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이 3일 개관 80주년을 맞은 가운데 누적 관람객이 1억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한해 관람객은 60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3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은 1945년 12월 3일 일제의 조선총독부박물관 건물을 인수해 개관한 이래 덕수궁 석조전(1955년), 현 국립민속박물관(1972년), 구 중앙청(1986년), 현 국립고궁박물관(1996년) 시대를 거쳐 2005년 용산 시대를 개막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광복 이후 국립박물관은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힘써 왔으며,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대다수 유물을 기적적으로 보존하는 등 공적 역할에 충실해왔다”며 “지난 80년 동안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현재 관람객 규모로 세계 5위권의 박물관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람객은 1945년 본관(현 국립중앙박물관)과 4개 분관(경주, 부여, 공주, 개성)을 합해 첫 달 4500명이었으며, 연간 관람객을 처음으로 집계한 1946년에는 12만 4828명이었다. 1946년 대비 2025년 581만 4265명(25년 11월 30일 기준)으로 약 46배 증가하였다. 개관 이후 80년간의 국립중앙박물관 누적 관람객은 1억 66만 9308명이며, 올해 6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은 1946년 4만 6882점에서 2025년 43만 8366점으로 늘어나 9배 정도로 확대됐다. 이 같은 소장품의 증가는 1990년대 후반, 향후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개관에 대비해 전시 유물 확충을 위해 다방면의 유물 구입이 이루어졌고, 문화재 기증도 양적, 질적으로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었다.
2005년 용산 개관 이후에도 발굴로 인한 국가귀속매장문화재의 꾸준한 등록과 일제강점기 조사 유물의 재등록, 구입, 수증 확대 등을 통해 소장품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21년 故 이건희 회장의 2만 3000여 점 기증은 국립박물관 소장품의 폭과 깊이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박물관의 시설도 크게 확장되었다. 1945년 경복궁 내부 6916㎡에서 시작한 박물관 시설은 현재 14만 6754.88㎡로 확대되며 약 21배 규모로 커졌다. 2005년 용산에 신축 개관하면서 전시 환경, 수장고, 교육 공간 등 모든 분야에서 국제적 기준을 넘어서는 도약의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 국립중앙박물관은 연구, 전시, 교육, 문화체험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8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위해 다양한 준비와 모색도 주목된다. 2024년 기준 43만 8000여 소장품 중 약 4.1%인 1만 8000여 점만 전시에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전시공간을 확충해 소장 유물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다. 연간 5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문화공간에 부합하는 편의시설 확대도 시급하다. 전 세계적인 K컬처의 확산에 따른 외국인 관람객의 증가에 대비하고,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도입해 지속적으로 전시를 혁신하는 것도 과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국립박물관의 80년은 우리 문화의 원형을 지키고 재발견하며 그 가치를 국민과 세계에 전해 온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한국 문화의 중심지로서 미래 100년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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