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트럼프 스톡커] '80살 독재 의장' 누가 믿고 81년 UN 대체할까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126>

가자 재건한다더니…트럼프 사조직 된 평화위

"UN 하는 일 없다" 비난하다가 "대체할 수도"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운데 푸틴만 참여 의사

유럽은 집단으로 반발…중국 "개인 이익 단체"

비주류 20여 개국 출범…한국도 줄타기 필요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 1995~2002년 포르투갈 총리를 지낸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017년 반기문 전 사무총장에 이어 제9대 UN 수장으로 취임했다. 2021년 연임에 성공해 올해 12월 31일까지 UN을 이끌 예정이다. 기후와 난민 등 글로벌 이슈에 적극적으로 관여했으나, 임기 중 자국 우선주의와 강대국 패권 다툼이 심해지면서 UN의 위상도 크게 떨어졌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중동 가자지구 분쟁 종식을 위해 수립하겠다고 했던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를 UN을 대체하는 국제기구로 격상하려는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자신이 종신 의장을 맡아 사실상 퇴임 이후에도 국제 질서를 자기 위주로 재편해 보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문제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승전국 중심으로 국제 관계를 정리했던 UN과 달리 평화위원회의 지향점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더욱이 1946년생 고령인 트럼프 대통령 개인을 중심으로 한 국제기구가 장기 존속하기도 힘들다. 미국과 그린란드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는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순한 의도와 러시아의 참여에 반발하며 초반부터 평화위원회에 등을 돌리고 나섰다. 참여를 권유받은 한국도 국제 동향을 면밀히 살펴 신중하게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구 재건 위한다더니…트럼프 독재 조직 된 평화위원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평화위원회 헌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지난 15일(현지 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위원회의 초대 집행위원회를 발표했다. 위원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대통령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마크 로완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아자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 로버트 게이브리얼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 7명이었다. 위원회 수석고문은 위트코프 특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아리예 라이트스톤과 조시 그루엔바움 미국 연방 조달서비스 수장이 맡았다. 불가리아 출신인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UN 중동 특사는 가자지구 고위 대표로, 중동 내 미군 작전을 총괄하는 중부사령부 특수작전사령관 재스퍼 제퍼스 소장은 가자지구 국제안정화군(ISF) 사령관에 각각 임명됐다. 이때만 해도 평화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 2단계 이행을 위한 의사결정 기구 정도로 여겨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1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가자지구 평화 계획의 다음 단계에 공식적으로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0개 항의 평화 구상을 제안하면서 평화위원회를 가자지구의 임시 통치기구 형태로 제시한 바 있다. 가자지구 평화 구상 3단계는 휴전·비군사화·재건으로 구성됐고 같은 해 10월 1단계 휴전 합의가 성사됐다. 2단계인 비군사화는 팔레스타인 정파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 철수, 가자지구 내 과도 통치기구 수립 등을 골자로 한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 인질 시신의 반환과 이스라엘군 철수, 하마스 무장 해제 등은 아직 실행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 평화위원회가 순수하게 가자지구 재건만을 위한 조직이 아닌 것 같다는 의구심에서 비롯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평화위원회의 활동 범위가 글로벌 분쟁 지역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FT가 입수한 헌장 사본에 따르면 평화위원회는 “분쟁의 영향을 받거나 분쟁 위험 지역에서 안정성을 증진하고, 합법적인 통치로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기구”라고 명시했다. 게다가 헌장은 가자지구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더 민첩하고 효과적인 국제 평화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한 문구를 담았다.

헌장에 따르면 종신 의장을 맡은 트럼프 대통령은 회원국 가입·탈퇴 결정권, 위원회 결정 승인권, 찬반 동수인 사안에 대한 결정권, 산하 기관 설치·해산권 등의 권한을 모두 쥐었다. 거의 독재 기구와 다름없는 조항들이었다. 회원국의 임기는 3년이지만, 10억 달러(약 1조 4700억 원)를 낸 회원국은 이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위원회 가입 요청을 한국을 포함한 60여 개국에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레오 14세 교황의 바티칸에도 초청장을 보냈다.

