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은 가운데 서울시 시내버스 파업까지 겹친 13일 서울 곳곳에서는 하루 종일 혼란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도로 결빙에 따른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시가 대중교통 이용을 권고한 상황에서 시내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되자 출근길은 물론 점심시간이나 퇴근길까지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평소라면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북적여야 할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버스 정류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간혹 시민 한두 명이 파업 해제 여부를 확인하러 왔다가 전광판의 버스 번호 옆에 ‘차고지’라고 쓰인 빨간색 글씨를 보고 발걸음을 돌릴 뿐이었다. 광화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박 모(35) 씨는 “점심 약속이 있어 1호선 종로5가역까지 가야 하는데 지하철은 갈아타는 게 번거로워서 그냥 걸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파업에 따른 ‘교통 대란’은 이날 이른 새벽부터 시작됐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 협상 최종 결렬 소식이 전해진 것은 이날 오전 1시 30분께. 서울 시내를 오가던 64개 업체 394개 노선의 시내버스 7382대가 파업으로 운행을 멈췄다. 오전 7시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버스 정류장에는 파업 소식을 미처 접하지 못한 채 나왔다가 혼란스러워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스마트폰 지도 앱을 켜고 경기 시내버스 등 다른 수단을 찾느라 분주했다. 출근을 위해 평소 시내버스를 이용한다는 직장인 한 모(37) 씨는 “집을 나오자마자 지도 앱을 켰는데 전부 ‘도착 정보 없음’이라고 떠서 오류인 줄 알았는데 정류장에 나와서야 파업인 것을 깨달았다”며 “8시 30분까지 광화문으로 가야 하는데 빙판길이라 뛰지도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인도는 전날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붙는 바람에 발걸음을 재촉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는 대체 수단 투입에 나섰다. 신촌의 한 버스 정류장에 무료 셔틀버스가 도착하자 “신촌역까지 가는 것 맞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기사가 고개를 끄덕이자 시민들이 몰리면서 버스는 순식간에 만석이 됐다. 뒤이어 버스 한 대가 정류장에 진입하자 시민들은 “평소대로 운영하는 거냐” “원래 가던 길 그대로 가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부랴부랴 택시를 잡아 타려던 시민들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직장인 강민정(29) 씨는 “급하게 택시를 불렀는데 10분 넘게 기다려도 잡히지 않더라”며 “다른 앱을 내려받아서 몇 번을 시도한 끝에 겨우 택시를 잡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버스와 택시에서 밀려난 발걸음은 지하철로 쏠리면서 주요 지하철역은 큰 혼잡을 빚었다. 승강장에 진입한 열차는 이미 만원 상태였고 무리한 탑승을 두고 고성이 오가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날 오전 5~7시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이용객은 전주보다 34.5% 많았다.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1·4호선 서울역, 3호선 양재역 등의 이용객 역시 전주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끌고 나온 시민들도 늘면서 시내 도로 곳곳에서는 하루 종일 정체가 이어졌다. 서울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제외한 시내 버스전용차로 69.8㎞ 전 구간의 운영을 중단했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는 파업이 끝날 때까지 비상 수송 대책을 가동할 방침이다. 지하철 운행은 하루 172회 늘리고 출퇴근 혼잡 시간 운행을 1시간씩 늘리며 지하철역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비상 수송 대책을 점검하며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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