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전부터 시즌2 제작을 확정할 만큼 완성도와 흥행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던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최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1~2화는 이 시리즈가 ‘웰 메이드 인 코리아’의 명성을 이어갈 K콘텐츠라는 기대감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1970년대라는 드라마틱한 시대적 배경을 통해 부와 권력을 추구하는 인간의 들끓는 욕망과 정의라는 신념이 부딪히며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결을 펼칠 때 벌어진 사회적 화학반응의 폭발력을 단숨에 보여줬기 때문이다.
총 여섯 편의 이야기를 담은 시즌1에서 1화는 중앙정보부 요원 백기태(현빈 분)를, 2회는 검사 장건영(정우성 분)을 차례로 등장 시키며 인물의 서사를 통해 격동의 1970년대를 복기한다. 역사와 개인사가 별개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서술 방식으로 영화와 드라마의 문법을 절묘하게 살린 우민호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하얼빈’ 등 주로 영화 작업을 했던 우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이다. 그는 15일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영화 찍듯이 찍었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라고 해서 별 차이를 두지 않았다”며 "퀄리티에서는 손색이 없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감히 말해본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1970년 실제로 발생했던 비행기 납치극 ‘요도호 사건’으로 시작한다. 최근 넷플릭스의 영화 ‘굿 뉴스’와 같은 소재다. 중앙정보부 요원으로 요도호에 탑승했던 백기태(현빈 분)가 기지를 발휘해 비행기를 착륙시키고 인질로 잡힌 승객들을 구출하고, 화려한 액션으로 납치범들을 제압하는 등 히어로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를 압도하지만 이내 부와 권력 앞에서 한 없이 작은 존재이지만 누구보다 부와 권력을 추구하는 심지어 야쿠자와 마약거래까지 감행하는 부패한 관료라는 정체성을 드러내며 1화가 끝난다.
2화에서는 백기태와 충돌할 정의로운 검사 장건영이 등장해 긴장감을 높인다. 동기들은 모두 승진하는데 평검사로 전전하는 반골기질의 건영이 왜 기태와 기토록 대립할 수밖에 없는지와 신념의 근원이 드러난다. 특히 건영의 서사는 우리가 봐 왔던 정의로운 검사의 클리셰에서 벗어나 경쾌해 신선하기까지 하다. 건영의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그와 팀을 이루는 사무관 오예진(서은수 분)와의 ‘레트로한 70년대의 썸'이 분위기를 경쾌하고 코믹하게 만들어 시대극이라는 진지함 속에 쉬어갈 틈을 선사한다. 사생활 이슈로 논란이 됐던 정우성이 지난 11월 홍콩에서 열린 디즈니+ 쇼케이스에 참석하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였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남성 중심 서사에 있어서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준 우 감독이 창조해낸 매력적인 남성 캐릭터에 대한 자신감이었던 것.
한편 이 작품은 오는 24일 1~2화가 공개된다. 31일 공개되는 3~4화에서는 격동의 역사가 만들어낸 매력적인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해 시즌2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인다. 내년 1월 7일에 5회, 1월 14일에 6회가 차례로 공개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yeonvic@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