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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사기 회생'이라는데…"채권자 손해 등 따져봐야"

■홈플러스 회생 둘러싼 법적 쟁점은

상환전환우선주, 부채→자본으로 재분류

"변제 가능한 구조에선 피해 단정 어려워"

부동산 가치 고의 과대평가도 해석 분분

법원 "혐의소명 부족"…법리다툼 치열할듯





법원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검찰의 ‘사기 회생’ 프레임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법원이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데다, 회생업계에서도 ‘사기 회생으로 단정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에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자 손실, 고의성 등까지 따져봐야 할 부문이 많아 향후 수사·재판에서 MBK파트너스·검찰 사이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김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 등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김사)를 거쳐 14일 새벽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사건의 피해 결과가 매우 중한 것은 분명하나,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검찰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회계 처리와 채권 발행, 부동산 자산 평가 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구속의 필요성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생 절차 실무에서 형사 책임으로 이어지는 사기 회생의 핵심 요건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채권자에게 실질적 손해가 발생하는 구조인지 또 이를 의도적으로 속이려고 한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다.

회생 전문 변호사는 “자산을 숨기거나 빼돌려 변제 능력이 없는 것처럼 꾸미거나, 존재하지 않는 채무를 만들어 기존 채권자 몫을 줄이는 경우가 전형적인 사기 회생”이라며 “홈플러스 사안이 여기에 그대로 들어맞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홈플러스 회생 절차가 사기 회생이라고 의심하는 첫 번째 대목은 RCPS다. 이는 주식의 성격을 가지면서도 상환권이 붙어있어 회계상 부채 또는 자본으로 분류될 수 있는 금융 상품. 검찰은 MBK파트너스가 이를 부채에서 자본으로 변경해 재무 건전성을 부풀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다만 회생업계에서는 해당 판단이 실제 채권자들에게 불리한 결과를 낳았는지부터 따져봐야 사기 회생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회생업계 관계자는 “청산 시 채권자 전원에게 전액 변제가 가능한 구조라면, RCPS를 자본으로 재분류했다고 해서 곧바로 채권자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핵심은 실제로 빚을 늘리거나 갚을 재원을 줄였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의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의 조사 과정에서 파악된 홈플러스의 총부채는 약 2조 8000억 원 수준이다. 반면, 점포 매각 등 청산을 통해 현금화 가능한 자산 가치는 약 3조 7000억 원으로 거론된다.

검찰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한 상태에서 만기가 짧은 단기성 채권(기업어음 등)을 발행·판매했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회생업계에서는 이 사안을 회생법 위반으로 보기보다는, 투자자 보호와 정보 제공 의무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할 자본시장법적 쟁점에 가깝다고 본다.

또 다른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단기성 상품의 발행·판매 당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같은 핵심 정보가 투자자에게 충분히 전달됐는지가 관건이지, 단순히 채권을 발행했다는 사실만으로 사기회생을 논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의 부동산 가치 평가를 둘러싼 ‘부풀리기’ 의혹도 법리적 해석이 엇갈리는 부분이다. 검찰은 홈플러스가 지난해 5월 보유 토지 자산을 재평가하며 가치를 부풀려 약 7000억원대로 평가한 부분도 분식회계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회생 업계에서는 고의적 과대평가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회생 기업의 인수합병(M&A)를 자문하는 한 관계자는 “조사위원이 자산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산정할 경우 오히려 채권자 이익을 해쳤다는 이유로 배임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며 “단순한 평가 결과 차이만으로 고의적 과대평가를 단정해 형사 책임으로 연결하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매각과 함께 자체 회생계획안을 마련 중이다. 1~2월 중 DIP 금융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2월 말까지 회생계획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후 재무구조 개선을 거쳐 새 인수자 확보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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