자센싱과 양자통신에서 주요 선진국에 뒤처지지 않는다”며 정부의 집중적 투자가 더욱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
"첨단기술시장 '게임체인저'는 전력…슈퍼컴 1대 운영에 원전 1개 필요" [서울포럼 2024]
산업 산업일반 2024.05.29 17:44:42반도체 등 첨단기술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는 전력 생산능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슈퍼컴퓨터 1대를 운영하는 데만 핵발전소 1개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엄청난 양의 전기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서울포럼 2024’ 둘째 날인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는 전 세계 첨단기술 전문가들이 모여 인공지능(AI)과 반도체·로봇·모빌리티가 나아가야 할 미래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이우근 칭화대 집적회로학과 교수는 ‘AI·반도체, 경제안보 위한 첨단기술 확보’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2030년 이후로는 슈퍼컴퓨터 한 대를 쓰기 위해 10억 W(와트)가 필요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 이는 핵발전소 한 대의 전력 생산량에 맞먹는 수치”라고 말했다. 아울러 “흔히 사용하는 챗GPT도 질문 하나당 5W가 소모되고 이 전력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를 1시간 동안 켤 수 있다”며 “하루에도 수백 수천만 개의 질문이 던져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용되는 전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전력 확보가 반도체 산업에서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TSMC가 대만 전체 전력의 70% 이상을 쓰고 있는데 과연 대만이 내년에 탈원전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일 정도로 전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력 확보는 국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하는 인프라인 만큼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부가 전력뿐 아니라 AI 기술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도 시급하게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정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AI 기술의 기초가 되는 파운데이션 모델이 우리나라에 거의 없다고 한다”며 “동료 교수에게 물어보니 GPU가 없어서 못 한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총장님께 GPU를 많이 사자고 했더니 학교 전기 요금이 부담스러워 어렵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GPU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기업이 네이버인데 2200대에 불과하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반면 오픈AI는 수십 수백만 대의 GPU를 갖고 있어 AI 기술의 ‘초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 같은 고민에 화답하며 지원을 약속했다.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관은 “GPU 확보와 관련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GPU 공용 센터를 설립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반도체 시장 경쟁력에 대한 진단도 내려졌다. 사회를 맡은 김 교수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식을 사야 할지, 아니면 빨리 발을 빼야 할지 궁금하다”며 돌직구 질문을 던지자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앞으로 10년 정도는 위기일 수 있지만 이를 견디면 기회가 올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형성됐던 협력 체계가 깨지고 경쟁 상황이 됐지만 막대한 반도체 수요를 고려한다면 생산성이 가장 높은 분업 체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인력 풀을 형성하고 투자 환경을 구축하는 장기적인 시스템을 만들면 기술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을 능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상배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기계공학과 교수는 "로봇은 시스템에 승부가 달려있다"며 “AI 하나 잘한다고 절대 해결되는 게 아니고, 인재를 키우고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미국도 능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은 전기공학을 너무 버리고 있는데 제조업을 들고 있는 나라가 AI를 시스템 차원에서 육성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골자”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포럼에는 최정환 프라운호퍼연구소 수석 종신연구원과 김주형 일리노이대 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 빌 초이 이항 아시아태평양·북미지역 이사 등 글로벌 전문가들도 연사로 나서 데이터 센터의 전력 문제와 휴머노이드가 미칠 영향, 도심항공교통(UAM) 등 기술 패권에 관련한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
"韓, 대체불가 기술 갖춰야 글로벌 디커플링 극복"[서울포럼 2024]
