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위치한 철도 차량기지 이전 및 부지 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건물을 지을 땅은 부족한데 서울로의 거주·이주 수요가 끊임없이 이어지며 업무·주거시설 공급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차량기지 대부분이 준공 후 30년이 넘어 시설이 노후됐다는 점도 개발 압력을 높이는 요소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차량기지는 도시철도 차량기지인 군자·신정·수서·창동·방화·고덕·신내·천왕·개화 9곳과 국가철도 차량기지 이문·청량리·용산·구로·수색 5곳을 합쳐 총 14곳이다. 총 대지 면적만 약 4.9㎢로, 여의도(2.9㎢)의 1.68배에 달한다.
이달 3일 첫 타자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창동차량기지’를 이전한 경기 남양주 ‘진접차량기지’의 시험 운행 개시 기념식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진접차량기지가 내년 6월 영업 시운전까지 마무리하면 40년 역사의 창동차량기지의 운영은 종료된다. 창동 차량기지 부지는 서울 바이오 산업축의 전략 거점이 될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진접차량기지 개통에 앞서 기지 이전 반대급부로 2022년 3월, 4호선 종점을 불암산역에서 3개 역(별내별가람·오남·진접) 14.9㎞를 연장한 진접역으로 이전했다.
중랑구의 신내차량기지 개발 사업도 올해 7월 서울시의 신성장거점 신속추진사업에 선정돼 진행 중이다. 시는 신성장거점사업을 통해 지역별 특화 산업과 거점을 발굴·육성해 도시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6호선 종점인 신내역에 위치한 신내 차량기지는 노선을 동쪽으로 연장해 경기도 구리·남양주 외곽으로 차량기지를 이전하게 된다. 구리시는 토평2지구 개발 이후의 교통편 증설로, 남양주시는 6호선 신규 노선 확보를 통한 서울 접근성 개선 등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다만 세부 노선 결정을 두고 협의 중이다. 신내차량기지 부지는 이전과 동시에 서울 동북부 관문 도시로서 주거·창업·업무 기능이 융합된 복합시설로 개발될 예정이다.
동남쪽으로는 강남구 수서동의 ‘수서차량기지’ 개발 계획이 주목받고 있다. 이 곳은 타 지역으로의 이전이 아닌 상부를 데크(deck)로 덮어 건축물을 위에 올리는 ‘덮개’ 방식으로 결정됐다. 정부의 ‘KTX·SRT 통합’ 추진으로 수서역 일대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수서차량기지 상부에 업무·상업 시설 및 녹지 공간을 조성 계획을 발표하며 지역 개발 기대감도 더 커졌다. 서울시는 수서 차량기지 상부를 복합개발해 강남 도심과 판교 지역 성장축을 강화·지원하는 동남권 디지털 기반 첨단산업 복합도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하부는 철도기지로서의 본 기능을 그대로 두고 상부를 인공데크로 덮어 기존 도시와 연결하는 입체복합공간으로 조성된다.
서남쪽의 경우 서울 양천구 신정차량기지의 이전 개발 계획이 잰걸음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말 제5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의 신규 사업으로 제안돼 사전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김포·부천 방면으로 대체 부지가 검토되고 있으며 2호선 신정지선 지하철이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기지 이전 후 신정차량기지 부지는 면적이 0.234㎢로, 주거·상업·문화 복합단지로의 개발이 예정돼 있다. 신정차량기지 개발은 지선 연장에 따른 신정·신월동 교통 개선과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신속통합기획 재건축과 맞물려 서남권 전체의 새로운 중심으로 거듭난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방화 차량기지도 김포·인천 방면으로의 이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5월 5호선의 김포·검단 연장 노선과 사업비 분담 방안에 대해 지자체 간 합의가 성사됐고, 광역교통시행계획이 변경되고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 현재는 노선 연장 경로와 사업비 분담 방안 등을 놓고 세부 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다.
철도 차량기지 개발은 지역 경제에 활기를 만드는 거점이자 단절된 지역을 이어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도시계획 방안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시 균형발전본부 관계자는 “철도 시설의 복합적 활용은 광역교통 결절에 위치한 입지적 장점을 활용해 지역 간 단절을 해소하고 새로운 거점을 육성할 수 있는 획기적 방법”이라며 “차량기지 복합개발을 통해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주변 지역과 연계한 혁신적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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