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카와 히데오 전 일본은행(BOJ) 이사가 이달 정책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며 2027년 상반기까지 금리가 1.5%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월 인상 후에도 3회의 추가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방만 재정 정책을 펼치며 금리 인상에 향후 제동을 걸 경우, 국채와 통화 가치가 동반 폭락했던 영국발 금융 위기인 '트러스 쇼크'가 일본에서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야카와 전 이사는 11일 공개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행이 오는 18~19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행 0.5%에서 0.75%로 인상하는 것이 "이미 정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하야카와 전 이사는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 출범 등으로 정책 대응이 지연되면서 일본은행이 실기했다고 지전한 뒤 "일본은행은 '빨리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5%를 넘어서는 정책금리는 1995년 이래 30년 만이다. 그럼에도 엔화 약세 저지를 위해 금리 인상이 "이번으로 끝이 아니다"라는 신호를 일본은행이 시장에 보낼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두고는 "대략 반년에 한 번 정도"의 페이스를 예상하며 "2027년 상반기에는 최종 도달 금리(터미널 레이트)가 1.5%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인상이 끝난다는 시장 전망과 거리를 두기 위해서라도 "일본은행이 중립 금리 하한을 올릴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중립금리는 경제를 과열시키지도 냉각시키지도 않는 이론적인 금리 수준으로, 터미널 레이트의 기준으로 여겨진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이를 1~2.5%로 추산해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현재 1%인 중립금리 하단을 1%대 중반으로 끌어올려 금리 인상 범위의 바닥을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중립금리 범위를 좁히는 작업이 잘 되면 "적절히 공표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월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0.75% 정도로 만들면, 이후 단 한번의 인상 만으로 중립금리 하단에 도달하게 된다”며 “추가 금리 인상 여지가 좁은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천장을 더 올리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대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야카와 전 이사는 다카이치 정권의 재정 정책 리스크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일본 경제에 수요 부족은 없으며, 적극적인 재정 지출은 물가 상승만 부채질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만약 정권이 재정을 풀면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억제하려 든다면, 2022년 영국 트러스 내각 당시 감세안 발표로 초래된 금융 위기가 일본에서 반복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song@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