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인 아내가 아이돌 팬 활동에 몰두하며 자녀 양육을 소홀히 하고 남편 명의로 8000만원의 빚을 낸 사연이 알려졌다.
5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소개된 40대 남성 A씨는 10살 딸을 둔 가장이다. A씨는 2년 전부터 한 남자 아이돌에 빠진 아내의 극단적 팬 활동으로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아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 아이돌의 일정을 쫓아다니며 기본적인 가사와 육아 의무를 방기했다. 딸의 등하교를 챙기지 않아 학원 차량에서 하차한 아이가 편의점에서 혼자 아버지를 기다린 일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집안은 배달 음식 쓰레기와 아이돌 관련 상품 상자로 어지러운 상태가 지속됐다고 A씨는 전했다.
A씨가 아내를 설득하고 화를 내는 등 여러 시도를 했으나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결정적 사건은 최근 발생했다. A씨는 안방 장롱에서 마이너스 통장 대출 고지서를 발견했다. 아내가 A씨의 인감도장을 무단으로 사용해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금과 카드 사용액을 합치면 총 8000만원에 달했다. 아내는 이 돈으로 강남역 전광판에 아이돌 생일 광고를 게재하고, 팬 사인회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동일 앨범 500장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문제를 제기하자 아내는 "당신이 나한테 해준 게 뭐냐"며 "이 가수 덕분에 우울증이 나았고 살 의욕을 찾았다"고 반박했다. 또한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우리 오빠 순위가 떨어지면 책임질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A씨는 이 대화 이후 더 이상 혼인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이혼과 함께 딸의 양육권 확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신세계로 신진희 변호사는 "단순 취미 수준을 넘어 가사와 양육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가정 경제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한 경우 혼인을 지속하기 어려운 중대 사유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혼 청구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아내가 무단으로 대출받은 8000만원의 채무 처리에 대해 신 변호사는 "부부 공동생활과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사용한 채무는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산분할 과정에서 아내의 책임을 강력히 주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며, 인감도장을 무단 사용한 행위는 사문서 위조죄로 형사 고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육권 문제에 대해서는 "전업주부가 주 양육자였다는 이유만으로 자동적으로 양육권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면 기존 양육자 지위보다 자녀의 복리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점을 부각하면 A씨가 양육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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