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은 유난히 긴장감이 커보인다. 지난해 연달아 공포된 상법 개정과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 추진, 주주행동주의 확산이라는 3대 요소가 한꺼번에 겹치기 때문이다. 이제 주총은 단순한 연례 행사가 아니라 기업의 지배 구조와 주주 소통 역량이 실제 시험대에 오르는 자리로 변하고 있다.
첫 번째 파도는 상법 개정이다. 많은 상장사들이 이번 주총에서 개정 내용을 반영하기 위한 정관 변경 안건 상정을 준비하고 있다. 사외이사 명칭이 독립이사로 바뀐다. 독립이사 구성비율 요건에 대비해야 하고, 감사위원 선임 시 의결권 제한(3%룰) 확대와 분리선출 감사위원 수 증원, 집중투표제 의무화까지 반영된다. 시행 시점은 순차적이지만 시장의 시선은 이미 ‘준비가 됐나’를 묻기 시작한다. 대규모 상장사는 올 9월 10일까지 분리선출 감사위원 증원이 완료돼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정기주총에서 감사위원회 구성의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기관 투자가의 변화다.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스튜어드십 코드 역시 올해부터 이행 점검이 본격화 된다. 그 결과 올해 주총에서는 안건의 찬반을 넘어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등 같은 질문이 더 자주 나올 수 있다.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감사(위원) 선임, 보수 승인 등 거의 모든 안건이 주주관여 활동의 대상이 된다.
세 번째 파도는 행동주의의 확산이다. 최근 경영권 분쟁 관련 공시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 기관투자가보다 소액주주연대가 주주제안을 더 많이 제기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올해는 특히 상법 개정에 대한 정보가 널리 확산된 만큼, 기업이 예상하지 못한 형태의 주주 제안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기업은 정관 정비와 다양한 배경의 사외이사 후보 확보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두 번째로 실적 발표 단계부터 주주환원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주총 대응은 법무·IR·재무·인사 등 유관 부서가 하나의 메시지로 정합성을 갖추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사회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이해상충 검토와 절차적 정당성을 더 촘촘히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주총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변화는 부담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주주 신뢰를 확보하는 기업에게는 평가가 달라지는 기회이기도 하다. 결국 승부는 주총 당일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얼마나 준비하고 소통했는지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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