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이 작고 1년 전 그린 연필 자화상, 천경자가 내면의 자아를 드러낸 '미인도',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 선 김환기의 인물화….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11인의 인물화를 한자리에서 만나보는 전시가 서울 청담동에서 새롭게 개관한 새결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김인승, 이인성, 김원, 김환기, 이중섭, 최영림, 이준, 박래현, 권옥연, 천경자, 정형모 등 한국 미술사에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인물화 총 12점을 만날 수 있다. '얼굴, 시대를 비추다'는 전시 제목처럼 인간의 얼굴을 매개로 각 시대의 정서를 들여다보고 각기 다른 예술가의 시선을 비교해보는 자리다. 전시를 기획한 김윤섭 미술평론가는 "한국 현대미술의 큰 특징 중 하나인 다양성에 주목한 전시"라며 "작가의 유명세보다 한국 미술사에 의미있는 작품에 관심을 가져온 소장자의 도움으로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상업화랑의 소규모 전시지만 뜻밖의 귀중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이중섭이 작고하기 1년 전 제작한 유일한 연필 소묘 자화상과 김환기가 추상적 필선으로 시대의 내면을 담은 인물화 '무제'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사실주의를 추구한 1세대 서양화가 김인승의 단아하고 세련된 여성 초상 두 점과 '천재 화가'로 불렸던 이인성의 '소년'도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는 그림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간결한 수묵 담채로 소녀들을 정감있게 묘사한 박래현의 '자매', 깊은 회색조의 여성미가 인상적인 권옥연의 '여인' 등도 바라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작품이다. 전시는 1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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