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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세계사 시각에서 본 ‘태평천국의 난’

■천국의 가을 (스티븐 플랫 지음, 글항아리 펴냄)





“중국의 반봉건·반제국주의 운동의 출발점이자 근대 농민운동의 시작으로 ‘신사’라고 불리는 한인 관료들에 의해 진압됐다. 이후 쑨원과 공산당의 혁명 이념에 영향을 주었다.” 우리나라 교과서에 간략히 설명돼 있는 중국 ‘태평천국의 난’에 대한 설명이다.

최근 출간된 ‘천국의 가을(원제 Autumn in the heavenly kingdom)’은 1851년부터 1864년까지 발생한 태평천국의 난을 조명한 책이다. 전체가 700여 쪽이나 되는 이른바 벽돌책이다. 미국 매사추세츠대에서 중국사를 가르치는 저자는 이를 국제적인 시각을 통해 보자고 한다.

그동안 중국이나 세계 학계에서는 다양한 시각으로 이 사건을 다루었다. 일부는 태평천국을 억압받는 다수 민족 집단이 소수 민족 지배층에 맞선 반란이자 기독교 종교 운동으로 봤다. 중국 공산당은 공산주의의 유토피아적 선구자로, 개혁주의자들은 전통 제국을 근대화할 절호의 기회를 놓친 사건으로 여겼다.



저자는 태평천국의 난이 중국의 내전이고 유럽과 미국 등 전세계와 실타래처럼 얽혀 있었다고 말한다. 태평천국을 19세기 중반 국제 정세의 주요 흐름에 놓고 미국의 남북전쟁과 동시에 다루고 있다. 신문기자로 중국 뉴스를 전한 칼 마르크스의 사설, 참전 여부를 둘러싼 영국 의회에서의 논쟁과 같은 동시대 사건들을 인용해 이 중국의 내전이 세계적 차원을 지닌 사건이라고 주장한다.

중국과 미국의 내전에 모두 관여했던 당시 최강대국 영국은 겉으로 중립 정책을 고수했지만 결과적으로 두 나라의 운명을 바꾸게 된다. 중국에서는 간여로 청나라의 존속을 돕고, 미국에서는 방관으로 북부의 승리에 기여한다.

책은 그동안 유명했던 태평천국의 지도자 홍수전보다 그의 사촌이자 총리 역할이었던 홍인간에 대해 주목한다. 한인 증국번이 반란 진압 후 만주족 청에 그대로 충성해 부대를 해산한 스토리도 흥미롭게 전개한다. 반란의 이쪽저쪽에 끼어든 외국인들의 모습에서 전형적인 제국주의 시대 인물 군상을 보게 된다. 4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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