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제품군의 상표명에 소비자에게 상표에 관한 인상을 심어주는 특정 표현을 사용했다면 상표권 침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상표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화장품 제조·판매사 대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0년 2~3월 B회사가 2018년 10월 화장품류로 상표 등록한 ‘누디즘(NUDISM)’과 유사한 ‘누디즘 홀릭 매트 립스틱’이라는 상표가 기재된 립스틱을 ‘CATALIC Narcisse Nudism Holic Matte Lipstick(카탈릭 나르시스 누디즘 홀릭 매트 립스틱)’으로 광고하며 판매·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쟁점은 ‘누디즘’이 상표 구성요소 가운데 ‘요부(要部)’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요부는 전체 상표 중에서도 소비자의 주의를 끌어 상품의 출처를 식별하는 핵심 부분을 말한다.
1심과 2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누디즘’이라는 표현이 요부에 해당한다고 보고 A씨와 회사에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누디즘’이 요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사용한 상표는 ‘누디즘 홀릭 매트 립스틱’이 아니라 ‘카탈릭 나르시스 누디즘 홀릭 매트 립스틱’으로 특정돼야 한다”며 “이 사건 사용상표의 요부은 ‘누디즘’이 아니라 ‘카탈릭’”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누디즘’과 ‘카탈릭’ 모두 상표의 요부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상표의 어느 구성부분이 요부인지 여부는 그 부분이 주지·저명하거나 일반 수요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지, 전체 상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요부 판단에서는 다른 구성부분과 비교한 상대적인 식별력 수준과 결합상태, 결합 정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또 “‘누디즘’으로 발음되는 영어 단어 ‘Nudism’은 ‘누드’와 구분되는 용어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 아니고, 일반 수요자가 그 의미를 쉽게 관념하기도 어렵다”며 “거래 실정상 화장품 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카탈릭’ 부분 역시 사용 상품의 품질·효능·용도 등을 직감하게 하는 표현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누디즘과 카탈릭 모두 이 사건 사용상표의 요부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두 상표는 글자체 등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 영문 철자가 동일해 외관이 유사하고, 호칭 역시 모두 ‘누디즘’으로 동일하다”며 “이 사건 상표를 립스틱에 사용할 경우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로 하여금 상품의 출처에 관해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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