산업 기업 2024.05.29 17:41:01미국·중국 패권 경쟁으로 글로벌 디커플링(탈동조화)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초격차 기술을 갖춰야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반도체는 물론 조선과 배터리 등 비교우위에 있는 산업에서 대체 불가의 기술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삼성전자 상임고문)은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 특별 강연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대체 불가한 기술에 있다”며 “국가적인 역량을 총동원해 첨단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미국·중국의 첨단산업 공급망이 분리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시장을 잃지 않으려면 독보적인 기술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4·5면 김 회장은 “한국은 반도체와 조선 등에서 대체 불가 기술을 만든 역사가 있다”며 “산업계와 정부·학계가 힘을 합치면 분절되는 글로벌 체인에서도 시장을 지켜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이우근 칭화대 집적회로학과 교수도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시장을 나누지 않고 함께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며 “시장별로 특화된 기술 수준이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세대 시장인 배터리 분야에서도 초격차 기술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포럼에서는 최근 전기차 시장 둔화가 오히려 국내 기업들에 좋은 기회라는 진단도 나왔다. 이날 열린 차세대 2차전지포럼에 참가한 송준호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은 한국 입장에서는 시간을 벌 수 있는 기회”라며 “규모의 경쟁을 넘어 기술 개발을 통해 질적 성장을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서울포럼2024 LIVE] 로봇·모빌리티, 제조업 혁신과 이동 혁명
산업 IT 2024.05.29 08:38:38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기술 패권을 거머쥐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굳이 안보 위협까지 상상할 필요도 없이 AI·반도체 등 신산업에서 뒤지면 국가경쟁력은 순식간에 추락하고 기술 패권을 쥔 국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서울포럼의 주제를 ‘기술 패권 시대 생존 전략’으로 잡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서울포럼 2024’를 개최한다. AI·로봇·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석학들과 국내 전문가, 기업인, 정부 관계자들이 모여 집단지성을 발휘한다. 특히 미국과 유럽·중국 등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한국 과학기술인을 대거 초청해 다양한 시각으로 기술 패권 시대의 생존 전략을 모색한다. 포럼 둘째 날인 29일에는 한국 반도체 신화의 주춧돌을 놓은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삼성전자 상임고문)이 특별강연을 한다. 40년 가까이 반도체 산업에 몸담으며 한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세계 1위에 올려 놓은 김 회장은 산업화 시대의 후발주자로 시작해 첨단 산업의 선도국으로 거듭난 우리나라의 성장스토리를 설명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김 교수가 학계의 첨단산업 흐름을 짚는다면 김 회장은 기업 현장에서 본 생동감 넘치는 경험과 미래 해법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3개의 메인 세션이 펼쳐진다. 첫 번째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과 한국의 대응 전략’으로 다니엘 리 코넬공대 교수와 류수정 사피온 대표, 스티븐 브레임 IBM아태지역 공공 정책 총괄 부사장이 연사로 나선다. 이어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를 좌장으로 이정동 서울대 교수, 장웅성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 서용석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김상목 SK텔레콤 AI엔터프라이즈 사업담당 부사장 등이 패널 토론에 나선다. 두 번째 세션은 ‘AI·반도체, 경제 안보 위한 첨단기술 확보’를 주제로 열린다. 이우근 칭화대 집적회로학과 교수, 최정환 프라운호퍼 연구소 수석 종신연구원이 강연을 하고 이어 김정호 KAIST 교수의 주재로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관,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등이 첨단기술 확보 전략을 논의한다. 세 번째 세션은 로봇, 모빌리티, 제조업 혁신과 이동 혁명을 주제로 개최된다. 김주형 일리노이대 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 빌 초이 이항 아시아태평양·북미 지역 이사가 연사로 나서며 이어 조동일 알에스오토메이션 최고전략책임자를 좌장으로 이한빈 서울로보틱스 대표, 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 최리군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 상무, 이재석 두산로보틱스 상무 등이 토론에 나선다. -
"물리적 AI로 미래 노동력 해결…車·로봇 등 제조업 강점 살려야" [서울포럼 2024]
