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는 기후위기와 분쟁,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가 반복되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은 발생 빈도와 강도가 동시에 커지고 있으며 분쟁과 정치적 불안 역시 단기간에 해소되기보다 장기화되고 있다.
유엔 인도적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전 세계 어린이 5명 중 1명에 해당하는 약 4억 명이 현재 분쟁 지역에 거주하거나 분쟁으로 인해 강제 이주하고 있다. 이는 위기가 특정 지역이나 단기간에 국한되지 않고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OCHA는 올해 인도적 지원 수요가 가용 자원을 크게 초과해 인도주의 체계가 필요한 지원의 일부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구호 활동은 재난과 분쟁·빈곤 등으로 위기에 놓인 이웃을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라 보호하고 지원하는 국제사회의 핵심적 실천이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 각국 정부, 시민사회와 민간단체들이 협력하며 공적개발원조(ODA) 등 다양한 재원을 바탕으로 국제적 연대와 공동 대응을 이뤄간다. 이런 국제 구호는 위기 지역의 불안정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현실 속에서 인도적 책임을 넘어 국제 평화와 협력, 그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투자로 인식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제 구호의 역할은 생존 중심의 긴급 대응에 머무르지 않고 회복과 자립, 나아가 지역사회가 스스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반복되는 재난과 장기화된 분쟁 환경 속에서 일시적 지원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인도적 지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영역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1989년 국내 최초의 국제 구호 개발 비정부기구(NGO)로 설립된 후 30여 년간 세계 재난·재해 현장에서 긴급 구호와 회복 지원을 해왔다. 지난해 3월 미얀마 중부 사가잉주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한 직후 식량, 생필품, 임시 주거 지원을 통해 피해 주민의 기본 생활 회복을 도왔다. 또 기후위기로 인한 극심한 가뭄으로 130만 명이 영양실조 위험에 놓인 마다가스카르의 식량 불안 지역에서는 코이카(KOICA)와 협력해 긴급 지원과 기후 적응 농업 훈련, 생계 지원을 전개함으로써 장기적 자립 기반을 마련했다. 아울러 국제기구 및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인도적 지원을 수행하며 지역 공동체가 스스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데 힘쓰고 있다.
앞으로 기아대책은 인도적 지원 2030 로드맵에 따라 재난 이전부터 대비하는 재난 위험 경감 사업을 확대하고 장기화되는 난민 위기 속에서도 회복과 자립이 가능한 지원 구조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또 현지 NGO와의 협력을 확대해 인도적 지원의 기획과 실행 과정에서 현지 주도(Localization)로 전환, 위기 대응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고자 한다.
국제 구호는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불안정한 세계 속에서 인도적 지원은 인류 공동의 책임이자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투자다. 새해를 맞아 위기 속 이웃의 고통에 더 많은 관심과 연대가 이어지길 기대하며 그 연대가 다시 일어설 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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