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12일 오전 11시(한국 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 한국 축구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일정이다.
6일(이하 한국 시간) 본선 조 추첨에 이어 7일 조별리그 경기 시각까지 발표되면서 세계 축구 팬들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의 한국은 유럽 플레이오프(PO)를 통과할 한 팀, 멕시코(15위), 남아프리카공화국(61위)과 A조에서 32강을 다툰다. 본선 참가국이 32개에서 48개로 확대되면서 토너먼트는 32강전부터다. 조별리그 각 조 1·2위에다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8개국까지 토너먼트에 올라간다. 무난한 조 편성 결과를 받아 든 한국은 16강을 넘어 원정 월드컵 사상 첫 8강에 도전한다.
◇1승 제물 따로 없다= 홍명보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뼈저린 실패를 겪었다. ‘1승 제물’로 여겼던 알제리에 2대4로 패하면서 계획이 꼬였고 결국 1무 2패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지난해 7월 다시 꾸려진 홍명보호는 월드컵 예선을 무패로 통과하며 본선 기대감을 높였다. ‘2번 포트’에 든 결과 조 추첨에서 행운이 따랐다. 남아공이 확실한 제물로 보이는 상황. 하지만 알제리전과는 접근법이 달라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임형철 축구 해설위원은 7일 “우리 대표팀과 ‘상성(서로의 성질)’을 따졌을 때 오히려 가장 경계할 팀이 남아공이라고 본다. 아프리카 특유의 개인기와 탄력이 돋보인다. 홍명보호 선수들이 1대1 싸움에서 이겨내지 못하면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와 붙을 세 팀도 우리를 1승 제물로 여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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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전 악몽을 씻어라=2차전 상대인 공동 개최국 멕시코는 익숙한 팀이다. 월드컵 본선에서만 한국과 세 번째 만남이다. 전적은 2전 전패. 홍 감독이 선수로 뛰었던 1998년 프랑스 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1대3으로 졌고, 2018년 러시아 대회 2차전에서는 1대2로 패했다. A매치 전체 전적도 한국이 4승 3무 8패로 열세다. 9월 미국에서 치른 평가전에서는 2대2로 비겼다. 당시 손흥민(LA FC)과 오현규(헹크)가 골맛을 봤다.
홍 감독은 “홈 이점은 실력 이상의 많은 것들을 나오게 한다”고 멕시코를 경계하며 “1·2차전을 해발 1600m 고지대에서 해야 하기에 적응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고 했다. 3차전 장소인 몬테레이는 고온다습한 지역이다.
유럽 PO에는 덴마크·북마케도니아·체코·아일랜드 네 팀이 올라가 있으며 내년 3월에 한국의 상대가 결정된다. 덴마크에는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호흡을 맞췄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있고 아일랜드 핵심은 토트넘 최고 유망주였던 트로이 패럿이다.
◇32강서 ‘LA 효과’ 볼까=세 경기 모두 멕시코에서만 치르는 한국에는 ‘멕시코 월드컵’인 셈이다.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32강과 16강전 장소도 멕시코(멕시코시티)다.
조 2위면 32강을 미국 LA 인근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LA FC 소속 손흥민이 ‘안방 효과’를 누릴 수 있다. 32강전을 이기면 휴스턴으로 넘어가 8강 티켓을 다툰다.
임 위원은 “조 편성과 짧은 이동 거리 등 조건만 보면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좋은 조건을 실제 효과적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준비”라며 “지난달 볼리비아·가나와 평가전(2대0·1대0 승)에서 상대 전력에 누수가 있었는데도 내용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만큼 남은 6개월 동안 치밀한 준비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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