부동산 분양 2024.05.28 21:01:58“미래 노동력 부족은 실존적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대안은 물리적 인공지능(AI)밖에 없을 것입니다. 제조업이 강한 우리나라의 장점을 살려 AI 기술을 접목한 자동차·로봇 분야를 개발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로봇공학 분야 석학인 김상배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과 교수는 2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 기조강연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른 기회”라며 "어떤 분야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로봇 서비스가 가능해질지 파악하는 것이 미래 사업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세계 최고의 두뇌 인재가 모인 MIT에서 생체모방로봇연구소를 이끌면서 차세대 로봇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전기모터를 단 사족 보행 로봇 ‘치타’를 개발했고 2006년에는 ‘스티키봇’으로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발명품’ 영예를 안았다. 그는 로봇을 어떻게 연구실 밖으로 나오게 할 것인가에 대해 10년간 고민했다고 말했다. 공장 안에서 단순하게 입력된 행동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밖으로 나와 상호작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했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등 생성형 AI는 인간의 데이터를 모아 상황에 맞게 재구성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쏟아져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이 같은 AI를 탑재한 로봇이 우리의 부족한 노동력을 대체하려면 결국 ‘손’을 잘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물류센터나 공장에서 쓰이는 단순한 로봇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이에 따라 하드웨어와 AI를 동시에 개발하는 기술이 앞으로 필수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가상 AI 기술은 물리적 AI로 전이되지 않는 만큼 그것만으로는 큰 비즈니스가 되기 어렵다”며 “결국 교육을 통해 정보를 관리·분석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AI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미래 로봇의 역할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지능’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로봇 기술의 난이도를 사람의 능력에 빗대 판단하고 로봇을 의인화하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할 수 있다”며 “예컨대 그릇에 더러운 것이 묻으면 설거지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는 로봇을 보고 사람처럼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로봇 균형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불쌍하다’는 마음이 들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물리적 AI를 개발하기 위한 언어, 즉 ‘로보 랭귀지’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김 교수는 “우리는 주머니에 뭔가 넣었다가 빼는 과정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다”며 “사람의 언어와 행동 사이에서 로봇에 가르칠 수 있는 로보 랭귀지를 만드는 것이 물리적 AI로의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제조업이 강한 우리나라의 장점을 살려 AI 기술을 접목한 자동차나 로봇 분야를 개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 기술 패권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지금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접목해 물리적 AI를 탑재한 고부가가치 산업을 키워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점차 노령화되는 사회에서 부족해지는 노동력을 채울 방법은 물리적 AI만이 대안이라고도 했다. 김 교수는 “페이스북이 내일 사라진다고 사회가 붕괴하지는 않지만 노동력이 절반으로 떨어지면 사회는 망한다”며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물리적 AI가 가상 AI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
[서울포럼] "민관협력·산학연 역량 결집…성장 방정식 마련"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05.28 20:19:23서울경제신문이 2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주최한 ‘서울포럼 2024’에 참여한 인사들은 “생존과 번영이 과학기술에 달려 있는 기술 패권 시대에 살고 있다”며 “민관 협력과 산학연 역량을 결집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미중 간 패권 경쟁은 심화하고 인도·대만 등 기술 강국들은 약진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지속적 기술 혁신을 통해 위기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팍스테크니카, 즉 과학기술이 안전과 번영을 담보하고 기술을 가진 자만이 살아남는 사회가 도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12대 국가전략기술을 선정하고 적극 육성 중”이라며 “획기적인 연구개발(R&D) 지원과 세액공제 확대를 통한 국가전략기술 육성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과 대한민국은 정보기술(IT)·인공지능(AI) 등 많은 분야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서울시는 잠재력 있고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더 큰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서울이 글로벌 ‘톱5’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인은 “과학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성장 방정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당선인은 “과학기술 혁신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며 “업계에서 안정적으로 혁신을 이어가도록 지원하는 법과 제도가 적시에 마련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당선인은 “국가에서 키우려 했던 인재 유형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20년 전 과학고를 다닌 이준석일 것이다. 고민해볼 것은 왜 내가 과학자가 되지 못했는가”라며 "도발적인 화두를 던진다”고 말을 꺼냈다. 이 당선인은 “병역특례제도가 있지만 현재 병역 제도하에서는 95% 남성이 징병된다”며 “공학도·과학도를 꿈꿨던 내 입장에서는 과학기술 인재들이 신나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서울포럼] "격랑의 기술 패권 시대…한국 주도권 확보가 살 길"
