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용기가 일본 자위대 전투기를 향해 레이더를 조사(조준)한 사건을 두고 중국이 사전에 훈련을 통보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음성 자료를 공개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이 군사적 긴장으로 확대된 것을 넘어 양국의 진실 공방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1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국 관영 CCTV 산하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인 위위안탄톈은 전날 밤 중국군과 일본 자위대 함정 간의 무선 교신 기록이라며 관련 음성을 공개했다. 공개된 파일은 레이더 조사 사건 당일인 6일 오후 2시 10분께 이뤄진 교신 음성이다. 중국 해군 101함은 일본 해상자위대 116함을 호출해 "우리 전단은 계획대로 함재기 비행 훈련을 실시한다"고 중국어와 영어로 통보한다. 이에 일본 측은 "중국 101함, 여기는 일본의 116함이다. 귀함의 통신을 수신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돼 있다.
위위안탄톈은 이 밖에도 6일 오후 2시 28분 중국 측이 "15시 시작, 약 6시간 지속. 주로 항모 남측 해역에서 실시"라고 추가 통보했고, 자위대가 "받았다"고 응답한 교신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본시간인지 중국시간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위위안탄톄은 또 레이더 조사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통해 자위대기가 중국 측이 설정한 훈련구역에 진입해 중국 군용기로부터 50km 미만의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탐색 레이더 범위에 들어와 수색 레이더파를 감지한 것을 두고 중국 탓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아사히는 "중국의 보도는 일본이 문제 삼은 중국 군용기로부터의 간헐적인 레이더 조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위위안탄톈이 공개한 음성 및 영상은 같은 날 밤 중국 군의 공식 SNS에도 게시됐다.
이번 사태는 지난 6일 오키나와 본섬 남동쪽 공해상에서 중국 해군 항공모함 '랴오닝'함에서 발진한 J-15 전투기가 일본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를 향해 두 차례에 걸쳐 레이더를 조사하면서 촉발됐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이를 "위험한 행위"로 규정하고 중국 측에 강력히 항의한 바 있다. 이에 중국은 "일본 측이 악의를 갖고 추적·감시하며 활동을 방해하고, 반복적으로 항공기를 중국이 공표한 훈련구역에 돌입시켰다"고 반박했다.
중국이 '교신 음성' 물증을 제시하자 일본은 "중국으로부터 연락이 있었지만, 충분한 정보가 없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이날 중국 측 보도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중국군 함정에서 해상자위대 호위함에 비행훈련 개시를 알리는 연락이 있었다’고 밝히면서도 “문제의 본질은 중국 측이 약 30분에 걸친 간헐적인 레이더 조사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위험의 회피를 위한 충분한 정보가 없었다”며 “(중국이) 어떤 공역에서 훈련을 실시하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자위대에 전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위대의) F-15가 중국 항공모함의 함재기에 대해 레이더를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중국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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