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5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만난다. 손 회장이 한국 정부의 인공지능(AI) 정책 기조에 신뢰를 보내며 먼저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AI 3대 강국을 실현하기 위한 현 정부 정책 로드맵에 큰 축을 담당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4일 공지를 통해 다음 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대통령과 손 회장이 만나 AI·반도체 분야 협력 및 관련 인프라 투자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미국에서 오픈AI·오라클과 함께 5000억 달러(약 735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를 추진하는 등 AI 분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날 접견에서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와 양해각서(MOU)를 맺은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협력 방안 등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18일 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과 손 회장의 만남에 대해 이 대통령 취임 이후 블랙록(자본)과 오픈AI(기술), 엔비디아(공급망) 삼각 편대를 구축해 세계 AI 3대 강국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을 시작으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을 잇달아 만나며 AI 3대 강국 실현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손 회장이 글로벌 AI 산업을 움직여온 대표적인 투자자이자 기술 전략가라는 점에서 ‘자본+기술+공급망’의 삼각 편대가 완결성을 갖출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드는 역할이 부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본력을 갖춘 손 회장이 전략적 협력자로 나설 경우 ‘AI 생태계 구축’의 실질적 추진력이 가동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임 정부와 달리 확실한 기술 지원 및 AI 정책을 구현하는 현 정부에 대한 신뢰를 높게 보고 손 회장이 잠재력을 인정하며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 중심의 패권 국가의 AI와 달리 이른바 ‘K-AI’가 제3국 진출에 유리하다는 판단도 전제됐다는 설명이다. 즉 자국 중심 논리 구조의 생성형 AI의 경우 미국과 중국 중심의 패권 질서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지만 K-AI는 이 같은 위협 요인이 상대적으로 적어 제3국 진출에 더욱 용이하다는 전략적 판단이라는 얘기다. 한국과의 공동 개발을 통한 제3국 진출에 관심을 보이는 UAE도 비슷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소프트뱅크는 글로벌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산업 생태계를 연결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며 “이 같은 전략이 한국의 산업 정책과 맞물릴 경우 의미 있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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