사회 피플 2024.05.28 20:17:52손동영(사진)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사장이 2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 개막식 환영사에서 “대한민국은 지금 기술 패권 시대의 격랑 속에 있다”며 “수출 중심인 한국은 첨단산업의 기술 주도권을 갖추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여러 첨단산업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강대국 간 패권 경쟁을 언급하며 국가 차원의 경쟁력 강화 전략을 주문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전기차·2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서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우리는 인공지능(AI)·반도체·2차전지·자율주행차 등 첨단기술 분야에 국가 역량을 집중해 연구개발(R&D) 혁신과 창의 인재 양성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AI와 반도체 기술 확보 등 기술 패권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국가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우리도 같은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이어 “대한민국을 첨단기술 분야의 선도자로 만들기 위해 민간·정부·학계가 함께 뛸 것을 제안한다”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술 패권 시대에서 살아남는 것을 넘어 경쟁을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하는 데 이번 포럼이 영감과 아이디어를 줄 것”이라고 전했다. -
"AI가 반도체 공정 한계 극복할 열쇠…韓, R&D 집중 투자 필요"[서울포럼 2024]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5.28 19:13:16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아니마 아난드쿠마르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석좌교수가 2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막한 ‘서울포럼 2024’의 기조강연에서 “AI를 활용해 거대한 물리적 현상을 시뮬레이션하고 최적화된 제품을 설계해 현실 세계에 가져올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아 도래할 것”이라며 AI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강조했다. 그는 “첨단기술의 발전이 가속화할수록 물리적 한계 역시 가까워지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AI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난드쿠마르 교수는 딥러닝 상용화 초기인 2018년 엔비디아에 AI 연구 총괄 책임으로 합류해 언어 모델을 구축하는 등 지금의 생성형 AI 혁명을 이끈 주역이다. 그는 엔비디아 입사 전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수석과학자를 지냈으며 2017년 35세의 나이로 칼텍 최연소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세계 최초로 AI 기반 고해상도 기상 예측 모델을 개발한 인물이기도 하다. 아난드쿠마르 교수는 “광범위한 산업 영역에 적용될 수 있는 AI 모델은 데이터로부터 학습하는 능력을 통해 성능을 스스로 끊임없이 개선해나간다”며 “각국이 첨단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AI 연구개발(R&D)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난드쿠마르 교수는 먼저 한국이 집중해야 할 첨단산업으로 반도체를 꼽으며 AI와의 결합이 제품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은 글로벌 국가들 중 가장 선두에 있다”며 “향후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는 역량을 유지하는 것뿐 아니라 R&D에 대한 추가 투자를 통해 발전을 가속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세공정 기술의 진보로 반도체 칩이 계속 소형화하면서 물리학적 한계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아난드쿠마르 교수는 “(반도체 업계가) AI 분야에서 R&D 투자를 확대해 디지털 트윈(현실 기계·장비를 가상으로 구현)을 구축하고 반도체 설계를 최적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소그래피(웨이퍼에 패턴을 형성하는 식각 공정)와 같은 고차원 물리학 공정을 AI를 통해 통합하고 시뮬레이션해 반도체 설계와 배치, 레이아웃 등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난드쿠마르 교수는 엔비디아에서 AI 연구를 총괄하고 칼텍에서 기상 예측 모델을 개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AI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AI를 활용하면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시뮬레이션하는 데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상 관측 시뮬레이션에 AI를 도입하면 기존 대비 속도를 1억 배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며 “이 경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감축된다”고 전했다. 