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해외칼럼] 베네수엘라 사태로 들떠있는 트럼프

데이비드 이그나시우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그린란드 등도 탐내, 오만함 끝없지만

좌파 장악 베네수 석유확보 쉽지않아

트럼프 결국 '아프간 교훈' 절감할것

데이비드 이그나시우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막강한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만큼 미국 대통령에게 짜릿한 경험은 없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밤 기자들에게 전날 베네수엘라 작전에 대해 이야기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막강한 힘에 대한 자만심은 지난 30년간 거의 모든 행정부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던 오만함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자신이 전임자들보다 더 똑똑하고 강하다고 믿는 트럼프 같은 지도자에게는 더욱 위험한 함정이다. 그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대가 없이 차지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듯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벙커에서 생포한 놀라운 작전 이후 트럼프는 마치 자신의 권력에 한계가 없는 것처럼 말했다. 쿠바는 “무너질 것 같다”고 했고 콜롬비아는 “병든 사람이 통치하고 있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을 좋아하지만 “멕시코는 마약 카르텔이 장악하고 있다”며 미군 파병을 원한다. 나토 동맹국인 덴마크의 영토 그린란드도 탐낸다. 트럼프는 세계 질서를 완전히 뒤바꾸려 한다. 그는 자신이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듯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그를 견제할 전략을 아직 찾지 못했다.

베네수엘라는 트럼프에 대해 종종 간과되는 한 가지 사실을 보여준다. 이상한 사실은 미국의 놀라운 군사 시위에도 불구하고 카라카스에서 정권 교체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약 밀매 업자와 좌파 정치 세력이 여전히 나라를 장악하고 있고 전임 두목만 사라졌을 뿐이다. 마두로는 브루클린의 연방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가 직접 지명한 후계자인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수개월 동안 로드리게스와 마두로 이후 베네수엘라의 정권 이양에 대해 조용히 논의해왔다.

셰브런의 전 임원이자 현재 베네수엘라 석유 프로젝트에 투자하려는 알리 모시리는 “로드리게스는 자격이 충분하고 석유 사업에 대한 이해도 깊으며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유연성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는 명목상 권력을 갖고 있으며 워싱턴포스트가 ‘베네수엘라 총독’이라고 부르는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신임을 얻고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은 여전히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장관과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2차 공세’ 위협으로 마약 밀매 업자들을 압박해 협력을 얻어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들이 먼 미래에 있을 민주적 선거로 향하는 과도기 동안 미국의 진정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 트럼프와 루비오는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이끄는 야당을 방관자로 전락시키려는 것일까. 레이건 행정부 시절 중남미 정책을 담당했던 엘리엇 에이브럼스는 “트럼프와 루비오가 야당이 나라를 운영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로드리게스와 협력하는 것이 낫다고 결정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책의 가장 비현실적인 측면은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미국 기업들이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일 것이다. 경험 많은 석유 업계 임원들은 베네수엘라의 피폐해진 석유 산업을 부양하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지, 얼마나 많은 기업이 이 도전을 감행할지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석유 회사들에 접촉해 베네수엘라에 투자하도록 독려하고 나섰다.

한 업계 임원에 따르면 미 정부가 로드리게스 대통령에게 며칠 안에 베네수엘라 석유법을 개정해 미국에 유리한 석유 접근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 전직 업계 CEO는 불안정한 정세를 고려할 때 기업 이사회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투자를 쉽게 승인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 회사들에 군사적 보호를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직원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계획을 승인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에서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파장을 초래할 변화 프로세스를 폭력적으로 시작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동맹국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의 행위를 비난했다. 최고의 현실주의자인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사람들은 원할 때 전쟁에 나설 수는 있지만 원할 때 언제든 철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로 쓰인 교훈이며 트럼프는 이를 자신의 외교정책의 초석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그는 결국 이 교훈을 스스로 뼈저리게 배우게 될 운명인 것 같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