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슈 동북부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8일(현지시간) 오후 11시 15분 발생한 규모 7.5 지진으로 3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규모와 진도에 비해 피해가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교도통신이 혼슈 아오모리현과 이와테현, 홋카이도 등 현지 지방자치단체를 자체 취합한 결과 부상자는 총 34명으로 파악됐다. 이번 지진으로 일부 도로가 통제되고 수도 공급이 중단되면서 아오모리현과 홋카이도의 학교 187곳이 휴교했다.
다만 현재까지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큰 물적 피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오모리 지진 피해는 지난해 1월 1일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 강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노토 강진 당시에는 이튿날에만 50여 명의 사망자가 확인됐고 약 5만7000명이 피난했다. 와지마(輪島)시에서는 고층 건물이 옆으로 쓰러지는 등 대규모 붕괴 피해도 발생했다. 현재까지 노토 지진의 사망자는 재해 관련사를 포함해 691명에 이른다. 재해 관련사는 피난 생활 중 병이 발생하거나 기존 지병이 악화해 숨진 경우 등을 의미한다.
두 지진은 규모가 비슷하고 진도 역시 6강과 7로 큰 차이는 없었지만, 피해 규모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진원의 위치와 깊이를 지목한다. 아오모리 지진은 앞바다에서 발생한 데다 진원 깊이가 54㎞로 비교적 깊었던 반면 노토 지진은 육지와 가까운 경계부에서 깊이 16㎞로 일어나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지진의 진원 깊이가 얕을수록 지상 충격과 파괴력이 커진다.
부수적 피해도 달랐다. 노토 지진 당시에는 와지마시 관광 명소인 아침시장 일대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면서 사망자가 추가로 늘었다.
여진 횟수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노토 지진 발생 후 약 14시간 동안 진도 2 이상 여진이 130회가량 이어졌던 것과 달리 아오모리현에서는 강진 이후 9일 오후 1시까지 약 10회 정도만 기록됐다.
그러나 일본 기상청은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9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대규모 지진 뒤에는 그보다 큰 규모의 여진이 발생할 확률이 약 1% 정도 존재한다”며 “최악의 경우 동일본대지진과 유사한 강진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번 아오모리 지진을 계기로 ‘홋카이도·산리쿠 앞바다 후발 지진 주의 정보’를 처음 발령했다. 이 정보는 일본해구·쿠릴해구를 따라 거대지진 발생이 예상되는 진원 지역에서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평소보다 큰 지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될 때 발령된다. 해당 제도는 2022년 12월 도입됐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자신의 목숨은 스스로 지킨다는 원칙에 따라 방재 행동을 취해 달라”며 향후 일주일간 지진 정보에 유의하고 대피 장소 확인, 가구 고정 등 안전 점검을 철저히 해달라고 국민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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