현재 그는 칼텍에서 R&D와 제품화 과정에 수반되는 값비싼 시행착오 비용을 줄일 수 있는 AI 시뮬레이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아난드쿠마르 교수는 “과학 및 공학 부문과 AI의 결합은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언어와 시각 분야의 발전을 넘어서는 더 큰 혁명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AI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아난드쿠마르 교수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창의성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정부가 생애 교육 전 과정에서 AI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과 AI는 선택(or)이 아닌 공존(+)과 협력의 문제에 놓였다”며 “교육 과정은 AI를 활용해 주어진 과제를 더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AI 인프라 구축에도 서둘러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연구는 대규모 컴퓨팅을 필요로 하는데 우리가 진행하는 언어 모델 개발에는 수천 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사용된다”며 “원자에서 행정 규모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서 AI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슈퍼컴퓨팅 시설을 구축하는 등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난드쿠마르 교수는 AI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규모 스타트업에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오픈소스 개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규모 범용 모델의 학습을 막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적용·응용하는 차원에서 기존 규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에게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검증 툴을 계속해서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언어 모델을 통한 상호작용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퀄리티’가 중요하다”며 “LLM에 대한 신뢰도를 궁극적으로 10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강국' 되려면…민간기술 적극 활용해야" [서울포럼 2024]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05.28 18:57:16한국 우주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민간 분야의 우주기술을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AI)에 이어 양자·모빌리티·로봇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뉴 스페이스(민간 주도의 우주개발)’ 시대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공계 인재 양성의 요람인 특성화 대학의 역할을 강화해 순수 기초과학의 기틀을 단단하게 다져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28일 서울경제신문이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서경 우주포럼 2024’에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이같이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달 27일 출범한 ‘한국판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항공청이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춘 민간 협력과 국제 공조를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행사에는 30년간 백악관과 나사 등을 거쳐 우주항공청의 실무 총책임자를 맡은 존 리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을 비롯해 AC 차라니아 나사 수석 기술자, 이성희 컨텍 대표,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 임종인 대통령실 사이버특별보좌관,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 등 국내외의 다양한 산학연 전문가가 참석했다. 리 본부장은 우주항공청 설립 목적에 대해 “우주 탐사와 관련한 민간 기업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했고 이로 인해 우주 탐사가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했다”며 “연구 리소스(자원)를 비롯해 새로운 기술 발전을 활용하는 면에서 이전 세대는 할 수 없었던 역할을 우주항공청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우주항공청에 합류하게 된 것도 지난해 한국을 방문하면서 정말 위대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봤기 때문”이라며 “대학과 민간 기업들을 방문하며 활용하지 못한 리소스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인력과 조직 구성 방식도 ‘협력’에 방점이 찍혔다. 우주항공청은 올해 상반기까지 50여 명의 전문가를 채용하고 연말까지 지속적인 인재 충원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리 본부장은 “사람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혁신과 팀워크, 다양성이라는 세 가지 기준에 따라 조직을 꾸리려고 한다”며 “다양한 배경과 출신을 가진 이들이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협력하도록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 구성 방식에 대해서는 “나사의 성공 요소들을 많이 가져오는 동시에 한국 문화에 맞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조직 구조를 잘 구성해 임팩트를 극대화하려고 한다”고 했다. 차라니아 수석 기술자는 우주항공청 출범을 기점으로 한국의 ‘우주 외교’가 한층 진화할 것으로 봤다. 