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예상대로 올해 시험은 평년보다 어렵게 출제된 국어·영어로 인해 ‘불수능’에 가까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의 1등급 비율이 수능 도입 32년 만에 가장 낮은 3.11%를 기록하며 ‘대입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국어 역시 수학과의 표준점수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결과 상위권 학생들의 입시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입시 업계에서는 이미 ‘사탐런’ 현상과 의대 모집정원 축소 등 각종 변수로 인해 합불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험생들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올해 영어 1등급 비율은 3.11%으로 2018학년도 영어 절대평가 도입 이후는 물론,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후 전과목 1등급 비율을 통틀어서도 최저치다. 1등급 인원 역시 1만 5154명으로 상대평가인 국어(2만 2935명), 수학(2만 1797명)보다 되레 적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영어 1등급 확보에 실패하고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예상보다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상 최고 불수능으로 평가되는 영어가 수시, 정시 모두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며 "특히 정시에서 영어 예측이 어려워졌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입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국어 역시 평년보다 어렵게 출제돼 표준점수가 상승하며 입시 변수로 떠올랐다. 올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전년 139점),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전년 140점)으로 두 과목 간 격차가 1점에서 8점으로 크게 벌어졌다. 표준점수는 응시자 성적(원점수)을 시험 난도에 따라 보정한 것으로, 어려울수록 높아진다.
이에 임 대표는 “(표준점수에서) 국어가 절대적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수학 만점을 받고도 국어 고득점 학생을 이길 수 없는 구도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 역시 “수학이 평이하게 출제돼 표준점수 최고점이 2022학년도 이후 가장 낮게 형성된 반면 국어 최고점은 높게 형성됐다”며 “최상위권에서 국어영역 영향력이 특히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역대급 ‘사탐런’ 현상으로 사탐 응시자가 크게 늘어난 점도 입시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올해 사회탐구는 9과목 가운데 2등급 이내 인원이 7만 9622명으로 지난해 대비 30.0%(1만 8375명)증가했다. 반면 과학탐구에서 8과목 가운데 2등급 이내 인원은 3만 7308명으로 전년 대비 25.3%(1만 2612명) 줄어들었다. 각 영역 내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도 6점씩 벌어졌다.
임 대표는 이와 관련해 “탐구 과목 간 등급 인원 차이, 점수 차이가 동시 발생했다”며 “특히 정시에서는 사탐 고득점자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 치열한 경쟁구도 형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올해 수능 만점자는 총 5명(재학생 4명·졸업생 1명)으로, 11명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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