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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도 휩쓴 우파 물결…'트럼프 닮은꼴' 카스트 당선

거세지는 중남미 블루 타이드

경제난·사회불안에 심판기조 확산

국경장벽·불법체류자 추방공약 호응

에콰도르 등 이어 좌파 몰락 지속

안토니오 카스트(오른쪽)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그의 아내 마리아 피아 아드리아솔라가 14일(현지 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후 칠레 국기를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칠레의 트럼프’로 불리는 강경 우파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공화당 후보가 칠레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며 4년 만에 좌파에서 우파로 정권이 교체됐다. 고질적인 경제난에 강력 범죄와 이민자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유권자들이 좌파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스트 후보의 당선으로 중남미에서 부활하고 있는 우파 집권 흐름(블루 타이드·Blue Tide)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칠레 선거관리위원회(개표율 99.33% 기준)는 카스트 58.18%, 히아네트 하라 41.82%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표했다. 좌파 성향의 현 가브리엘 보리치 정부가 같은 성향의 하라 후보를 지지했으나 16%포인트의 압도적인 차이로 강경 우파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로이터는 “1990년 칠레 군부독재 종식 이후 가장 급격한 우경화”라고 평가했다.



변호사 출신의 카스트 당선인은 칠레 공화당 설립자 중 한 명으로 하원에서 내리 4선을 한 거물 정치인이다. 2017년과 2021년에 이어 세 번째 대선 도전 끝에 대권을 거머쥐었다. 강경 우파 색채를 띠는 카스트는 국경 장벽 건설, 범죄 다발 지역 군 배치, 불법체류 이민자 전원 추방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사한 정책을 주장해왔다. 카스트의 대선 공약에는 미국의 이민세관단속국(ICE)과 비슷한 경찰 조직 창설과 공공지출의 대규모 삭감, 국경을 따라 높이 5m의 장벽을 세우는 ‘국경 방패’ 구상 등이 담겨 있다. 카스트는 당선 직후 “안보 없이는 평화가 없다. 평화 없이는 민주주의가 없고, 민주주의 없이는 자유가 없다”며 “칠레는 범죄와 불안·공포로부터 자유로운 나라로 돌아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대선에서 두 번이나 낙선했던 그가 이번 선거에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급증하는 범죄와 이민자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칠레는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비교적 안전한 국가로 분류돼왔으나 최근 수년간 조직범죄 집단이 뿌리를 내리면서 강력 범죄가 늘고 있다. 칠레의 살인율은 2015년 인구 10만 명당 2.32건에서 지난해 6건으로 두 배 이상 뛰었고 납치 사건도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868건을 기록했다.

카스트의 승리는 최근 중남미에서 불고 있는 우파 집권 경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때 중남미를 주도했던 중도 좌파 집권(핑크 타이드·Pink Tide) 경향은 저물고 우파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에콰도르에서는 중도 우파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했으며 볼리비아에서도 중도 우파 기독민주당 소속의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20년간 이어져온 좌파 정부가 무너졌다. 앞서 2023년 파라과이에서 산티아고 페냐가 이끄는 우파 성향의 콜로라도당이 집권에 성공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아르헨티나에서 ‘남미의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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