맹비난에 그치지 않은 노골적 야심…“UN 대체할 수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UN본부. 뉴욕=윤경환 특파원


주요 외신들은 UN에 그간 비판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할 때 이를 대체할 수단으로 평화위원회를 만든 게 아니냐고 의심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부터 UN을 비판하다가 재집권 뒤에는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3일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도 “나는 7개의 전쟁을 종식시켰고 이들 국가의 지도자들과 협상했지만 협상 타결을 돕겠다는 UN의 전화를 한 통도 받지 못했다”며 57분 동안 UN을 맹비난했다. 또 이달 초에는 미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등 UN 산하 기구 31곳에서 발을 빼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1주년을 맞은 이달 20일 워싱턴DC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도 “UN은 내가 수많은 전쟁을 해결했음에도 나를 한 번도 도와준 적이 없다”며 ‘평화위원회가 UN을 대체하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UN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지만, 그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한 적이 없다”면서도 “나는 UN의 잠재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계속 운영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UN을 무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처음에는 원론적인 반응만 내놓았다. 파르한 하크 UN 부대변인은 18일 평화위원회 설립 헌장 관련 질의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UN 회원국들이 다양한 그룹으로 자유롭게 결집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UN은 계속해서 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UN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만들어진 국제연맹(LN)이 제2차 세계대전 발발을 막지 못하자 이보다 더 강한 조직으로서 탄생한 기구다. 1941년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중 이른바 ‘대서양 헌장’을 통해 전후 세계 평화 유지를 위한 원칙에 합의하며 초석을 다졌다. UN이라는 이름은 1942년 26개국 대표가 ‘연합국선언’에 서명할 때 루스벨트 대통령이 제안했다. UN은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5년 4~6월 50개국 대표들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모여 헌장을 작성하면서 공식적인 근거를 마련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24일 미국, 영국, 소련, 프랑스, 중국(당시에는 장제스 주석이 이끌던 국민당 정부) 등 상임이사국 5곳과 과반수 국가가 헌장을 비준하며 공식 출범했다. 지난해에 창설 80주년을 맞았다.

냉전 시절에는 미국과 소련 간 갈등으로 안전보장이사회가 마비되는 경우가 잦았다. 이런 가운데서도 전후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신생 독립국들이 대거 가입하며 회원국 수를 크게 늘렸다. 이 과정에서 UN의 범위는 전쟁 방지에서 인권, 환경, 빈곤 퇴치, 질병 예방 등 인류 공통의 과제로 크게 넓어졌다. 그러다가 2000년대 들어 세계 다극화,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되고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의 패권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그 위상이 느슨한 협의체처럼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에서 UN군의 도움을 얻어 공산화를 막을 수 있었다. 1991년에는 남북한이 동시에 UN에 가입했다. 2007~2016년에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여덟 번째 수장으로 이 조직을 이끌기도 했다.

가자 전쟁 당사국인 이스라엘도 난색…중국 “트럼프 사익 조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야욕이 깃든 평화위원회 참여에 각국은 난색을 표시했다. 가자지구 분쟁의 당사자이자 미국의 중동 우방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은 17일 성명을 내고 “가자집행위원회 구성에 관한 발표는 이스라엘과 조율되지 않았고 우리 정책에 반대된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이 우방인 미국을 비판한 것 자체가 드문 일이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내각에서 전쟁을 강행해야 한다는 극우 강경파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날 극우 성향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별도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가 군에 전쟁 복귀 준비를 명령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도 같은 날 성명에서 위원회 구성이 이스라엘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나마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굴복해 21일 위원회 초청을 수락했다. 미국의 최대 경쟁국이자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가운데 하나인 중국은 아예 이 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19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는 자국의 루샹 사회과학원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개인적 이익을 대변하는 데 그칠 뿐”이라며 “단순히 여러 국가를 소집한다고 해서 UN과 같은 기구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UN 홀대를 역이용하는 대표 국가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도 “UN을 중심으로 한 국제 체계와 국제법 기반의 질서를 유지하고 다자주의의 기초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도 같은 달 23일 UN 세계개발구상(GDI) 고위급 회의 연설에서 “현재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고조되면서 국제 개발 협력이 심각한 충격을 받았고 세계 경제 성장 동력은 약해졌다”며 “우리는 응당 UN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시스템을 수호하고 다자주의, 자유무역을 견지해 개방형 세계 경제를 구축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화위원회에 대한 평가는 또다른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에 의해 결정적으로 바뀌었다. 러시아가 위원회 합류에 긍정적인 의사를 보이면서 서방 국가들이 우르르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외교 채널들을 통해 평화위원회 합류 제안을 받았다”며 “모든 세부 사항을 명확히 하기 위해 미국 측과 접촉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취재진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위원회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국민이 통제하고 권력을 가진 모든 국가를 원한다”며 “그래서 푸틴 대통령을 초청했고 수락했다”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도 같은 날 내각 안보회의에서 미국 정부가 동결한 러시아 자산으로 영구 회원국 자격을 위한 10억 달러를 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제재로 동결된 자산을 평화위원회 참여에 쓰면서 종전 협상에서도 우위에 서겠다는 포석이었다.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3곳이 거절…푸틴 참여 가능성에 서방 세계 대거 등돌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러시아의 참여 의사에 가뜩이나 그린란드 병합 문제로 미국과 갈등 관계에 선 서방 국가들은 평화위원회에 더더욱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측근은 19일 AFP통신에 “프랑스는 평화위원회 참여 초청에 긍정적으로 답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가자지구 문제를 넘어 UN에 대한 존중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산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서 취재진과 만나 “마크롱 대통령은 곧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기에 아무도 그를 원하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에게 받은 “당신이 그린란드에 대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트루스소셜에 공개하며 망신 주기에 나서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마련한 주요 7개국(G7) 회의 초청도 거부했다.

