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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수요일] 그런 날





누군가에게 팔짱을 내주고 싶은 날

그리하여 이따금 어깨도 부대끼며

짐짓 휘청대는 걸음이라도

진심으로 놀라 하며 곧추세워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발걸음 맞춰 마냥 걷다가

따뜻한 불빛을 가진 찻집이라도 있다면

손잡이를 함께 열고 들어서서



내 얘기보다 그의 얘기를

더 많이 들어주고 싶은 날

혼자 앞서 성큼성큼 걸어온 날이

누군가에게 문득 미안해지는 날

-오인태

석양이 뉘엿뉘엿 넘어갈 때에는 누구나 걸음을 멈추게 된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계절에는 뉘라도 뒤돌아보게 된다. 가쁘게 달려온 길을 되새기며 숨을 고르고, 주변을 살피게 된다. 12월은 보폭이 빨랐던 1이 2를 만나 새로운 해의 1월과 2월 속으로 여행을 꿈꾸는 달이다. 귓바퀴가 커지는 찻집과 술집에 이야기가 고이는 달이다. 철새들이 먼 길 떠나기 전 전선줄에 앉아 있듯 언제나 마지막은 다시 출발선이 된다.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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