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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제임스 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1.11 00:05:001955년 9월30일. 시속 180㎞로 캘리포니아 국도를 달리던 포르쉐 550 스파이더가 마주 오던 트럭과 정면으로 부딪혔다. 운전자는 캘리포니아주 레이싱 대회에서 아마추어 2위를 할 정도로 실력 있는 카레이서였지만 끔찍한 충돌에 목을 크게 다치며 앰뷸런스 안에서 눈을 감았다. 청춘과 반항의 아이콘이자 ‘원조 오빠’ 제임스 딘. 그는 ‘자이언트’ 마지막 촬영 후 24세에 이렇게 불꽃 같은 삶을 마감했다.딘은 원래 단역배우 -
[만파식적] 브란덴부르크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1.08 00:05:00중세 이후 독일은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신성로마제국 아래 수백 개의 나라로 갈라져 있었다. 프로이센도 독일 통일을 꿈꾸는 연방국가 중 하나였다. 1734년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는 브란덴부르크 일대를 프로이센 왕국으로 승격시킨 후 수도 베를린을 둘러싼 새로운 성벽 건설을 지시했다. 시가지와 외곽을 연결하는 18개의 문이 만들어졌는데 브란덴부르크문이 그중 하나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는 북유럽의 강국으로 성 -
[만파식적]보이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1.07 00:05:001990년 2월14일 명왕성 부근. 태양계 밖을 향해 여행하던 보이저(voyager) 1호가 지구로 방향을 돌렸다. 지구에서 보낸 지 6시간이나 걸려 받은 신호에 따라 지구를 조준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사진 속에는 0.12픽셀의 보일까 말까 한 점이 광활한 우주 속에 먼지처럼 박혀 있었다. 1픽셀의 한 변이 0.26㎜이니 볼펜으로 살짝 찍은 듯한 0.02㎜의 점이 바로 지구였다. 먼지처럼 작은 지구, 그 속에서도 극히 일부분을 차지하는 -
[만파식적]가이아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1.06 00:05:001978년 남아메리카 동북단에 있는 가이아나에서 900명이 넘는 사람이 집단자살했다는 뉴스가 전해지자 세계는 경악했다. 미국 사이비 교주인 짐 존스는 자신의 신도들을 데리고 가이아나에 정착해 살던 중 조직 실상에 대한 미국 정부의 조사가 나오자 모든 신도에게 독약을 먹고 자살하도록 지시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른바 인민사원 집단자살사건은 피해자 규모 면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규모이며 지금까지도 -
[만파식적]한푸(漢服)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1.05 00:05:00몇 해 전 중국 베이징대 역사학과 학생들이 전통의복인 ‘한푸(漢服)’를 널리 소개한다며 시내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정작 한푸를 알아보지 못한 채 오히려 한국의 한복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았다. 당시 한류 드라마 열풍으로 한복을 많이 접한 까닭도 있겠지만 중국 내에서 한푸가 푸대접을 받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한푸는 한족 고유의 전통의상으로 -
[만파식적]푸아그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1.04 00:05:002007년 프랑스 파리국제음식박람회는 꽤나 시끄러웠다. 하이라이트인 음식올림픽에서 대상을 받은 스페인 농부의 푸아그라(Foie gras) 때문이었다. 많은 미식가·셰프들이 우승 요리가 진정한 의미의 푸아그라가 아니어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거위에게 강제로 모이를 먹이지 않아 푸아그라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심사위원들을 뇌물수수 혐의로 고소하기까지 했다. 르몽드지 등에 대서특필된 이 사건은 결국 증거가 없어 -
[만파식적] 佛 아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1.01 00:05:00“예전에는 이런 행운을 누려본 적이 없다. 하늘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파랗고 태양은 유황빛으로 반짝인다. 천상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푸른색과 노란색의 조합은 얼마나 부드럽고 매혹적인지….” 네덜란드 출신의 프랑스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프랑스 소도시 아를의 아름다운 풍경을 이렇게 묘사했다. 고흐는 말년에 이곳에서 1년 동안 머물면서 ‘해바라기’ ‘노란집’ ‘아를의 -
[만파식적]게티센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31 00:05:00존 폴 게티(1892~1976)는 금수저였다. 1914년 아버지로부터 받은 1만달러로 시작한 게티의 사업은 손대는 것마다 성공 가도였다. 오클라호마 유전에 투자해 1916년 백만장자가 됐다. 1957년에는 포춘지가 뽑은 미국 최고 갑부였고 1966년에는 세계 최고 부자(12억달러)로 기네스북에 올랐다.게티는 집이 3채 있었다. 로스앤젤레스(LA) 시내의 저택은 현재 LA 시장의 공관으로 쓰이고 있다. 방이 100개 있었다는 말리부 바닷가의 집 -
