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을 털던 중학생 4명이 훔친 무선 이어폰의 위치 추적 기능 때문에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5일 전파를 탄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서울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이달 1일 출근을 위해 지하주차장에 내려갔다가 자신의 차량 인근에서 무선 이어폰 케이스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차량에서 떨어뜨린 것이라 생각했으나 사이드미러가 접혀 있지 않고 차 안이 어질러진 것을 보고 이상함을 느꼈다.
얼마 전 물건을 꺼내면서 차 문을 잠그지 않았던 사실이 떠오른 A씨는 관리실 직원과 함께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 영상에는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녀 4명이 주차장에 들어와 흩어진 뒤 여러 차량의 문을 열고 내부 물건을 훔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들은 A씨의 차량에도 침입해 명품 지갑과 무선 이어폰 등을 훔쳐 달아났다.
A씨는 무선 이어폰 위치 추적 알림을 통해 이들의 경로를 파악한 뒤 경찰에 신고하고 직접 택시를 타고 추적에 나섰으나 범인을 놓쳤다. 그러나 저녁 잠자리에 들려던 순간 무선 이어폰 위치가 다시 업데이트됐다는 알림이 떴다. A씨는 아내와 함께 다시 택시를 타고 이동했고, 위치는 한 삼겹살집 인근에서 멈췄다.
A씨가 식당 창가를 살피니 중학생들이 고기를 먹고 있었다. 휴대전화를 벽 너머로 가까이 대자 무선 이어폰 위치가 반경 1m로 표시됐고, A씨는 이들이 범인임을 확신했다. A씨는 아내에게 경찰 신고를 부탁한 뒤 식당 안으로 들어가 중학생들에게 말을 걸었다. 한 학생이 눈치를 채고 화장실에 간다며 도주했고, 나머지도 계산 직후 흩어져 달아났으나 출동한 경찰에 의해 4명 모두 검거됐다.
식당 관계자는 "아이들이 식당에 들어올 때부터 직원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신나 보였다"며 "서빙 직원에게 명품 시계와 지갑이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아이들이 도망치다 무선 이어폰을 버려서 되찾지 못했다"며 "아직 수사 중이라 명품 지갑도 돌려받지 못했고, 지갑에 있던 카드나 상품권 사용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주차장에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고 들었다"며 "분명히 다른 곳에서도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약하게 처벌되면 안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들 중학생 4명을 절도 혐의로 입건했으며, 서울 곳곳에서 수차례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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