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외화 불법 반출’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공개 질타를 받은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현실적으로 시행이 불가하다’며 대통령실을 겨냥해 작심 발언을 했다.
16일 이 사장은 인천공항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책갈피 외화 반출’ 전수조사를 주문한 것과 관련한 질의에 “책갈피 속에 100달러짜리를 뭉텅이가 아니라 (한 장 한 장) 끼워넣었을 때 검색이 안 되는 부분을 전수조사를 통해서 할 수 있냐의 문제인데 실질적으로 가능하지가 않다”며 “전 세계적으로 그런 사례도 없고, 공항에 엄청난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특히 설 연휴에 가방을 개장해 책을 일일히 검색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법 반출 외화 적발 업무 소관은 세관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사장은 “저희의 업무는 총이나 칼, 송곳 등 유해 물품을 검색하는 것”이라며 “외화 밀반출은 우리 업무는 아니지만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검색해서 세관으로 넘겨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측은 이 대통령이 전수 개장을 언급한 만큼 외화 밀반출 관련 업무 소관을 확실히 하기 위해 실무진 협의를 이달 15일 진행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달 12일 국토교통부 공개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 사장을 질책했다. 이 대통령은 “수만 달러를 100달러 짜리로 나눠 책에 끼워 해외로 나가면 안 걸린다는데 실제로 그러냐”는 질문에 이 사장이 즉답을 하지 못하자 “나보다 업무 파악이 안 돼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이 사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인천공항에서 30년 근무한 직원들도 보안 검색 분야 종사자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대응했다.
이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시장 출마 가능성이 높은 이 사장을 고의적으로 질타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오버를 해도 한참 오버하는 것”이라며 "잘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잘하라고 얘기를 한 것이지,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퇴 압박 논란’에 대해서 이 사장은 “임기가 정해져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다른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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