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돈로 독트린(Donroe Doctrine)’을 내세워 군사·자원 패권 행보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대상국 자산을 사들이는 이른바 ‘돈로 트레이드’에 뛰어들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개입 이후 현지 국채 가격이 랠리를 펼치자 주요 헤지펀드와 투자회사들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출장을 잇따라 잡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국채 투자를 넘어 베네수엘라 정부의 미지급 부채나 국유화된 기업들이 보유한 중재 청구권 등 틈새 금융 상품에까지 관심을 뻗친 상황이다.
영국령 건지섬에 본사를 둔 카나이마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5년 전부터 베네수엘라 부채에 투자해왔으며, 최근 1년 새 글로벌 펀드 수익률이 약 150%를 기록했다.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이 회사의 셀레스티노 아모레 공동 설립자는 “이것은 훨씬 더 큰 거래의 시작일 뿐”이라며 2~3월 중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부동산 및 인프라 투자 펀드 출시를 타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의 컨설팅 회사 시그넘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역시 투자 전망을 평가하기 위한 베네수엘라 출장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이 방문 일정을 두고 헤지펀드와 국부펀드, 은행은 물론 부동산 개발업자와 석유·건설 등 다양한 산업 임원들이 동행을 요청하고 있다. 찰스 마이어스 시그넘 회장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트럼프 행정부와 두 차례 접촉해 베네수엘라 정부 및 산업계 주요 인사들과의 연결을 지원한 바 있다. 마이어스 회장은 “지난해 우크라이나나 시리아에 유사한 출장을 주선했지만, 방문 때보다 서너 배 많은 요청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베네수엘라를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타깃으로 거론되는 콜롬비아, 쿠바, 그린란드 등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얼렌 캐피털의 브루노 슈넬러 대표는 “많은 신흥국 헤지펀드들이 현재 상황을 일회성 거래가 아니라 정권 교체와 정책 충격, 자본 통제 및 재편이 가져올 새로운 기회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펀드는 특수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네티컷 소재의 캐로네이드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말 미군의 카리브해 증강 배치 움직임이 포착되자, 과거 우고 차베스 정권 시절 자산이 국유화된 서방 기업들이 가진 ‘중재 청구권’ 매입에 나섰다. 국채 가격 상승에 따라 청구권의 가치도 회복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과거 러시아, 미얀마, 이라크 등 외국 투자 개방 기대감에 자금을 쏟았다가 분쟁, 부패, 통화 위기로 돈을 날린 투자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베네수엘라의 황폐화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하는 과정이 험난할 수 있고, 주요 채권국인 중국이 얽혀 있어 부채 구조조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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