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대표 시니어 정책인 ‘하하(HAHA)캠퍼스’ 조성 사업을 본격화한다. 부산시는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교정에 시니어 복합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주요 행정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사업에 착수한다고 17일 밝혔다.
하하캠퍼스는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이 들기(Happy Aging, Healthy Aging)’를 핵심 개념으로, 은퇴 이후에도 활발한 사회활동과 학습, 여가를 이어가는 새로운 노후 모델을 제시하는 사업이다. 시는 해당 사업을 통해 고령화 대응 복지 정책을 넘어, 시니어 산업과 도시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시는 올해 초부터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지방재정투자심사, 관계기관 간 업무협약 체결,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 등 필수 행정 절차를 차질 없이 이행했다. 특히 내년도 본예산에 실시설계 용역비 14억 6000만 원을 반영하며 본격 추진을 위한 재정적 기반도 확보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던 대학 시설 사용 권리 문제도 해결됐다. 시는 가톨릭대학교 및 학교법인과 1년 넘게 협의를 이어온 끝에, 지난 11월 교육부 최종 허가를 받아 건물 기부채납과 30년 무상사용, 토지 지상권 설정 등을 확정했다. 이를 통해 대학 내 유휴시설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법적·행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무상사용에 따른 재정 부담 완화라는 성과도 거뒀다.
하하캠퍼스는 부산가톨릭대 신학교정 내 약 6만3515㎡ 부지를 활용해 단계적으로 조성된다. 1단계 사업은 2028년까지 유휴건물과 야외 공간을 중심으로 교육, 문화·여가, 건강, 평생학습 기능을 갖춘 시니어 친화 공간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후 2033년까지 진행되는 2단계에서는 기존 대학 시설을 활용해 생애 재설계, 재취업 지원, 지산학 협력 기반의 시니어 일자리·산업 연계 기능을 확충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606억 원 규모다.
시는 하하캠퍼스를 단순한 복지시설이 아닌,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미래 산업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에이지테크(Age Tech) 산업과 연계한 신성장 사업을 육성하고 실버산업단지와 대학 기반 은퇴자 공동체(UBRC) 확산도 병행 추진한다. UBRC는 은퇴자들이 대학의 교육·연구·문화·여가 자원을 활용해 생활하는 주거공동체 모델이다.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앞서 시민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마중물 사업’도 이미 진행됐다. 시는 신학교정 시민 개방을 계기로 야외 체육시설과 산책로를 조성하고 건강·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지난 9월에는 ‘하하 페스티벌’을 열어 시민 참여를 확대했고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생활체육시설 확충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40억 원을 확보하는 성과도 거뒀다.
박형준 시장은 “하하캠퍼스는 고령자를 위한 복지공간을 넘어, 삶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새로운 도시 모델”이라며 “그동안 준비해 온 행정·재정적 기반을 바탕으로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어르신이 살기 좋은 노인행복도시 부산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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