[만파식적] 칼라하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30 00:05:00“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의 부시먼들에게는 두 종류의 굶주린 자가 있대. 리틀 헝거(Little hunger)와 그레이트 헝거(Great Hunger). 리틀 헝거는 물질적으로 굶주린 사람이고 그레이트 헝거는 삶의 의미에 굶주린 사람이래.”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Burning)’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대사다. 아프리카 남서부에 자리한 칼라하리 사막은 보츠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나미비아·짐바브웨 등에 걸쳐 있다. 면적이 70만㎢가 넘 -
[만파식적]티파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29 00:05:00‘1960년대 초 뉴욕 맨해튼의 새벽 거리. 택시에서 내린 검은 선글라스를 쓴 홀리(오드리 헵번)가 티파니 보석매장 앞에서 크루아상 빵을 들고 윈도 너머 보석을 물끄러미 들여다본다.’ 오드리 헵번의 대표 영화로 꼽히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프닝 장면이다. 티파니 매장은 홀리가 꿈꾸는 화려한 신분상승의 상징 장소다. 재미있는 것은 영화 속 티파니 보석매장이 실제 주얼리 회사 티파니의 본점이고 이 영화의 인기를 -
[만파식적]양자컴퓨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28 00:05:00몇해 전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어 양자컴퓨터 분야에 5,000만달러의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한 기자가 양자컴퓨터에 대한 질문을 제쳐놓고 엉뚱하게 이슬람국가(IS) 대책을 물었다. 총리가 복잡한 양자컴퓨터를 알겠느냐며 얕잡아본 것이다. 트뤼도 총리는 좌중의 예상을 깨고 “일반 컴퓨터와 달리 더 많은 정보를 코드화할 수 있다”며 기본 개념을 술술 풀어낸 뒤 “더 설명하자면 하루는 -
[만파식적]탱크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25 00:05:001989년 6월4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전날 시위자들을 유혈 진압했고 시민들은 겁에 질려 도망쳤다. 4대의 탱크가 진압을 마무리하기 위해 톈안먼광장으로 막 진입하려는 순간 흰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은 한 청년이 나타나 앞을 가로막았다. 1열 종대로 움직이던 탱크는 잠시 멈칫했다. 이윽고 선두에 있던 탱크는 청년을 피해 방향을 틀었지만 청년은 다시 선두 탱크 앞에 서서 꼼작하 -
[만파식적] 모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24 00:05:00상류사회 사교모임이 활발했던 17세기 중엽 유럽에서는 비버 모자가 대유행했다. 당시 신사 복장에는 타조 깃털로 장식한 검은색 비버 모자가 필수품으로, 허리를 굽혀 인사할 때 우아한 동작으로 모자를 벗는 것이 예절이었다. 1638년 비버 모자 애호가인 영국 왕 찰스 1세가 “모자를 만들 때는 비버 가죽이나 털 외에 다른 것을 써서는 안 된다”는 포고령까지 내릴 정도였다.이 때문에 영국·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비버 -
[만파식적] 그림자전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23 00:05:00‘8,000㎞가량 떨어진 북한과 이스라엘이 지난 50여년 동안 그림자전쟁(shadow war)을 벌여왔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출신의 중동 전문가 제이 솔로몬은 최근 유대계 잡지 ‘태블릿’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란과 시리아의 핵·미사일 개발 배후에 북한이 있고 이스라엘은 이 고리를 끊기 위해 은밀한 첩보전을 펴왔다는 것이다. 20007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들은 오스트리아에서 이브라힘 오트만 시리 -
[만파식적] 월간 '샘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22 00:05:00‘요즘 집에 들어가면 동생들이 언니 몸에서 도나스 냄새가 난다고 한다. 어디서 맛있는 도나스를 혼자만 먹고 사오지 않았느냐고, 언니는 얌체라고 빈정거린다. (중략) 2년 동안 라면 공장에서 일한 탓으로 몸에 배어든 라면 냄새라는 것을 동생들이 알면 웃을까?’1970년 4월 월간 ‘샘터’의 창간호에 실린 한 여성 근로자의 글이다. 샘터는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교양지’를 표방하며 문고판형으로 창간됐는데 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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