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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열차 위로 거대한 크레인이 '쿵'…태국 공사장 붕괴, 한국인 포함 32명 사망

AP연합뉴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일환으로 추진 중인 태국 고속철도 건설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붕괴해 운행 중이던 열차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당국은 사상자가 30명을 넘는 대형 참사로 보고 있으며, 태국 정부는 시공사 책임 규명에 들어갔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AFP·태국 더네이션 등에 따르면 사고는 오전 태국 중부 나콘라차시마주 시키오 지역에서 발생했다. 고가 철도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던 대형 크레인이 무너져 인근 기존 철로 위로 떨어졌고, 당시 수도 방콕에서 우본라차타니주로 이동 중이던 열차 일부 객차를 덮쳤다. 충격으로 열차가 탈선해 화재가 발생했다.

태국 공중보건부에 따르면 15일 기준 사망자는 32명, 실종자는 3명이며 부상자는 64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 가운데 7명은 중태 상태다. 사망자 중 한국인 남성 1명이 포함됐다. 사고 당시 열차에는 195명이 탑승한 상태였고 시속 약 120㎞로 주행 중이었다.

현장에서는 기존 지상 철로 위에 고속열차용 고가 철로를 올리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며, 크레인이 콘크리트 보를 들어 올리던 중 균형을 잃은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 주민은 AFP에 “세 차례 큰 소리가 난 뒤 현장을 확인하니 크레인이 객차 위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금속 구조물이 두 번째 객차 중앙부를 강타했다고 증언했다.



열차 객실의 창문이 수동 개폐가 불가능한 구조였고 출입문이 자동식이어서 사고 직후 대피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태국 교통부는 국영철도(SRT)에 즉각적인 조사 지시를 내렸다. 사고가 발생한 고속철도 노선은 방콕과 농카이주를 연결하는 약 600㎞ 구간으로, 중국 지원을 받는 일대일로 인프라 프로젝트에 포함돼 있다. 완공 시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라오스, 태국을 잇는 고속철도망 구축이 계획돼 있다. 최고 시속은 250㎞로 설정돼 있으며, 2030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공사는 태국 건설사 ITD와 중국 국영기업 CREC이 합작한 ITD-CREC 컨소시엄이 맡고 있다. 이 기업은 과거에도 대형 붕괴 사고를 일으킨 전력이 있다. 2023년 미얀마 강진 당시 방콕 시내에서 붕괴한 30층 규모 감사원 신청사를 시공한 곳도 ITD-CREC이었다. 당시 95명이 숨졌고 태국 당국은 설계·시공 문제를 제기하며 관계자 10여명을 기소했다. 중국산 자재 사용 의혹도 불거졌으며 소속 임원이 체포된 바 있다. 2024년 8월에도 같은 나콘라차시마주 공사 구간에서 터널 붕괴로 작업자 3명이 사망했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이번 사고 직후 “동종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시공사에 대한 제재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사고를 일으킨 건설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도 사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오닝 대변인은 “관련 프로젝트와 인력 안전을 중요하게 본다”며 사망자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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