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둘러싼 이른바 ‘표적 감사’ 논란과 관련해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사무총장 등 감사원 관계자들을 대거 검찰에 넘겼다. 다만 사건의 출발점이 됐던 표적 감사 의혹 자체는 범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수처 수사1부는 6일 최 전 원장과 유 전 사무총장, 전 공직감찰본부장, 전 기획조정실장, 전 특별조사국장, 전 특별조사국 제5과장 등 6명을 직권남용 및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직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 1명도 국회 위증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전현희 전 위원장이 2022년 12월 감사원 관계자들을 고발한 지 3년 1개월 만으로 공수처는 피의자·참고인 조사 90여 회와 감사원 본원·권익위 등 20여 곳에 대한 4차례 압수수색을 거쳐 이런 결론을 내렸다.
전 전 위원장은 2022년 12월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자신의 사퇴를 유도할 목적으로 허위 제보를 근거 삼아 감사를 진행했다며 최 전 원장과 유 전 사무총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 수사 결과 최 전 원장과 유 전 사무총장은 감사원법이 정한 절차를 따르지 않은 채 전산 시스템을 조작해 주심위원의 열람·결재 기능을 삭제한 사실이 확인됐다. 주심위원의 열람·결재 없이 사무처가 감사보고서를 독단적으로 시행(발행)한 행위는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것이 공수처 판단이다. 감사원 규정상 감사보고서는 감사위원을 대표하는 주심위원의 열람과 결재를 거쳐야만 시행할 수 있다.
공수처는 이들이 감사보고서 시행 과정에서 정상적인 내부 절차를 생략한 채 외부 용역업체 직원을 불러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접속하게 하고 결재 관련 데이터를 삭제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 결론은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3월 13일 최 전 원장 탄핵심판을 기각하며 제시한 판단과는 엇갈린다. 당시 헌재는 전산 조작 행위의 위법성은 인정하면서도 “주심위원의 시행 지연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는 최 전 원장 측 주장을 받아들여 직권남용죄 성립까지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공수처는 주심위원이 감사보고서 처리를 지연한 사실이 없었고 결재 상신 뒤 불과 1시간여 만에 전산 조작이 이뤄진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수처는 ‘표적 감사 의혹’에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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