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인구 감소로 인력난이 심화되는 일본에서 주요 기업들이 미혼 직원을 대상으로 한 ‘소개팅 복지’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연애와 결혼을 개인의 영역에 맡겨왔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직원의 삶 전반을 지원해 조직 정착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결혼 장려 정책과 맞물리며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1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대기업을 비롯한 민간·공공 부문이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복지 프로그램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도요타자동차, 미쓰비시UFJ은행(MUFG) 등을 포함해 약 1500개 기업과 기관이 미혼 직원 전용 매칭 서비스를 공식 복지로 제공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재직 여부 인증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고, 결혼 의향을 중심으로 상대를 연결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기업들이 소개팅 주선에까지 나서게 된 배경에는 미혼 직원들의 누적된 불만이 있다. 일본 기업 복지는 그동안 육아휴직·병간호 휴직자 중심으로 설계돼 왔고, 이로 인한 업무 공백은 주로 미혼 직원들이 야근과 초과근무로 메워왔다. 그러나 이들은 정작 복지 혜택에서 소외됐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해 왔다.
신용카드사 오리엔트코퍼레이션(오리코)은 전체 직원의 40% 이상이 미혼이라는 점을 고려해 지난해 4월 해당 앱을 도입했다. 도입 이후 176명이 서비스를 이용했고, 이 가운데 17명이 실제 교제를 시작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다이토트러스트건설은 동료의 휴직으로 업무 부담을 떠안은 직원에게 최대 3만 엔(약 28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한편, 소개팅 앱 이용권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회사 측은 미혼 직원 약 3000명 가운데 60%가 앱 기반 만남에 거부감이 없는 20~30대라는 점이 제도 도입을 앞당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일본 정부의 저출산 대응 기조와도 궤를 같이한다. 일본 정부는 출산율 하락을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고 아동수당 확대, 출산·육아 비용 경감,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확대, 보육시설 확충 등을 포함한 이른바 ‘이차원 저출산 대책’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결혼 자체를 장려하는 정책에도 힘을 싣고 있다.
도쿄도는 2024년부터 자체 제작한 소개팅 앱을 운영하고 있다. 가입 시 ‘독신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해 신뢰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도쿄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도 AI 기반 매칭 앱과 공공 결혼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미혼 남녀의 만남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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