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가 중남미 진출 48년 만에 처음으로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내놓은 현지 맞춤형 모델 'K3 크로스'가 효자 상품이다. 기아는 미국 관세(15%) 부과에 대응해 중남미를 비롯한 다른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수익성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10월까지 콜롬비아에서 2만6070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13.0%로 1위를 기록 중이다. 2021년부터 3년간 1위를 유지했던 르노(2만5977대)와 지난해 1위에 올라섰던 토요타(2만828대)는 2위와 3위로 밀렸다. 기아가 콜롬비아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라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K3가 지난해보다 2392대 늘어난 7434대가 팔리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피칸토(모닝)도 453대 늘어난 6760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넷도 1024대 늘어난 2351대가 팔렸다. 순수 전기차 EV5(459대)도 뒤를 받쳤다.
기아는 에콰도르에서도 10월 기준 1만3614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사상 첫 1위(13.5%)에 올라섰다. 최근 4년간 1위였던 쉐보레는 1만3194대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소형 세단 솔루토와 소형 SUV 셀토스, 스포티지 등이 선전했다.
기아는 1977년 코스타리카에 처음 차량을 수출하며 중남미 시장에 진출했다. 처음엔 경차 일변도였으나 중형과 SUV 등으로 라인업을 넓혀가며 주요 완성차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현지화 전략 모델이 효과를 내고 있다. 중남미에서 판매되는 K3는 기존 '리오'를 대체해 현지 요구에 맞게 새롭게 개발한 모델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K3와 차이가 있다. 특히 K3 크로스는 SUV 스타일을 선호하는 중남미 고객을 사로잡아 베스트셀링카로 꼽힌다. 기아가 올해 콜롬비아에서 K3 판매량을 크게 늘린 것도 K3 크로스 모델의 성공 덕분이다.
기아는 브랜드 최초의 정통 픽업 모델 ‘타스만’을 중남미 시장에 출시하며 또 한번의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타스만은 콜롬비아에서 10월, 에콰도르에서 9월 첫 선을 보였다. 기아 관계자는 "타스만은 단순한 제품 라인업 확장을 넘어 기아가 중남미에서 장기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적 플랫폼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차"라고 말했다.
기아는 중남미 관세 상황에 맞춰 현지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콜롬비아에는 한국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 주로 수출된다. 콜롬비아는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국내 생산 차량이 무관세다. 멕시코 또한 콜롬비아와 시장이 개방돼 관세가 없다.
에콰도르는 한국에서 생산된 차량에 35~40%의 관세가 매겨진다. 이에 기아는 에콰도르와 FTA를 맺은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수출하거나 에콰도르 현지 반제품조립(CKD) 공장을 통해 관세를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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