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의 유명 해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와 경찰관 등 12명이 숨졌다. 당시 해변에서 열린 유대인 행사를 겨냥한 테러 범죄로 추정된다.
1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저녁 6시 47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동부에 있는 본다이 해변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어린이와 경찰관 등 11명과 용의자 1명 등 총 12명이 사망했다. 경찰관 2명을 포함한 29명은 부상으로 입원 중이다.
사망한 용의자 1명은 현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살됐으며 다른 1명도 경찰에 체포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또 사망한 총격범의 차량에서 폭발 장치가 발견됐으나 안전하게 제거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들은 긴박했던 사건 당시를 짐작하게 한다. 영상에는 검은 옷을 입은 두 남자가 다리에서 군중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는 장면이 담겼다. 한 목격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격이 약 10분 정도 지속되는 듯했다”며 “지구상의 절대 지옥이었다”고 묘사했다.
본다이 해변은 호주에서 유명한 관광지로 주말에는 수많은 서핑 애호가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특히 이날 해변에서는 유대교의 전통 행사인 ‘하누카’가 열려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던 만큼 반유대 범죄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유대인 호주인에 대한 표적 공격”이라고 명명했다. 호주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 중이다.
최근 호주 내에서는 반유대주의 사건이 증가하는 추세다. 호주는 친유대 국가로 분류돼왔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후 반유대주의가 들끓으면서 유대인을 겨냥한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호주의 비영리단체인 커뮤니티시큐리티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호주에서는 한 달 평균 87건의 반유대주의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과 달리 총기 사건이 드문 호주에서 대규모 총기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도 충격을 주고 있다. 호주는 1996년 총기 난사로 35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총기 소지를 비교적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사건 직후 성명을 내고 “안타깝게도 시드니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테러 공격은 예상된 일이었다”며 “우리는 호주 정부에 수없이 경고했지만 안타깝게도 충분하지 않았다. 호주 정부는 이제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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