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 성장 전략의 대전환, 권력기관 개혁을 골자로 한 2년 차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올해를 ‘대도약의 출발점’으로 규정하고 지방 주도, 양극화 해소, 안전, 문화, 평화 등 5대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오직 국민의 삶’을 국정 운영 원칙으로 삼아 탈이념·탈진영·탈정쟁의 현실적 실용주의로 나아가자고도 했다. 정부의 자원과 역량을 완전히 재배치해 저성장 국면을 극복하고 성장 과실을 골고루 나누자는 것은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기업과 야당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는 듯해 아쉬움이 크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성장’을 31번이나 강조했으나 노동 등 구조 개혁이나 규제 완화 등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성장의 주역은 기업이다. 이 대통령도 기업 주도 성장론을 강조하지만 실제 정책은 딴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상법 개정, 노란봉투법, 법인세율 인상 등에 이어 자사주 매각 의무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근로자 추정제’ 등도 강행하려 한다. 반면 주52시간제 완화,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등에는 소극적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기업 옥죄기, 친노동 법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기업 활력과 일자리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대통령은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을 요구하며 7일째 단식 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단독 영수회담에 대해 “지금은 여야 간 대화가 우선”이라며 사실상 거절했다. 여야 간 통일교·신천지 특검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도 야당 탓으로 돌렸다. 설령 국민의힘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태를 보이더라도 제1야당은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국민 통합은커녕 사회 분열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정면충돌하는 등 대내외적 도전에 직면했다. 이런 복합 위기 국면을 극복하려면 정치권부터 협치 정신을 되살려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말로만 ‘성장 우선’을 외치지 말고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계단식 규제를 풀고 노동 유연성 제고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 그래야 기업 혁신이 살아나고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 대한민국 성장 지도를 다시 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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