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본회의장에서 네 명이 한 명씩 둘러업고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기존 진술에 대해 “왜곡이 있었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15일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34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이 전 수방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서 검찰 조사 및 군사법원에서 해온 기존 증언을 사실상 뒤집었다. 그는 지난 5월 중앙지역 군사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통령이 발로 차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 끄집어내라고 해서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가서 4명이 1명씩 들고 나오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기억나지 않다가 부관이 알려줘서 기억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해당 진술에 대해 “그땐 그렇게 이야기했다”면서도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TV를 보며 조사를 받다 보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해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사령관은 ‘발로 차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발언 자체는 기억한다고 하면서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사용한 ‘체포’라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 당시 체포하라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지만, 나중에 보니 전혀 아니었다”며 “TV를 보면서 조사를 받다 보니 그렇게 상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병력을 건드리면 체포하고 끄집어내라는 말을 윤 전 대통령이 한 것처럼 진술했지만, 사실은 내가 한 말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사령관은 “그만큼 왜곡되고 상상하게 된 것”이라며 “매일 TV나 유튜브를 보다 보니 기억이 오염됐다”고 강조했다.
이 전 사령관은 또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이전인 11월 윤 전 대통령이 군 관계자들이 있는 저녁 자리에서 만취한 상태로 “나는 꼭 배신당한다”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언급했다는 증 선고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9일 국방장관 공관 2층 식당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윤 전 대통령이 합류했다고 밝혔다. 이 전 사령관은 “대통령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많이 드셨다”며 “‘많은 사람에게 배신당한다’, ‘나는 꼭 배신당한다’고 말하며 한동훈의 이름을 호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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