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부담에 최저 지지율을 기록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인들에게 약 26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내년에 주택 시장 개혁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황금시간대 생중계 대국민 연설을 자청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워포인트(PPT)까지 띄워가며 고물가를 전임 조 바이든 정부 탓으로 돌렸고 이민·관세 등에서는 성과를 강조하며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오후 9시(미 동부 시각)부터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취임 1년 만에 우리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성과를 이뤄냈다”며 연설의 상당 부분을 경제 문제에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의 동맹 세력(민주당)은 수조 달러를 국고에서 빼내 물가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내가 취임했을 때 인플레이션은 48년 만에 최악이었다. 나는 높아진 물가를 매우 빠르게 낮추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할 때 화면에는 바이든 행정부와 현 행정부에서의 계란·휘발유·자동차 가격 변동률 그래프가 띄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규모 감세안이 본격 시행되면 미국 가정이 연간 1만 1000~2만 달러(약 1630만~2960만 원)를 절감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봄은 관세 효과와 감세 법안에 힘입어 사상 최대 규모의 환급 시즌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 “우리는 세계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경제 붐을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새해에 미국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주택 개혁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새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해서는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믿는 사람으로 곧 발표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새해 초부터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은 더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145만 명의 군 장병에게 크리스마스 이전에 ‘전사 배당금’이라고 이름 붙인 특별 지급금 1776달러(약 260만 원)를 지급하겠다며 “수표가 이미 발송 중”이라고 말했다. 지급금을 1776달러로 책정한 것은 미국의 건국 연도인 1776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12개월 안에 1600개의 신규 발전소를 개설할 예정”이라며 “전기요금과 전반적인 물가가 대폭 하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대국민 연설은 조기 레임덕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시도로 평가된다. 최근 나온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로 하락해 2기 취임 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내 지지율도 빠지고 있다. 최근 NBC뉴스 조사에 따르면 마가 지지자 중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응답은 여전히 70%로 높지만 4월 조사 때보다는 8%포인트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8분간의 연설에서 ‘바이든’을 7번이나 언급했다. 그는 “마약상·갱단원·살인범들이 우리나라로 들어왔다”며 “이는 바이든이 허용한 일이며 나는 이를 바로잡았다”고 역설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국민들의 재정적 어려움에 공감하는 연설을 기대했던 공화당원들은 실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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