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테러 집단으로 규정하고 제재 대상 유조선의 출입을 전면 봉쇄했다. 베네수엘라 마약 밀매 차단을 명분으로 카리브 해상에 항공모함 함대를 배치하며 군사적 압박을 높인 데 이어 마두로 대통령의 최대 자금줄까지 옥죄며 고사 작전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우리 자산을 훔쳤을 뿐만 아니라 마약 밀반입, 인신 매매 등 여러가지를 이유로 베네수엘라 정권은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됐다”며 "이에 따라 오늘 베네수엘라로 들어가거나 베네수엘라에서 나오는 모든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해 전면적이고 완전한 봉쇄를 명령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은 훔친 유전에서 나온 석유를 자신들의 자금 조달, 마약 테러, 인신매매, 살인, 납치에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는 남미 역사상 최대 규모 함대에 완전히 포위됐다. 그 규모는 더 커지고 그들이 받게 될 충격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수준일 것"이라며 “이는 그들이 미국으로부터 훔쳐 간 모든 석유, 토지, 자산을 반환할 때까지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베네수엘라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을 폭파시키며 중남미 해상에서 마약 퇴치전을 펼치고 있다. 미군은 지난 15일 콜롬비아 부근 동태평양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선박 3척에 공격을 가해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외신은 지금까지 미군이 카리브해와 동태평양 등 중남미 국가 근처 수역에서 벌인 공격작전으로 26척의 선박이 파괴되고 약 90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을 퇴진시키기 위해 카리브해에 최대 항공모함까지 내보내며 군사적 위협을 높였다. 지난 12일에는 중남미 마약 카르텔을 겨냥한 지상 타격에 착수하겠다며 긴장감이 고조됐다.이달 초에는 베네수엘라 해상에서 유조선을 나포하고 마두로 대통령의 친인척과 원유 운송 선박을 제재 대상에 올리며 경제적 압박을 가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원유 수출을 앞세워 저항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금줄을 차단해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베네수엘라는 주로 중국에 원유를 팔거나 제재 선박을 통한 해외 수출에 의존해왔다”며 “이번 봉쇄는 가뜩이나 고전하는 베네수엘라 경제를 황폐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에는 마두로 정권이 축출될 경우 베네수엘라 원유 시장에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도 깔려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네수엘라 원유 산업은 국영 석유회사인 PDVSA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 베네수엘라가 원유를 국가 통제 아래 두기 전까지 베네수엘라 원유 시추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나 현재는 텍사스 휴스턴에 본사를 둔 셰브론만 PDVSA에 자금을 일부 떼어주는 조건으로 시추에 참여하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될 경우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입장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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