그는 “우주항공청이 한국과 미국, 기업과 기업 간 우주 협력을 진작하는 데 큰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 업계의 목소리를 전 세계적으로 전해줄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 추진하는 우주정거장(루나 게이트웨이) 건설에 유럽과 일본은 물론 아랍에미리트(UAE)도 참여한다”며 “20년 전만 하더라도 우주정거장에 UAE가 참가한다는 상상을 하기 어려웠겠지만 이제는 그만큼 국가 간 협력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우주 경제’의 범위가 예상보다 더욱 광범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민석 항국한공우주산업진흥협회 상근부회장은 “인공위성만이 우주 경제가 아니고 우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이 우주 경제와 연관된다”며 “예를 들어 화성에 인프라를 지으려면 로켓뿐 아니라 건설 기술이 필요한데 이는 플랜트 산업과 연관된다”고 말했다. 우주 지상국 서비스·위성영상 기업인 컨텍의 이성희 대표도 “국내 우주산업은 앞으로 어떤 사업과도 연계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뒤이어 열린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총장포럼에서는 첨단산업 경쟁력의 기반이 될 인재 육성 전략이 공유됐다. 낸시 입 홍콩과학기술대 총장은 홍콩과기대가 글로벌 대학 평가 아시아 최상위권으로 발돋움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맞춤형 다학제’를 강조했다. 그는 “학생 한 명마다 관심 분야를 파악하고 각자 전공을 어떻게 설계할지 논의해서 진행한다”며 “실제 산업 현장에 나갔을 때 직면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에 발맞춰 특성화 대학의 연구 역량을 강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은 “해외 대학에서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나오는 것처럼 인공지능(AI)과 로봇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실험실’이 나오고 있다”며 “신물질이나 신약을 개발할 때 365일 24시간 돌아가는 실험실과 대학원생에만 의존하는 실험의 결과는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도 세계적인 연구 동향을 찾아보며 전략적인 연구 기획력과 재정적인 능력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고 본다”며 “우리 대학도 이런 것을 갖추며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도 “이전에는 선진국이 하던 연구를 이어받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세상에 없는 연구를 하자’는 분위기를 형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
"개방형 AI모델 늘리고 정보 규제 등 완화해야" [서울포럼 2024]
문화·스포츠 헬스 2024.05.28 18:11:11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과 연계돼 발전하려면 기업은 개방형 모델을 늘리고 정부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소스를 공개하지 않은 채 폐쇄 전략을 구사하는 AI가 늘고 사용할 수 있는 정보도 한정돼 인재 육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은주 IBM코리아 사장은 2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많은 사람이 쓰면 AI도 더 빨리 훈련돼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일본·미국·유럽 등의 대학이 ‘오픈소스 AI 연합’에 들어왔지만 한국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니마 아난드쿠마르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석좌교수도 “기업들이 AI를 두고 서로 장벽을 세우며 산학 협력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 같다”며 “학생들은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줄고 기업도 인재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난드쿠마르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라운드테이블에는 이 사장을 비롯해 오혜연 한국과학기술원(KAIST) AI연구원장, 김민희 IT여성기업인협회 부회장, 오순영 KB금융지주 AI센터장, 오세현 SK텔레콤 웹3 사업팀장이 참석했다. 오 AI연구원장은 “AI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며 “대학도 20대 학생들에서 30대, 40대, 50대까지 AI를 배울 수 있도록 역할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기업에서도 인재 육성과 확보를 가장 큰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며 공감했다. AI 기술이 각 산업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펼쳐졌다. 오 팀장은 “최근 보이스피싱은 100여 개 통신을 한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날리는 방식을 사용한다”며 “특정 지역에 전화량이 집중되는 패턴을 학습시켜 고객에게 해가 갈 수 있는 번호를 안내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말했다. 아난드쿠마르 석좌교수는 “신약부터 로켓, 드론, 기후 예측까지 많은 분야에 AI가 활용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언어 모델을 이해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물리학·양자화학 등 프로세스에 대한 학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정보 접근성 등 규제 완화 목소리도 나왔다. 오 센터장은 “금융은 정확도가 1%라도 빗나가면 소비자 보호부터 법적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어 AI를 그대로 적용하는 데 보수적인 부분이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AI 모델을 고도화해야 하는데 금융 규제와 데이터 규제가 일부분 풀려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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