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시행 예정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의 원·하청 교섭 절차가 종전보다 노동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바뀐다. 고용노동부가 원청과 교섭하려는 하청 노조의 ‘교섭 단위 분리’를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 안에서 보다 쉽게 인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란봉투법 시행령 개정안 수정안을 21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재입법예고한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해 11월 노란봉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당시 핵심은 원청 사용자 측과 하청 노조 간 원·하청 교섭을 지원하기 위해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 안에서 교섭 단위 분리 제도를 활용하겠다는 것이었다. 대기업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는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각각 사측과 별도 교섭할 수 있도록 하고 하청 내부에서도 이해관계 등에 따라 교섭 단위를 나눌 수 있는 절차와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다만 노사 모두는 당시 입법예고안에 우려를 나타냈다. 경영계는 원·하청 관계뿐 아니라 기존 원청 노조 간에도 교섭 단위 분리가 인정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원청 노조의 교섭 단위가 쪼개질 경우 사용자 측의 교섭 부담이 그만큼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반대로 하청 노조의 교섭 단위 분리가 실제로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섭 단위 분리 제도는 노란봉투법 입법 논의 이전에도 ‘사문화된 제도’라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제도만 마련한다고 실효성이 담보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노동부는 이번 재입법예고안에서 원·하청 교섭이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진행된다는 방향은 유지했다. 다만 노사 의견을 반영해 교섭 단위 분리·통합 기준을 보다 세분화했다. 예컨대 기존 입법예고안에 담긴 ‘근로자 간 이해관계 공통성’ 기준을 ‘노동조합 간 이해관계 공통성’으로 변경했다. 이 경우 하청 노조 간 교섭 단위 분리가 상대적으로 용이해질 수 있다.
또 노동부는 원칙적으로 원청 노조 간에는 교섭 단위 분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재입법예고안에 명시했다.
경영계에서는 하청 노조의 교섭 단위 분리를 보다 쉽게 만든 재입법예고안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이 상대해야 할 하청 노조가 늘어나 교섭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노사 자율 교섭을 원했던 노동계는 이번 수정안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노동부 관계자는 “교섭 창구 단일화 규정 적용은 노동조합법에 근거한다”며 “교섭 절차를 담당하는 노동위원회는 교섭 창구 단일화를 통해 원청 사용자 측이 교섭 대상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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