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 경남도지사가 6일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정치 또는 정부 주도의 톱다운 방식이 아닌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산·경남 행정통합을 놓고 시도민 인식이 처음으로 ‘찬성 과반’을 넘어서면서 두 지역의 행정통합 논의가 중대 전환점을 맞았다.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50%를 돌파한 가운데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통합은 주민투표로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며 자치권·위상이 보장되지 않는 통합은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등 향후 통합 논의 기준을 재차 강조했다.
6일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가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부산·경남 주민 53.65%는 행정통합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반대는 29.20%였다. 앞선 두 차례(2023년 6월·2025년 9월) 조사에서 찬성률이 30%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해 처음으로 찬성 여론이 과반을 넘어섰다.
공론화위원회는 경남도지사와 부산시장이 행정통합 기본 구상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자 꾸린 기구다. 공론화위는 오는 13일 마지막 회의를 열어 의견을 정리한 뒤 양 시도지사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부산·경남 통합은 대전·충남이나 광주·전남과는 다른 경로를 밟고 있다. 다른 지역이 ‘하향식’ 추진 방식으로 속도를 낸다면 달리 부산·경남은 주민투표를 전제로 한 ‘상향식’ 통합 절차를 택하고 있다.
이날 박 지사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행정통합 관련 질문에 “정치 논리로 밀어붙이는 통합은 시행착오와 후유증을 낳는다”며 행정통합의 첫 번째 전제조건으로 ‘주민투표’를 언급했다. 그는 “여론조사는 참고 자료일 뿐이며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주민투표를 통해 시도민이 직접 결정해야 한다”며 "창원·마산·진해 통합 경험이 있는데 주민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통합은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전제조건으로는 통합된 자치단체의 위상과 권한 보장을 말했다. 통합을 통해 몸집만 키우고 권한이 따라오지 않으면 갈등과 비효율만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중앙정부가 법정 의무 지출과 국고보조사업을 통해 지방재정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어 지방정부의 실질적 자율성은 거의 없다고도 했다.
박 지사는 “지금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5% 자치’에 불과하다”며 “경남도 예산 14조 원 중 실제로 도가 자율적으로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은 5%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된 지방정부에는 재정권, 조직권, 입법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며 “중앙정부가 통합 지방정부의 위상과 권한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국가 기능의 수도권 집중 문제도 통합 논의와 연결했다. 비수도권에서도 수도권에서 먼 경남과 전남이 가장 큰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도 진단했다.
박 지사는 “대한민국은 교육·의료·금융·행정 기능이 모두 서울에 몰린 유일한 나라”라며 “수도권 중심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지방소멸과 불균형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또 “권한이 없는, 통합을 위한 통합은 자칫 더 많은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에서 처음 있는 광역단체 통합이기에 제대로 된 통합, 그런 모습을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행정통합 시점에 박 지사는 주민투표 준비와 특별법 제정, 중앙정부의 입장 정리 등을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시간이 팍팍하다면서도 부산시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절차를 밟아가겠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60일 전에는 주민투표를 할 수 없다는 점을 볼 때 6월 선거 이전 통합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통합은 결혼과 마찬가지”라며 “한 사람이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닌 만큼 부산시와 함께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그 절차가 마무리되면 통합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지사는 재선 도전과 관련한 질문에 "도민 의견을 수렴한 후 결정하겠다"며 "도정 현안도 많고 새해 챙길 일이 많아 천천히 입장을 정리하고 때가 되면 말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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