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산업재해 예방 관련 입법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고용노동부를 향해 “국회에 빌어서라도 빨리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근절은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줄곧 강조해온 사안이지만 진행이 더디자 공개 석상에서 관련 부처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2회 국무회의에서 노동부 보고를 받던 중 김영훈 노동부 장관에게 산재 방지 법안을 가리켜 “몇 달 됐는지 모르겠는데 수를 내서 빨리빨리 하라”고 말했다. 노동부 발표 자료에 ‘산재 보상 처리 기간 단축, 중대재해 원인 조사 결과 공개 등 산재 대비 안전망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데 대해 이 대통령은 “제가 취임 직후부터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데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장관에게 “제도 개선은 다 하고 있냐”고 묻자 김 장관은 “입법이 안 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야당이 일부 반대하고 있다”며 “과징금 제도에 대해서는 약간 반대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반대하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묶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야당이 반대하면 못 하는 것이냐”며 “비는 실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 더 싹싹 빌어보라”고 촉구했다. 김 장관은 “구정 전에는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1월 임시국회에서 다수 반복 사망 사고 발생 사업장에 대한 과징금 부과, 중대재해 빈발 시 등록 말소 신청 근거 신설 등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재계에서는 산재 과징금이 올라가면 산재 방지 효과는 미미한 대신 공사 발주가 급감하는 등의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가뜩이나 악화된 내수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민간인이 무인기를 제작해 북한에 날려 보낸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는 일을 두고서는 “전쟁 개시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정보 수집 활동을 위해 (무인기를 보내는 일을) 어떻게 민간인이 상상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수사를 계속 해봐야겠지만 국가기관이 연관돼 있다는 설도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보면 민간인이 멋대로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것인데 북한에 총을 쏜 것과 똑같지 않느냐”며 “철저히 수사해 다시는 이런 짓을 못 하게 엄중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사를 향한 경고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어디라고 말을 안 하겠는데, 예를 들어 법원이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고 무죄를 내리거나 공소기각하면 보통은 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검찰) 기소가 무리했다고 비판하는데 특정 사안의 경우 무조건 검찰 편을 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법원이 잘못했다, 검찰이 잘했다는 뉘앙스는 꼭 정치적 사건, 그중에서도 특정 영역에서만 그렇다”며 “최소한 공중파라든지 이런 특혜를 받는 영역은 중립성과 공정성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부분 항소 등과 관련한 일부 언론의 보도 태도를 문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및 소형모듈원전(SMR) 도입 계획에 대해서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난타전을 하더라도 따로 헤어져 싸우지 말고 모여서 논쟁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산업통상부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 강화 전략을 놓고 “공급망의 국가 의존성이 높으면 언제 돌변해 공격할지 모르는 시대가 됐다”며 “안보 측면이 매우 중요한 만큼 소부장 독립과 지원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국내 생리대 가격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주 기본적인 품질을 갖춘 생리대를 싸게 만들어 무상 공급하는 방안을 연구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이 대통령의 만기친람식 업무 스타일이 고스란히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한편 3대(내란, 김건희, 채 상병) 특검의 미진한 부분과 새로운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2차 종합특검법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달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주도로 해당 법안이 처리된 지 나흘 만이다. 2차 종합특검법의 수사 대상은 3대 특검에서 다루지 못한 17가지 사안이며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을 포함해 최장 170일이다.
청와대는 통합 지방정부에 대한 체계적인 재정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통합 지방정부 재정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이날 밝혔다. TF 단장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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