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무에서 근로자의 복지 증진이나 사회공헌, 혹은 업무 편의를 위해 급여의 일부를 미리 떼고 지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입사 시 '급여공제 동의서'를 일괄적으로 징구하여 매달 일정 금액을 공제하거나 인센티브의 일정 비율을 적립하는 방식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법원은 이러한 방식이 근로자의 자발적 동의에 기초했더라도 근로기준법상 '임금 전액지급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면서, 예외적으로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임금 일부를 공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가 임금 지급을 지체하거나 마음대로 공제하는 것을 방지하여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판례 역시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에 공제 근거가 있더라도 그것이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면 해당 공제는 효력이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즉, 노사 합의를 통해 취업규칙을 개정하거나 근로자 개개인과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그것이 '단체협약'이라는 형식을 갖추지 못했다면 법령상 예외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를 법리적으로 보면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기한 공제의 경우와 같이 예외적인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이상 입사 시점에 장래에 발생할 임금에 대해 사전 동의를 받는 방식의 임금 공제는 법률상 유효한 임금 포기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지급청구권이 구체적으로 발생한 임금의 경우 그 처분권이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지므로, 근로자가 이를 사후에 포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유효한 상황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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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업은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기존의 급여 공제 시스템을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임금 전액을 근로자에게 지급한 뒤, 근로자가 자신의 계좌에서 직접 기부하거나 납부하게 하는 것이다. 만약 행정적 효율성을 위해 전산상 사전 공제 방식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입사 시 사전 동의라는 방식은 지양하고 매 임금 지급 시마다 개별적 동의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비교적 안전하다. 임금 전액지급 원칙은 노사 간의 신뢰를 지탱하는 가장 기초적인 법적 장치다.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사회공헌 활동이고 직원들도 모두 찬성했다는 명분은 분쟁 상황에서 방어막이 되지 못한다. 회사의 임금 관리 관행이 법령과 단체협약이라는 견고한 테두리 안에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관행과 사전 동의라는 불안한 토대 위에 있는지 잘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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