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식 가마니를 짊어진 인부들이 잔교를 오르내린다. 소가 끄는 궤도차가 매립공사 현장으로 자재를 나른다. 월미도 군용철교 너머로 대불호텔과 58은행이 보인다. 117년 전 인천항의 모습이다.
인천시가 1908년 촬영된 개항기 인천 영상을 확보해 22일 공개했다. 현존하는 인천 영상 중 가장 오래된 자료다. 기존 최고(最古) 기록인 1926년경 영상보다 약 18년 앞선다.
해당 영상은 프랑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 보관된 <한국 : 서울과 제물포 풍경>이다. 전체 길이 106m, 6분 31초 분량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이 [해외 아카이브 조사 과정에서] 발견했다.
인천시립박물관과 한국영상자료원이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촬영 시기는 1908년 2~4월로 분석된다. 대한제국의 수도 한성과 개항장을 소개하려는 목적으로 추정된다.
영상에는 월미도 군용철교, 세관 매립공사 현장, 대불호텔, 58은행, 영국영사관 등이 담겼다. 약 120년이 지났지만 건물 간판 텍스트 판독이 가능할 정도로 화질이 선명하다.
월미도 군용철교는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건설한 목조철교다. 1904년 착공, 1905년 준공됐다. 1911년 철거돼 현재는 남아있지 않다. 1907년 건립된 것으로 알려졌던 임시 세관청사의 정확한 건립 시기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도 포함됐다.
인천시는 AI 기술을 접목해 과거와 현재 도시 경관을 비교·재현하는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국제도시 인천의 출발점을 조명하겠다는 구상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개항기 인천의 원형을 담은 매우 중요한 영상"이라며 "역사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시민과 폭넓게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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