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캄보디아가 8일 또 다시 국경에서 무력 충돌을 벌였다. 올 7월 충돌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맺은 휴전협정이 무위로 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군은 이날 새벽 북동부 우본랏차타니주에서 국경을 맞댄 캄보디아와 교전을 벌였다. 태국 군 측은 “캄보디아군이 태국군을 향해 (먼저) 발포했다”며 이번 교전으로 자국 군인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는 등 사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는 태국 당국이 캄보디아와의 국경이 가까운 4개 주에 대피 명령을 내렸으며 F-16 전투기도 출격시켰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전날에도 국경 지역에서 교전을 벌였고, 태국 군인 2명이 총상을 입었다. 이후 양국은 서로 상대국이 먼저 공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캄보디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최근 며칠 동안 태국군이 도발적 행동을 한 데 이어 두 지역에서 캄보디아군을 공격했으나 보복하지 않았고 사격 중단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말리 소찌어따 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태국군이 공격한 지역은 프레아 비헤아르주와 오다르메안체이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태국군은 성명을 통해 캄보디아군이 동부 시사껫주 국경에서 공격을 시작해 교전 규칙에 따라 대응했다며 34분 만에 종료됐다고 맞섰다. 시사껫주는 캄보디아 프레아 비헤아르주와 맞닿은 태국 국경 지역이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현 총리의 아버지이자 38년 동안 장기 집권한 훈 센 전 총리(현 상원의장)는 태국군이 보복을 유도하려고 한다며 캄보디아군에 자제를 촉구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대응을 위한 ‘레드 라인’(한계선)은 이미 설정됐다”며 “모든 지휘관은 이에 따라 장교와 병사들을 교육할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앞서 태국과 캄보디아는 올 5월 태국 북동부 국경지대에서 소규모 교전을 벌였고, 7월에는 국경 인근에서 지뢰 폭발 사고 2건이 잇따라 발생해 태국 군인 8명이 다쳤다. 결국 양국은 같은 달 닷새 동안 무력 충돌을 했으며 양측에서 48명이 숨지고 30만명이 넘는 피란민이 발생했다.
이후 두 나라는 지난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기간에 휴전 협정을 체결한 뒤 국경 지대에서 중화기를 철수하고 지뢰도 제거했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태국 시사껫주 국경지대에서 지뢰가 폭발해 태국 군인이 다치자 태국 정부는 휴전협정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틀 뒤에는 캄보디아 북서부 국경지대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캄보디아 민간인 1명이 숨지는 등 양국은 계속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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