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의 LIV 골프가 최근 ‘이탈자 이슈’로 뒤숭숭해 보인다. 메이저 대회 5승을 자랑하는 브룩스 켑카(미국)가 24일 LIV와의 결별을 발표했고 앞서 미토 페레이라(칠레)는 아예 골프 은퇴를 선언했다. 세간의 관심을 끈 것은 이들이 그간 LIV에서 번 ‘돈’이다. 페레이라는 3년간 우승 없이도 170억 원을 번 ‘파이어족’의 대표 격이고 2022년 6월 리그 출범 멤버로 합류한 켑카는 무려 645억 원을 모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의 합병 좌초, 4라운드로의 확대로 인한 정체성 혼란, 생각만큼 폭발적이지 않은 인기 등 LIV는 긴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듯 보이지만 LIV에 합류하려는 골퍼는 여전히 넘쳐난다. 부와 명예 중 일단 ‘부’는 보장되는 무대인 것이 사실이다. 올 한 해 LIV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선수는 욘 람(스페인)인데 개인·팀전 상금과 보너스로 총 3875만 1876달러(약 557억 원)를 쓸어 담았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를 평정한 뒤 LIV로 건너간 장유빈도 1년간 170만 3919달러(약 24억 4000만 원)를 벌었다. 상금 랭킹 53위로 고전한 끝에 강등돼 내년 KPGA 복귀를 결정했지만 수입만 보면 전혀 실패한 한 해가 아니다.
LIV는 다음 달 8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리캔토의 블랙 다이아몬드 랜치 골프장에서 LIV 골프 프로모션 2026을 개최한다. LIV에 합류할 새 멤버를 뽑는 시험이다. 최근 발표된 참가 명단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서 87명이 응시하며 이 중 50명은 최근 2년 안에 어떤 대회에서든 우승을 해본 선수들이다. 또 이 가운데 39명은 세계골프랭킹(OWGR) 공인 대회를 올해 우승한 경험이 있다.
아시안 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의 시즌 톱20 중 10명이 출사표를 던졌고 앤서니 김(미국)처럼 올해 성적 부진으로 LIV에서 강등된 선수도 여럿 응시한다. 이들은 모두 1라운드를 건너뛰고 2라운드부터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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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컵(미국·유럽 대항전)에도 참가한 DP월드 투어 3승 경력의 크리스 우드(잉글랜드), DP월드 5승의 알렉스 레비(프랑스), DP월드 2승과 PGA 2부 콘페리 투어 1승의 톰 루이스(잉글랜드) 등이 이번 프로모션의 ‘빅 네임’들이다. PGA 투어 소속은 한 명도 없다. PGA 투어 측은 LIV 프로모션을 ‘비인가’ 대회로 규정하고 있어 참가할 경우 1년간 투어 출전 금지의 불이익을 준다.
경기 방식은 그야말로 서바이벌이다. 1라운드 결과 톱20(공동 순위 인정)만 2라운드에 진출하고 또 거기서 톱20만 3라운드를 치를 수 있다. 3·4라운드 36홀 결과 1·2위에 오른 최후 2인에게 내년 LIV 골프 카드를 준다. 1·2위 상금은 각각 20만 달러, 15만 달러. 지난해까지는 딱 한 명만 뽑았었다.
한국인 응시자도 여러 명이다. 김홍택부터 박성국·김재호·전가람·김영수·왕정훈·이수민·황도연까지 8명이다. KPGA 투어 우승자 자격으로 참가하는 이가 대부분이고 왕정훈과 이수민·황도연은 아시안 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랭킹 상위 자격 등으로 2라운드에 직행한다.
87명 중 톱2에 들어야 하는 바늘구멍이지만 톱10만 해도 아시안 투어의 큰 대회 묶음인 인터내셔널 시리즈 풀시드를 주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확실한 이벤트다. 김홍택 측은 26일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응시다. 워낙 잘 치는 선수들이 많이 나오기에 경쟁력 확인 차원에서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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