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을 사칭한 범죄 조직에 속아 중국으로 출국한 20대 남성이 퇴직을 앞둔 베테랑 경찰관의 신속한 대응으로 무사히 구조됐다.
제주경찰청은 22일 제주서부경찰서 연동지구대 소속 함병희 경감이 국정원 사칭 범죄에 연루돼 해외로 출국한 20대 남성 A씨를 구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가족은 지난 20일 오전 7시 35분쯤 연동지구대를 찾아 "10년 넘게 우울증을 앓아온 아들이 범죄 조직에 연루돼 해외로 출국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확인 결과 A씨는 전날인 19일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신원 불명의 인물로부터 "국정원 직원인데 중국 상하이를 거쳐 캄보디아 등 제3국으로 망명시켜 주겠다"는 말을 듣고 이를 믿었다. 그는 20일 오전 7시 30분쯤 제주에서 상하이로 향하는 항공편에 탑승해 이미 출국한 상태였다.
함 경감은 A씨가 범죄조직에 의해 납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상하이 입국 이후에는 소재 파악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즉각 대응에 나섰다. 먼저 제주국제공항 내 중국 항공사 매니저를 통해 상하이행 항공편 승무원에게 연락해 항공기 착륙 후 A씨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을 최대한 지연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동시에 주상하이 대한민국 총영사관 긴급 당직번호로 연락해 상황을 공유했고, 영사관 측으로부터 A씨의 입국 절차를 최대한 지연시키겠다는 협조를 받아냈다. 또 A씨의 보호자를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 출발 상하이행 항공편에 태워 현지로 가도록 조치했다.
이 같은 공조 끝에 총영사관은 상하이 공항에서 A씨를 발견해 신병을 보호했고, 이후 도착한 가족에게 무사히 인계했다. 자칫 범죄조직에 납치돼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함 경감의 신속한 판단과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조로 별다른 피해 없이 사건이 마무리됐다. 사건이 일단락된 당일 오후 A씨와 가족은 다시 연동지구대를 찾아 "아들을 찾은 건 경찰관 덕분"이라며 "가족같이 대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감사를 전했다. 오는 6월 퇴직을 앞둔 함병희 경감은 "마지막까지 도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경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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