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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백신 국가입찰 담합 입증 안 돼”…제약사 무죄 확정

실질 경쟁·입찰방해 고의 모두 불인정

클립아트코리아.




국가예방접종사업 백신 입찰 과정에서 가격을 사전 조율하고 경쟁을 제한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제약사들과 임원들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입찰에서 실질적인 경쟁관계가 존재했다고 보기 어렵고, 입찰방해의 고의 역시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해 12월 공정거래법 위반 및 입찰방해 혐의로 기소된 SK디스커버리, 보령바이오파마, 녹십자, 유한양행, 광동제약,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6개 제약사와 임원 7명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 사건은 의약품 도매상과 백신 제조·수입사, 공동판매사들이 2016~2019년 조달청이 발주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등 국가예방접종사업 입찰에 참여하면서,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을 사전에 협의해 공정한 경쟁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안이다.



1심은 일부 제약사와 임원들에게 법인 3000만~7000만 원, 개인 300만~5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으나, 2심은 전부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동판매사가 아닌 제3의 업체가 백신 제조사나 수입사로부터 공급확약서를 받을 수 있는 현실적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이를 뒷받침할 증거도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입찰 구조상 각 업체들 사이에 실질적인 경쟁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들이 낙찰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경쟁을 제한하려는 공동행위를 했다는 점, 나아가 입찰의 공정을 해할 고의가 있었다는 점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 대법원은 “형사재판에서 공소사실은 검사가 입증해야 하고,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으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며,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유죄의 의심이 들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7월 이 사건과 관련해 과징금 409억원을 부과했지만, 형사재판에서는 담합의 고의와 경쟁 제한성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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