미국의 전통적인 최우방인 영국도 평화위원회 초청을 거절하기로 했다. 이로써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5곳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두 곳을 제외하고 모두 거부 의사를 밝혔다. FT는 20일 영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키어 스타머 총리가 막대한 가입비를 내야 하는 데다 푸틴 대통령까지 참여하는 평화위원회에 가입할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독일,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스웨덴, 호주, 캐나다, 인도 등도 가입을 거절하거나 보류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의 동맹 관계인 일본의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2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평화위원회 헌장에 대해 미국, 관련국과 긴밀하게 의사소통하면서 세부 사항을 정밀 조사하고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나아가 아예 정면으로 집단 반기를 들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 뒤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활동 범위, 의사결정 체계, UN 헌장과의 정합성 등 평화위원회 헌장에 포함된 여러 요소에 심각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도 21일 X(옛 트위터) 글을 올리고 “UN 헌장은 국제 관계의 토대이자 평화, 지속가능한 발전, 인권의 기반”이라며 “지도자들이 국제법을 짓밟고 어떤 규칙을 따를지 골라서 선택할 때 세계 질서를 훼손하고 위험한 선례를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소수의 개인이 글로벌 담론을 왜곡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거나, 공적 토론의 조건을 좌우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불평등과 제도, 공유된 가치의 부패에 직면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나 국제법에 근거하지 않은 평화위원회 역할 확대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비주류 20여 개국으로 반쪽 출범…한국도 신중히 줄타기해야


팔레스타인의 어린이들이 22일(현지 시간) 가자지구의 한 매립지에서 요리와 난방을 위해 태울 플라스틱과 종이를 수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위원회는 22일 다보스 포럼 행사장에서 강대국은 없이 비주류 국가들만 모인 반쪽 기구로 공식 출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가 참여하고 싶어 하고 59개국이 서명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모인 나라는 20여 개국에 불과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평화위원회 헌장에 서명한 국가는 알바니아, 아르헨티나,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바레인, 벨라루스, 불가리아, 이집트, 헝가리,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요르단, 카자흐스탄, 코소보, 쿠웨이트, 몽골, 모로코, 파키스탄, 파라과이,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이었다. 독재와 인권 탄압, 러시아 지원을 이유로 국제적으로 고립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20일 평화위원회에 가입하는 문서에 서명했다면서도 영구 가입금인 10억 달러는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쿠슈너는 이날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화려한 고층 건물과 동심원 형태로 배열된 아파트 단지 이미지가 담긴 슬라이드를 가자지구의 미래 청사진으로 공개했다. 쿠슈너가 공개한 지도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지중해 해안은 관광지로 지정돼 해안을 따라 고층 타워 180개 동이 들어선다. ‘뉴 라파’로 불리는 주거 구역은 아파트가 들어선 계획도시로 만들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직후인 지난해 2월 4일에도 가자지구의 200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모두 요르단이나 이집트로 강제 이주시킨 뒤 미국이 이 지역을 차지해 중동 지중해변의 ‘리비에라’ 휴양도시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가 아랍 국가들의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지나치게 한 사람을 중심으로 조성된 국제 기구 출범에 미국의 여론도 싸늘한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은 서명식에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 지지자로 알려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비롯해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등 일부만 참석한 점을 두고 “평화위원회가 ‘악당들 모음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유럽 관리들 사이에 퍼져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제나 비판적인 뉴욕타임스(NYT)는 평화위원회 출범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국제 체제를 해체하고 자신이 중심이 된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려는 최근 사례”라고 비평했다. 마크 웰러 케임브리지대 국제법 교수는 NYT에 “이는 UN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며 “이 계획은 한 개인이 자신의 모습대로 세계 질서를 장악하려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평화위원회의 로고가 UN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 개인을 중심으로 국제 체제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은 성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최대 동맹 세력인 유럽의 불신이 너무 커진 데다 경쟁국인 중국도 이를 가만히 두고 볼 리가 없는 까닭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지 않는 푸틴 대통령도 평화 자체보다는 개인과 자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이 단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역력하다. 아직 가입을 결정하지 않은 한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과 다른 나라의 기류를 면밀히 살펴 줄타기 외교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해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한 대외 정책이 주식·원자재·채권·가상화폐 등 모든 금융시장에 너무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